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어 퓨 굿 맨 영화 봤나” 유낙준 “해병 문화 10년 낙후”

by 운영자 posted Jul 0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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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구타의심 환자 943명”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어 퓨 굿 맨’(A Few Good Men·‘소수정예’란 뜻으로 미국 해병대의 표어)이란 영화를 본 적 있습니까? 어떤 병사가 부대생활을 제대로 못하자 상사가 ‘코드레드’(얼차려, 불법적 징벌)를 지시해 결국 사병이 죽습니다. 해병대는 이런 걸 자랑스러운 정신으로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국민께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지 자랑스럽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해병대의 낡은 병영문화를 질타했다. 특정 사병을 괴롭히기 위해 입대기수를 인정하지 않고 후임병들에게 하극상을 허용하는 해병대의 관습인 ‘기수열외’가 특히 도마에 올랐다. 해병대 출신인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유 사령관에게 “우리 해병대 후배들의 모습에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장교 따로 사병 따로이고, 사병은 자기들끼리 기수열외나 시키고 있는데 중대장·대대장·연대장은 뭐 했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도 “소대장·중대장·대대장들은 다 알고 기수열외를 방치한 것 아니냐”며 “골병이 들어도 굉장히 심하게 들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해병대 1·2사단 병원진료기록을 보니 최근 3년간 고막이 찢어지는 등 구타로 의심될 만한 증세로 치료받은 환자가 943명”이라면서 해병대에 구타문화가 만연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방부 장관 출신 김장수 의원은 “해병대 하면 빨간 명찰과 각모자, 귀신 잡는 해병 같은 어구들이 떠오르지만 제가 해병대를 보는 시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육군의 부대관리 리더십과 비교하면 20년은 뒤떨어져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유 사령관은 “저희가 (다른 군에 비해) 10년 이상 병영문화가 뒤져 있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답변에서 군에서 ‘관심사병’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병사의 비율이 “(전체의) 5% 정도”라고 밝혔다. 유 사령관은 “평균 (해병대) 훈련소에 600명이 입대를 하는데, 50명 정도가 관심사병으로 분류된다”고 했다. 국방부는 “병무청 신체검사와 입영검사 과정에서 인성검사 결함자는 입영시키지 않겠다”고 보고했다. <중알일보 남궁욱 기자>

◆어 퓨 굿 맨=1992년 제작된 미국 영화. 쿠바 관타나모의 미 해병대 병사가 동료 부대원 2명으로부터 ‘코드레드(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가하는 폭행)’를 당한 끝에 숨진다. 수사 결과 병사의 사망은 그의 전출 요구에 격분한 지휘관 의 명령에 따른 조직적인 가혹행위 때문이었음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