2012.11.12 18:24
칠석 - 김정희
조회 수 6785
七夕(칠석)
金正喜(김정희, 1786~1856)
瓜籬大葉雨聲麤(과리대엽우성추)
울 밑의 큰 호박잎에 빗소리가 요란해서
爭似江南百尺梧(쟁사강남백척오)
강남땅 백 척 넘는 오동과도 다툴 만 해
擂麻作布無他祝(뇌마작포무타축)
삼대 쪼개어 베를 짜니 딴 축복 있으랴만
乞巧盤中有喜蛛(걸교반중유희주)
솜씨를 비는 제단 위에 거미여 내려오소서
조선시대 양반과 상놈은 타고난 핏줄로 갈렸다. 그러나 양반이 모두 선비는 아니었다. 자신의 이름을 높이고(一身揚名), 제 식구들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富貴榮華)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거나 뇌물을 주고받는 못 된 양반들이 태반이었다. 진정한 선비는 직접 노동하지 않았지만 노동의 중요성을 알았고 직접 길쌈을 하지 않아도 부녀자의 베짜기가 얼마나 힘든 노동인지를 알았다. 추사는 어린 시절 강남 오렌지(어린쥐?)족이었다. 잘 사는 집의 똑똑한 아이였다. 관직에서는 강직한 청백리였다. 도합 8년간의 유배생활이 그를 백성들의 고초를 걱정하는 인간미를 지닌 진정한 선비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타고난 재주와 부단한 노력으로 얻은 학식은 별개로 말이다. *麤(추) ; 거칠고 추하다, 크다 *擂(뇌) ; 갈다, 문지르다 *乞巧(걸교) ; 칠석날 직녀에게 길쌈 재주를 비는 제사, 거미가 내려오면 소원이 이뤄진다 *蛛(주) ; 거미<한시연구가 이은영>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52623 |
52 | 絶命詩 (절명시) - 매천 황현 | 운영자 | 2011.03.16 | 3399 |
51 | 絶句2(절구2)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2.08.25 | 3435 |
50 | 冬夜(동야) - 黃景仁(황경인) | 운영자 | 2011.04.28 | 3456 |
49 | 不亦快哉行(불역쾌재행) - 다산 정약용 | 운영자 | 2011.06.30 | 3465 |
48 | 秋夜雨中(추야우중) - 고운 최치원 | 운영자 | 2011.04.19 | 3716 |
47 | 곡강 2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3892 |
46 | 送僧之楓岳(송승지풍악) - 풍악에 가는 스님을 보내며 - 성석린 | 이은영 | 2011.03.26 | 4059 |
45 | 憫農 (민농) | 이은영 | 2011.02.20 | 4071 |
44 | 訪金居士野居(방김거사야거) - 정도전 | 운영자 | 2011.06.10 | 4115 |
43 | 無語別(무어별) - 임제 | 배나온슈퍼맨 | 2011.08.01 | 4175 |
42 | 望月(망월 - 송익필 | 이은영 | 2011.03.26 | 4193 |
41 | 배소만처상 - 김정희 | 운영자 | 2011.04.07 | 4235 |
40 | 對酒(대주)- 백거이 | 운영자 | 2011.04.06 | 4370 |
39 | 相思夢(상사몽) - 黃眞伊(황진이) | 운영자 | 2011.04.19 | 4371 |
38 | 산사야음 - 송강 정철 | 운영자 | 2011.04.07 | 4409 |
37 | 悟道頌(오도송) - 만해 한용운 | 운영자 | 2011.04.28 | 4474 |
36 | 夏日卽事(하일즉사) -이규보 | 배나온슈퍼맨 | 2011.08.01 | 4503 |
35 | 配所輓妻裳(배소만처상) - 추사 김정희 | 운영자 | 2011.06.10 | 4542 |
34 | 友人會宿(우인회숙) - 이백 | 이은영 | 2011.03.26 | 4993 |
33 | 곡강 1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50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