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7 댓글 0

한규범 중위.jpg

한 규 범 중위 해병대2사단 백호여단



당신에게 6월은 어떤 의미인가? 누군가에게 6월은 생일이나 기념일이 있는 의미 있는 달일 것이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더운 날씨를 맞아 휴가를 가거나 각종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푸는 시기일 것이다. 우리는 각기 다른 마음가짐과 자세로 6월을 맞이한다.

임관해 실무에 배치받고 처음 맞이하는 6월은 내게 남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지난 6일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넋을 기리는 현충일이었다. 또 70년 전 1950년 6월 25일에는 이 땅에서 전쟁이 벌어졌다. 2002년 6월 29일에는 월드컵의 열기 속에서 고(故)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여섯 명의 장병이 국가를 위해 싸우다 장렬히 산화했다. 대한민국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추모하고자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했다.

학창 시절에는 그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군인인 아버지가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연락이 안 되는 것이 싫었다. 연평도 포격 도발로 아버지가 휴가를 나오지 못해 우울한 생일을 맞는 동생을 보는 것이 싫었다. 그렇게 어렸던 내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때는 사관학교에 입교한 이후부터였다.

전공이던 국제관계학과의 어느 교수님은 사관학교에 오랫동안 근무하신 분이셨다. 언젠가 그분이 하신 말씀이 있다. “지금 한규범 생도가 앉아있는 자리에 故 윤영하 생도가 있었단다.” 그때 자각했다. 나는 단순히 잠을 덜 자고, 남들과 다른 공부를 하고, 체력단련을 많이 하는 ‘대학생’이 아니라는 것을. 이 자리에 앉으셨던 선배님들은 포연탄우 속에서 부하들을 지휘하며 소명을 다하셨고, 끝내는 자기 목숨까지 국가에 바치고 전사자 추모비에 이름 석 자를 새기셨다.

이후 호국영령과 관련된 많은 장소를 다녀봤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해병대 전적지, 해군2함대 천안함과 참수리-357정, 현충원 등 다양한 곳에서 호국영령이 되신 여러 선배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저마다 달랐다. 싸운 장소, 시간, 모습까지 모두 달랐다.

다만, 한 가지 같았던 것은 그들의 마음가짐과 자세였다. 전투에 임하는 그들의 군인정신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었고,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책임감이었으며, 죽음을 각오한 채 물러서지 않고 싸운 용기였다.

군인의 아들이었던 내가 사관생도가 됐고, 지금은 어느덧 서부전선을 수호하는 최전방 경계작전부대의 소초장이 됐다. 한강하구 너머를 바라볼 때마다 위급한 상황이 도래했을 때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피와 땀, 나아가 목숨까지 바친 호국영령의 길을 기꺼이 따라 걸으리라 다짐한다.

전사자 추모비의 이름 석 자를 떠올리며 지금 내 오른쪽 가슴에 붙어있는 빨간 명찰을 본다. 나는 그들의 이름 앞에 내 이름 석 자를 자랑스럽게 내밀 수 있는가. 오늘도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스스로 되묻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0.06.11>



?

  1. 우리는 해병(害兵)인가 해병(海兵)인가?

    김 산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해병대에 입대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혹시 여러분의 철없는 행동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연평부대는 최근 병영 악습 사고 예방을 위해 특별 부대진...
    Date2020.09.10 Views390
    Read More
  2. ‘함께’ 한다는 것의 가치

    윤초거 일병 해병대 연평부대 “과연 내가 완주할 수 있을까?” 화생방, 각개전투, 주요 편제장비 견학 등이 포함된 50㎞ 전술 무장행군. 행군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아침, 불현듯 걱정과 근심이 마음속에서 샘솟았다. ...
    Date2020.08.31 Views569
    Read More
  3. [이슬기 종교와삶] 운동을 편식하지는 않나요?

    이슬기 해병대9여단 군종장교·신부·대위 오래전 가수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를 좋아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달이 차오른다 가자’라는 노래를 참으로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최근 그 노래가 제 머리에 머물게...
    Date2020.08.20 Views403
    Read More
  4. [오창화 견장일기]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

    오창화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통신소대장·대위 환경은 변화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어떻게 하면 군 생활을 잘할 수 있는지 선배들께 물어보면 대부분 ‘지휘관을 잘 만나야 한다’라고 조언해 준다. 같은 직책, 같은 역...
    Date2020.08.20 Views194
    Read More
  5. ‘지성과 감성’의 리더십

    장원주 해병 소령 합동군사대학교 해병대 작전전술교관 수많은 전쟁의 역사를 가진 독일에서 리더의 어원은 “전쟁터에서 가장 앞장서서 전투를 이끌거나 모범을 보이는 사람, 즉 전투에서 먼지를 제일 먼저 뒤집어쓸...
    Date2020.07.30 Views492
    Read More
  6. 견위수명(見危授命)

    전해창 일병 해병대 연평부대 "미국에서 시민권 받고 정착하면 되는데 왜 한국에서 군 생활하며 돈, 시간을 낭비하려는 거야? 지금 안정된 회사와 학교를 포기하면 분명 후회할 텐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미국 ...
    Date2020.07.30 Views492
    Read More
  7. 청춘이여, 도전하고 경험하라!

    노재선 상병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늙는 것이 아니고 이상을 잃어버렸을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머리를 드높여 희망이라는 파도...
    Date2020.07.10 Views746
    Read More
  8. 대한민국 국방력을 이끌 작은 걸음들

    박찬영 소령 해병대사령부 복지/전직지원처 - ‘제1회 해병대 창업경진대회’를 마치며 이스라엘은 인구는 적지만 강력한 국방력을 가진 나라다. 특히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강력한 무기 체계 개발 기술을 갖고 있...
    Date2020.07.03 Views897
    Read More
  9. [김정학 기고] 아버지의 바람과 자랑

    김정학 해병대전투발전위원회 연구위원·(예)해병준장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저마다 각자의 바람을 가지고 살아간다. 대부분 학교 성적, 건강, 출세, 명예, 부, 행복, 건강한 사회, 부강한 나라 등의 바람일 것이...
    Date2020.06.27 Views369
    Read More
  10. 내 꿈의 밑거름 ‘해병 정신’

    최시혁 대위 해병대6여단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새벽녘, 자욱하게 내려앉은 해무(海霧)를 헤치고 연병장에 들어서서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두 주먹을 빠르게 뻗어본다. 아침 운동의 마지막인 400m 전력질주가 끝...
    Date2020.06.27 Views191
    Read More
  11. 무적해병의 초석, 도솔산지구 전투

    김태준 중사 해병대2사단 선봉여단 오늘날 해병대는 ‘무적해병’ ‘귀신 잡는 해병’ ‘신화를 남긴 해병’ 등으로 불린다. 또 많은 사람이 해병대를 ‘교육훈련이 강한 부대’ ‘싸우면 이기는 부대’로 인식하고 있다. 과연...
    Date2020.06.27 Views92
    Read More
  12. 시대를 초월한 마음

    박경렬 중위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국가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십시오.” 전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취임식에서 낭독한 구절이며...
    Date2020.06.27 Views8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CLOSE

SEARCH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