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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중위 해병대2사단 짜빈동대대 



어린 시절 막연하게 ‘군인이 되고 싶다’던 목표는 대학교 졸업과 러시아 유학 이후 해병대 장교인 남편을 만나고부터 더욱 현실로 다가왔다. 다소 늦은 나이에 도전했던 첫 번째 사관후보생(OCS) 교육은 뜻하지 않는 건강상 문제로 중도 하차해야 했지만, ‘안 되면 될 때까지’의 도전 끝에 당당하게 해병대 장교로 임관할 수 있었다.

전입 첫날, 여군 소대장을 기대감이 가득한 눈망울로 따뜻하게 맞이해준 소대원들과의 첫 만남을 잊을 수가 없다. 대원들과 산악기초훈련을 시작으로 중·대대 전술훈련평가를 함께 해치우며 어느새 하나가 돼 있었고, 힘들 훈련일수록 성취감은 배가됐다. 올봄에는 해병대 4대 핵심과제인 전투사격술 시범을 사단장님과 많은 간부 앞에서 성공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

지난 5월, 우리 대대의 전방 경계작전 투입을 앞두고 솔직한 심정으로 ‘전방 소초장 임무를 잘해낼 수 있을까?’ ‘독립된 숙영지에서 혹여 생길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무탈하게 이겨낼 수 있을까?’ 등의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분이 전방 소초장으로서 믿고 맡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북돋워 주었고, 소대원들의 신뢰와 존경에 힘입어 해병대 최초의 여군 소초장으로 해병대 역사에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나는 해병대 여군 장교로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세 가지의 길[道]을 선정해 매일 신념화하고 신독(愼獨)하며 실천했다.

첫째,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정신적 대비태세다. 최근 남북 간 안보상황 변화와 함께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최전방 소초장으로서 언제 어떤 유형으로도 적의 예기치 못한 도발과 위협이 생길 수 있다는 신념으로, 부여된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며 집중하고 있다.

둘째, 싸워 이길 수 있는 강인한 전투력 배양이다. 손자는 “용감한 장수 밑에 약한 병졸은 없다”고 지휘관이 부하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강조했다. 특히 나는 강인한 해병들과 동고동락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중요하다고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 전방에서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함께 바뀐 생활리듬 속에서도 빠르고 정확한 상황판단과 현장지휘가 가능하도록 전투태세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셋째, 소통과 배려, 솔선수범이다. 대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하고, 세심한 관심과 배려로 거리감을 줄여나갔다. 무엇보다 현재 추진 중인 ‘참해병 혁신운동’에 나부터 적극 동참한 결과 우리 소대는 지금껏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고, 6개월의 경계작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해병대 여군 장교로서 첫 전방 소초장 임무 수행은 나의 군 생활에 전환점이 됐다.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 당사자인 나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가졌던 선입견은 역시나 기우였고, 해병은 그저 해병으로서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6개월이었다.

끝으로 믿어주고 응원해 주셨던 모든 분과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했던 소대원들에게 한없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국방일보 병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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