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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해병대 10만으로 늘려야 한다” / 신동아 2012년 12월호 639호 (p162~169) 이정훈기자

 

● 北 급변사태 때 청천강-원산만 동시 상륙해야
● 육군화한 해병대, 상륙전 큰소리 쳐도 능력 의문
● 해군 7만, 해병대 2만8000명으로 증강 주장 대두
● 제해권 장악 위해 잠수함 30척, 구축함 20척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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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인천상륙작전 60주년 기념행사(큰 사진). 유사시 해군과 해병대는 청천강과 원산만 동시 상륙을 성공시켜야 한다(작은 사진).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취임 후 가장 주의 깊게 점검하는 한국군 부대는 어디일까? 육군 특전사? 아니다. 해병대 1사단이다. 이유는? ‘최초의 공격군 부대’이기 때문이다. 이는 6·25전쟁사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개전 직후 낙동강으로 몰렸던 한국군과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면서 전세를 역전시켰다. 한미 해병대가 숨통을 터주자, 비로소 낙동강전선에 몰려 있던 육군이 전선을 돌파하며 전진했다.

전쟁을 기획하는 사람들만큼 치밀하게 지정학(地政學)을 따지는 이들도 없을 것이다. 한반도는 남북으로 길쭉한 반도이기에, 한번 밀리면 지상군만으로는 전세를 역전시키기 어렵다. 상륙군으로, 밀고 내려와 ‘잔뜩 길어진’ 적의 중허리를 끊는 ‘훅(hook)’을 날려야 한다. 훅은 양쪽에서 동시에 날려야 효과가 커진다. 한반도에서 가장 잘록한 곳은 원산만에서 청천강 하구를 잇는 선이다. 그곳의 직선 길이는 국방개혁 2020으로 이루겠다고 했던 미래형 군단의 진격거리(작전종심)인 150km밖에 되지 않는다.

북한의 선공(先攻)으로 전쟁이 일어난다면 육군은 현 위치에서 막아주어야 한다. 그래야 서울을 지킬 수 있다. 이때 한미 해병대가 청천강과 원산만에 동시 상륙해 양쪽을 잇는 공세이전 작전을 성공시키면, 전선의 육군은 돌파구를 형성해 대대적인 반격작전을 하게 된다. 청천강으로 상륙한 해병대는 평양도 점령할 것이므로 인민군은 머리가 잘린 뱀처럼 몸부림치다 쓰러지는 것이다. 이 작전은 ‘조중(朝中)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에 따른 중국군의 참전을 막는 중요한 방법도 된다.

그러나 6·25 때는 전세가 다급해 청천강이 아닌 인천에 상륙했다. 병력도 적어 ‘동시’가 아닌 ‘시차별’ 상륙작전을 폈다. 인천상륙 후 해병대 병력을 빼내 원산상륙을 시도했는데, 쾌속으로 진격한 한국 육군이 먼저 원산에 도착해 ‘충격과 공포’를 주는 상륙전 효과를 동해안에서는 거두지 못했다. 지정학적 조건은 그대로이고 역사는 반복되니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과 북한 급변사태를 준비하는 ‘우발계획 5029’에는 6·25 때 이루지 못한 꿈이 반영된다. 해병대는 여전히 최초 공격군이 돼야 하는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 때는 신속히 평양을 장악해 북한 지도부를 체포하고, 인민군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 미군은 북한 핵시설과 북한 핵 과학자 장악을 제일의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역시 청천강 상륙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새로 오는 한미연합사령관은 한국 해병대 1사단의 상륙전 능력부터 점검한다.

이러한 해병대를 이동시키고 밀어주는 것이 해군이다. 해군과 해병대는 한 세트로 움직이므로 국방개혁은 유사시 두 군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먼저 해병대부터 살펴보자.

미 해병대 사단은 미 육군 사단보다 병력이 많다. 육군의 분대는 10명으로 구성되지만 해병대의 분대는 13명이다. 이유는 상륙전 때문이다. 과거의 상륙전은 좁은 해안에서만 시도됐기에 많은 희생을 낳았다. 분대 작전이 가능하려면 10명이 필요한데, 상륙전에서 3명이 희생될 수 있다고 보고 최초 분대원을 13명으로 구성한 것이다. 상륙에 성공한 해병대는 무조건 내륙으로 밀고 들어가 전과를 확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뒤에는 물, 앞에는 적’으로 막힌 절박한 상황에 빠져 궤멸할 수 있다.

 

‘고인 물’ 해병대

그래서 해병대는 육군보다 더 많은 보급품과 더 좋은 기동장비를 갖춘다. 미 해병대는 전투기까지 갖고 있다. 적진에 상륙해도 공항이 없으니, 평지만 있으면 뜨고 내릴 수 있는 수직이착륙기 ‘해리어’가 필수다. 헬기도 다량 보유한다. 헬기는 상륙함을 타고 온 해병대원들을, 적 포탄이 떨어지기 힘든 먼 바다에서 태워 해안선 너머 안전한 곳에 강하시키는 ‘초수평선 상륙작전’을 수행한다. 그리고 해리어기와 함께 공지(空地)기동전을 펼친다. 기동전 능력은 미 해병대가 갖춰야 필수 분야다.

이 때문에 미군은 해병대 사단+해병대 비행단+해병대 군수지원단을 묶어 가장 빠르게 상륙하고 가장 빠르게 돌격하는 원정군을 만들어놓았다. 미 해병대는 유사시 가장 먼저 출동하는 신속배치군, 다목적 대응군, 국가기동군이 된 것이다. 해병대를 소재로 ‘소수정예’를 뜻하는 ‘어 퓨 굿 맨(A few good man)’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한국 해병대도 ‘어 퓨 굿 맨’을 지향하는가.

소수정예는 우수한 기동장비를 갖고 있어야 한다. 수도권에 포진한 육군 부대들은 K계열 국산 신무기로 무장해 있다. 그러나 해병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M계열 무기 일색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한국의 연간 국방비는 300억 달러 정도인데, 이 중 해병대 몫은 10억 달러 정도다. 여기에서 인건비와 운영비 등에 9억 달러가 소모되니 전력증강비로는 1억 달러만 할당된다.

1억 달러는 F-15K 전투기 한 대나 이지스 구축함의 10%, K-2 흑표전차 12.5대를 살 수 있는 ‘껌값’이다. 이러니 한국 해병대는 “악으로 깡으로!”를 외치거나, 처연하게 “싸워서 이기고, 지면은 죽어라”는 가사의 군가를 부르는 것이다.

1987년 해병대 사령부가 해군에서 독립했지만, 해병대는 해군을 통해 예산을 배정받아왔다. 해군은 자기 예산도 부족해서 헉헉대느라 해병대 예산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수 없었다. 이것이 해병대를 ‘찬밥’으로 만든 가장 큰 원인이다. 다행히도 올해 이 구도가 깨졌다. 해병대는 해군을 거치지 않고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바로 예산 배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된 것.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1조 원(약 10억 달러)을 넘긴 예산을 신청할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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