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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동 선 상병 해병대사령부 근무지원단


나는 부대의 영내·외 화재에 대한 소방임무를 수행하는 소방반 대원이다. 부푼 기대와 각오로 해병대에 입대했지만, 전역 후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못해 최근까지 고민이 많았다. 지난 2월 초 새벽 무렵, 야간 당직근무를 하는 날이었다. 졸음을 이겨내기 위해 컵에 물을 따르던 중 지휘통제실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부대 인근 영외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태세를 완비할 것’이라는 내용의 전화였다. 즉시 소방반장님을 비롯한 전 소방대원에게 상황을 전파했고 일사불란하게 출동태세를 갖췄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출동 명령이 내려졌다.

도착한 현장은 공장 내부 화재로 인해 생각보다 매우 심각했다. 수차례 출동 경험과 많은 훈련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규모의 화재는 처음 접했다. 당시 화재의 실질적인 진압활동은 함께 도착한 소방관님들이 맡았고, 우리는 물이 부족해진 소방차에 급수를 지원했다. 소방관님들이 자신의 안전을 마스크와 호흡기에 맡긴 채 검게 그을린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모습…. 부대 소방대원으로서 이 행동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순간 소방관님들에 대한 알 수 없는 감동과 존경심이 샘솟았다. 유레카! 내가 무엇을 하며 살면 좋을지, 내 인생이 어떤 의미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좋을지 어렴풋이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날 소방관이 꼭 되겠다는 다짐을 했고 꿈을 준비하며 깨달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군 생활에서 맡은 직책과 임무에 최선을 다하자’다. 당장은 부대에서 하는 일이 본인과 전혀 관련 없고 무의미한 일상의 연속이라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추후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 전환점이 될 수 있고, 중요한 깨달음을 주는 소중한 창구가 될지 모른다. 우리는 언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둘째, ‘지금 당장 실천하자’다. 군에 있는 동안 각자가 구상해온 버킷 리스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군 생활이 가만히 보내기에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목표치를 줄이고, 미루다가 ‘전역 후에 하자’라며 타협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나 역시 최근에서야 목표를 잡고 꿈을 위한 준비를 실천하는 처지지만, 지금이라도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디고 있는 내가 자랑스럽다. 오늘의 작은 실천이 훗날 큰일을 도모하는 자신의 소중한 토양이 될 것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20여 개월간의 군 생활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군인으로서, 해병대 소속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조국에 봉사할 수 있었고, 개인의 진로를 찾는 데 결정적인 발판이 돼주었다. 훗날 당당한 사회인이 돼 오늘 쓴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흐뭇한 미소를 머금을 나 자신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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