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9.01.23 01:15

도전하는 군인

조회 수 359 댓글 0

송유온.jpg

송유온 상병 해병대군수단 상륙지원대대 


내게 2018년은 아주 특별한 해였다. 군인이 된 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친구들은 나에게 왜 이리 일찍 가느냐고, 군대에 자원해서 가는 나를 비꼬고 동정했지만, 나는 지금까지 내 결정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고된 훈련을 받은 후 그만큼 끈끈해진 전우애를 느끼고 한계에 다다르는 훈련을 버텼다는 나의 자부심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름(?) 젊은 나이에 입대했기에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상 물정 모르고 멋모르는 20살, 그저 대학교와 집을 오가는 일상을 반복하는 것으로 만족하며 지냈던 나는 불현듯 군대에 대한 생각이 들어 입대했고 그렇게 나는 나의 21살을 조국에 바쳤다. 전역하고 다시 캠퍼스를 거닐 때 내 나이는 23살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새파랗게 젊은 나이이겠지만, 누군가에게 나는 군대를 다녀온 ‘아저씨’가 될 것이다. 나 역시 20살의 특권인 그 특유의 패기가 남아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나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 보려고 한다.

지난여름, 중대 앞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게시판을 봤는데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다. 안보토론대회. ‘이게 뭐지?’라는 생각으로 살펴보았다. 국내의 대학생들이 모여서 우리나라의 안보를 주제로 토론의 장을 펼친단다. 마침 올해부터 현역병들도 참가할 수 있단다. 올해부터 과학 분야도 신설됐다고 한다. 모든 게 나를 위해 준비된 듯싶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걸리는 게 있었으니, 바로 대중 앞에서 발표해야 하는 것이었다. 예전부터 타고난 소심쟁이였던 나에게 정말 크나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분명 이전의 나였으면 ‘NO!’부터 외쳤을 테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군대 아니면 언제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서 당당히 신청했다.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한 것도 아니었기에 부푼 마음을 안고 대회장으로 들어섰다.

이후 벌어진 시간은 말 그대로 금쪽같은 시간이었다. 전국의 다양한 대학생들이 모여 자기 생각을 말하고 그에 관해 토론하는, 나의 견문을 이전보다 갑절은 늘려준, 이전에는 갖지 못한 시간이었다. 그저 무대 울렁증을 겁내서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했다면 결코 갖지 못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알고 보면 군대만큼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도 없다. 운전·요리·통신 등등 다양한 기술에서부터 대원들과 부대끼면서 사회 경험을 배우기도 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내 인생에서 가장 청춘인 20대를 바쳐서 오는 군대이니만큼, 20대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살다가 한번쯤 돌아보며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도전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도전하는 군인이 되기를! 



?

  1. 아버지의 위문편지

    박태희 상사 해병대사령부 공병참모처 1994년 6월 아침, 시원한 바람이 나뭇가지를 간지럽히고 태양은 이글거릴 준비를 하며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아침 기상을 알리는 군가가 스피커에서 쏟아져 나오고 나와 ...
    Date2019.07.05 Views442
    Read More
  2. 당신은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김다운 일병 해병대2사단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 『자존감 심리학』(토니 험프리스 저·다산초당)의 원제목은 ‘Whose life are you living?’이다. 직역하면 ‘당신은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다. 옮긴 이는 이를 ...
    Date2019.05.20 Views362
    Read More
  3. 나를 ‘정상화’하다

    정상화 상병 해병대6여단 번개대대 입대 전 나는 ‘진짜 의미 있는 군 생활’을 다짐하며 해병대에 지원했다. 하지만 막상 백령도에 실무 배치받고 근무하다 보니 그때의 다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휴가와 전역을 기...
    Date2019.05.04 Views278
    Read More
  4. 백범김구기념관을 다녀와서

    김재환 준위 해병대사령부 인사참모처 201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나라의 주권과 자유를 되찾기 위해 독립 만세운동으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지켜낸 해이...
    Date2019.04.22 Views301
    Read More
  5. 모든 것은 변화한다 - 이웅기 상병

    이웅기 상병 해병대 제2상륙장갑차대대 최근 꿈과 목표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심리학에 관심이 커졌다. 관련 도서를 찾던 중 중대 북카페에서 새하얀 배경에 긴 하늘색 소파가 그려진 표지의 책을 찾았다. 『프로이트...
    Date2019.04.22 Views173
    Read More
  6. 울릉도, 그곳을 수호하며

    노태관 상병 해병대1사단 32대대 울릉도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 가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독도 옆에 있는 작은 섬이다. 옛날엔 그 절경이 너무 아름답고 신기해서 마치 신선이 살 것 같다 해 무릉도원으로도...
    Date2019.03.25 Views334
    Read More
  7. 동계 종합 전술훈련을 통한 성장

    남종현 해병대 2사단 수색대대·소위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약 6주 동안 대대급 동계 종합 전술훈련을 했다. 항상 ‘소대장은 지휘자로서 부하의 목숨을 책임져야 한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지만, 첫 훈련이기 때문에...
    Date2019.03.25 Views274
    Read More
  8.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백령도를 떠나며

    김재준 대위 해병대6여단 2014년,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의 고된 훈련을 마치고 소위 계급장을 단 나는 서북도서에 있는 6여단에 배치받았다. 처음엔 6여단이 위치한 백령도가 어디인지 알지도 못했고 나중에 지도를...
    Date2019.02.25 Views457
    Read More
  9. 지금 여기, 우리만 할 수 있는 경험들

    노동균 병장 해병대1사단 3연대 나는 어릴 적부터 ‘내가 만든 영상 혹은 사진을 통해 전 세계인의 마음에 감정을 새기는 것’이 내 소망이자 목표였다. 그래서 입대해서도 사진과 영상을 계속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Date2019.02.13 Views358
    Read More
  10. 모든 환경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전천후 포병!

    유지민 병장 해병대6여단 - 포병대대 순환훈련을 다녀와서 서해 최북단 백령도서군을 수호하는 우리 부대는 지난해부터 포병 순환 훈련을 하고 있다. 포병부대를 연천·포항 등으로 이동해 진행하는 해병대 전개훈련(...
    Date2019.02.11 Views400
    Read More
  11. 비행기는 역풍을 타고 이륙한다

    김규태 중위(진) 해병대2사단 선봉대대 지난해 12월, 제2회 사단 주관 청룡전사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10월에 있었던 제1회 청룡전사 선발대회부터 참가하고 싶었지만, 당시 훈련으로 인해 참가할 수 없었다. 하지만...
    Date2019.02.01 Views437
    Read More
  12. 소걸음으로 먼 길을 간다

    이 성 욱 병장 해병대1사단 ‘1만 시간의 법칙’이란 어떤 분야의 일을 1만 시간 동안 반복할 경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법칙이다. 나는 오늘 이 긴 1만 시간을 위해 장기 프로젝트를 실행하려고 한다. 가...
    Date2019.01.23 Views40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CLOSE

SEARCH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