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출신 임재현, MB수행 5년여만에 靑비서관 승진

by 운영자 posted Feb 0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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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8일 정가의 화제 중 하나는 임재현 대통령정책홍보비서관의 임명 소식이었다. 이명박(MB)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5년 4월부터 수행해 온 그는 평소 MB에게 “수행비서에 그칠 사람이 아니다”라는 평을 들었다. 실제 이날 인사로 그는 5년 10개월 만에 ‘MB의 그림자’를 떠나 4대강 사업을 비롯해 주요 국정 이슈에 관한 홍보를 실무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서울대 경영학과, 미 보스턴대 MBA 출신인 그는 마침 부친의 칠순 생일날 승진했다.

정치권에는 임 비서관의 승진을 보며 기대감과 함께 복잡한 감정을 느꼈을 사람들이 있다. 거물 정치인 곁을 10년 넘게 지키면서 “나도 언젠가는 훨훨 날 것”이라며 ‘거위의 꿈’을 키우고 있는 수행비서와 보좌진이 그들이다.

현재 여의도 정가의 대표적 수행비서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안봉근 비서가 꼽힌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는 임 비서관의 수행 카운터파트이기도 했다. 쌍용그룹 계열사 출신인 안 비서는 1998년 박 전 대표가 당시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지역구(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14년째 박 전 대표의 곁을 지키고 있다. 해병대 출신인 그는 특유의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박 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장고(長考)에 들어갈 때나, 주요 인사를 접견할 때, 잠자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 곁에 있다. 박 전 대표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녀 박 전 대표를 접촉하기 위한 1차 관문으로 통한다. 별 말이 없는 스타일이나 2005년에는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로 임플란트를 포함해 치아 치료를 받기도 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정광철 보좌관은 주요 일정 수행과 정무적 보좌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 기자 출신의 정 보좌관은 2002년 정 전 대표가 월드컵 이후 꾸린 대선 캠프에 합류한 뒤 내리 10년째 정 전 대표를 보좌하고 있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순발력과 뛰어난 언론감각으로 정 전 대표가 한나라당에 연착륙하는 데 적잖이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실의 조정만 정책수석비서관은 박 의장을 평의원 시절부터 20여 년간 보좌하고 있다. 지금은 1급 상당의 고위직이지만 이전에는 수행은 물론 당무, 지역구 행사 등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했다. 현재 국회에서 단일 의원을 ‘모신’ 최장기 보좌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고성학 한국정보인증 대표이사는 최근 ‘거위의 꿈’을 이룬 경우.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평의원 시절부터 20여 년간 보좌했고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김 전 의장의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뒤 지금 자리로 옮겼다.

정치인들이 모두 수행비서를 두고 있지만 정작 특정 정치인을 오래 수행하거나 보좌하는 비서는 드물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대표적 3D 직종인 만큼 체력 유지와 가정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임재현 비서관은 이 대통령을 수행하느라 지난 몇 년 동안 주말에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다가 지난 주말 처음 아이들과 잠실 롯데월드에 갔다고 한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