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보기 검색열기

[편집자에게] 해병대에서 빨간 명찰을 뗀다는 것은

  • 강신길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해병대 예비역 준장

2011071902157_0.jpg

요즘 '귀신 잡는 해병대'가 '전우 잡는 해병대'가 되었다는 언론의 질책에 해병대 예비역 장성의 일원으로 몸 둘 바를 모르겠고, 뉴스 시간마다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아니나 다를까 뉴스에서 구타나 가혹 행위를 한 병사에게서는 해병대의 빨간 명찰을 박탈한다는 내용(19일자 A4면)을 보고 나서 '이제는 끝장까지 왔구나' 하는 절박한 심정과 마음의 고통을 형언할 수 없다.

해병 특수수색대 소대장으로 시작해 30여년의 해병대 생활과 전역 후 8여년 해병대 전우회 봉사 활동에서 터득한 우리 해병대의 자부심과 긍지를 지켜주는 원천은 빨간 명찰, 팔각 모자 그리고 자랑으로 여겨온 기수였다. 해병대 병사들의 가슴에 부착된 빨간 명찰을 뗀다 함은 그 병사에게는 명예적으로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처벌이다. 이렇게 되면 빨간 명찰을 떼인 병사는 더 이상 해병의 일원이 아니요 죽은 목숨과 같은 치욕을 느끼게 될 것이고, 이러한 병사를 배출하게 된 지휘관 역시 평생 지니고 다녀야 할 군 복무 기록에 그 내용이 고스란히 남게 될 것이다.

이처럼 가혹한 처벌을 꼭 해야 되나 하는 의구심이 있겠지만, 필자는 그러한 과도한 조치가 이 시점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최근 발생한 해병대 병영 내 구타 및 가혹 행위의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발본색원하는 방법은 이러한 읍참마속(泣斬馬謖)밖에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해병대는 '작지만 강한 군대'를 표방하고 이제까지 성장해왔다. 월남전 참전 결정 때도 그랬듯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의사 결정이 빠른 시간에 이뤄지고 곧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군대가 해병대이다. 특히 해병대 용사들은 옳은 일이라 결심만 하면 3군에 앞장서서 돌진하는 용맹스러운 병사들이다. 이젠 우리 해병 용사들도 지나간 그릇된 전통들이 해병대 역사에 얼마나 큰 오명을 남겼는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우리 해병대 병사들 내부로부터 변화를 일으켜 해병대 용사다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용감한 해병 용사들이여, 여러분의 빨간 명찰은 어느 누구도 떼여서는 안 된다. 선배들이 쌓아온 명예를 위해 이제는 그대들이 나서야 할 때다. 우리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해병대의 진면목을 다시 보여드리자. 그리하여 빨간 명찰을 영원히 가슴에 새기자.

<출처 : 조선닷컴 오피니언>





TAG •

  1. 이젠 조국이 그들을 지켜야 한다

    시론 - 이젠 조국이 그들을 지켜야 한다 / 국방일보 2011.7.27 신원배 (예)해병대소장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사무총장 # 지금으로부터 58년 전인 1953년 7월 23일, 유엔군 대표 윌리엄 해리슨 중장과 북한군 대표 남...
    Date2011.07.27 Views2589
    Read More
  2. No Image

    다시 태어나는 해병대의 모습을 보이길

    <대한매일신문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귀신도 잡는다는 우리나라의 해병대가 구타와 폭언 등 후진적인 군기문화를 퇴출시키기 위해 최근 발생한 해병 2사단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혁신 100...
    Date2011.07.25 Views2572
    Read More
  3. "젊은 해병을 명예롭게 대우 안하면 戰場 선봉에 설 수 없다"

    해병대 사령부 병영문화 혁신 대토론회 각계 200여명 참석 - 金국방 "구타는 식민 잔재"… 현역 부사관 "期數는 악습" 어떤 대안이 논의됐나 - 가혹행위 땐 붉은명찰 떼고 해당 부대는 해체, 재창설 <조선일보 유용원...
    Date2011.07.24 Views3583
    Read More
  4. No Image

    해병대와 개병대의 차이 -오시영의 세상의 창

    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변호사/시인 우리는 해병대와 관련한 몇 가지 유행어를 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든지, “해병대는 개병대다!”라는 말이다. 앞의 말은 해병대의 용감성과 의리,...
    Date2011.07.22 Views2296
    Read More
  5. 해병대 공격하는 좌파진영 "해병대를 모욕하지 말라"

    해병대 공격하는 좌파진영 "해병대를 모욕하지 말라" 해병대 군기사고의 원인은 ‘전략기동군’에게 육군 임무 맡긴 때문 지난 4일 강화도 해병 2사단 해안경계소초에서 총기사고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해병대의 관행...
    Date2011.07.20 Views2893
    Read More
  6. 해병대에서 빨간 명찰을 뗀다는 것은

    [편집자에게] 해병대에서 빨간 명찰을 뗀다는 것은 강신길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해병대 예비역 준장 요즘 '귀신 잡는 해병대'가 '전우 잡는 해병대'가 되었다는 언론의 질책에 해병대 예비역 장성의 일원으로 몸 둘 ...
    Date2011.07.20 Views3832
    Read More
  7. No Image

    동성애자까지 나서 해병대를 모욕하지 말라

    [기자수첩] 해병대를 공격하는 좌파진영 ‘자칭 군인권단체’, 해병대 사고 조사에 끼워 달라 주장 해병대 군기사고의 원인은 ‘전략기동군’에게 육군 임무 맡긴 때문 좌파 진영, 盧정권 시절 '병영문화개선위원회' 실패...
    Date2011.07.19 Views2245
    Read More
  8. “그래도 용맹 해병대는 사랑 받아야 한다!”

    해병대를 위한 변명 그리고 고언 지난 4일 강화도 해병부대에서 가혹행위로 인해 김 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의 해병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불과 일주일만인 10일 포항의 해병대 1사단에서 정모 일병이 가혹행위...
    Date2011.07.19 Views2111
    Read More
  9. 상륙작전에 정통한 장교로 첫걸음

    김규태 소위 / 해군5전단 생도생활을 마치고 해군 장교로서 실무에 배치되자마자 2011년 연대급 합동상륙훈련 상황장교로 파견을 가게 됐다. 상륙작전이라고는 생도 시절 군사학 과목으로 잠깐, 그리고 초군반 성분작...
    Date2011.07.17 Views3970
    Read More
  10. 황석영 작가가 해병대 후배들에게…다시 전우를 생각한다

    <서울신문 7/16 8면> 요즈음 해병대에서 일어난 몇 차례의 군기 사고에 대하여 너무도 뻔하고 상투적인 여론이 들끓는 것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나는 한국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병역의 ...
    Date2011.07.17 Views3515
    Read More
  11. 진화의 시계가 정지된 해병대 / 김종대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 생물이 유전자를 통해 자신을 복제하듯이 인간 집단도 자신의 문화를 후대로 전승한다. 이러한 집단의 유전자를 사회생물학에서는 ‘밈’(Meme)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다른 집단과 구별...
    Date2011.07.17 Views2724
    Read More
  12. No Image

    해병대 때리는 언론을 네티즌이 때린다

    몽상한 문사들의 횡포에 우직한 무사들 반발 방송의 해병대 죽이기가 집요하게 반복되는 게 아닌가 의심되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반송에 비판적이다. 14일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12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만나 ‘책...
    Date2011.07.16 Views483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44 Next
/ 44
CLOSE

SEARCH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