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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식의 SubmarineWorld<59>미·소 냉전 시 첩보 잠수함들의 물밑 전쟁-첩보수집 작전 중 화재로 침몰 미 해군의 디젤잠수함(2) / 국방일보

 

사흘이 지나도 음성통신 외엔 ‘별무소득’  임무 수행 불가능 구역 벗어나기로 가닥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군은 일부 디젤 잠수함에 스노클을 장착해 첩보잠수함으로 활용했고 대다수는 해체했다.사진은 1946년 해체 대기 중인 미해군의 잠수함 52척 과잠수함 지원함들의 모습이며, 이 잠수함들은 선령이 4년밖에 안 된 아까운 것들이다. 필자제공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군은 일부 디젤 잠수함에 스노클을 장착해 첩보잠수함으로 활용했고 대다수는 해체했다.사진은 1946년 해체 대기 중인 미해군의 잠수함 52척 과잠수함 지원함들의 모습이며, 이 잠수함들은 선령이 4년밖에 안 된 아까운 것들이다. 필자제공


 

 

잠수함의 침대 수는 승조원 수보다 부족하다.그래서 침대에서 자던 승조원이 당직임무 교대차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다 재빨리 그 자리에 들어가야 했다. 이것을 잠수함에서는 핫 벙커(Hot Bunker)라 부른다. 사진은 가끔 승조원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한 잠수함의 어뢰실.

잠수함의 침대 수는 승조원 수보다 부족하다.그래서 침대에서 자던 승조원이 당직임무 교대차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다 재빨리 그 자리에 들어가야 했다. 이것을 잠수함에서는 핫 벙커(Hot Bunker)라 부른다. 사진은 가끔 승조원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한 잠수함의 어뢰실.


 

 ▶통신 감청에 이어 군함과 상선의 추진기 특성도 녹취

 1948년 미 해군은 소련의 통신을 감청하고 또 소련 군함과 상선 추진기의 회전수를 측정하기 위해 씨도그( Seadog, SS-401)함과 블랙핀(Blackfin, SS-322)함을 베링 해로 보냈다. 이것은 수동 음파탐지기로 소련 선박의 음향특성을 식별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코치노함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마지막으로 취역한 잠수함으로서 B-29 항공기가 첫 원자탄을 투하한 지 2주 후에 다른 전투에 투입될 운명이었으나, 전쟁이 끝나자 코치노함과 터스크(Tusk, SS-426)함은 스노클 시스템과 최신 장비를 탑재한 후 다른 임무에 사용토록 개조됐다. 정보관계자들은 코치노함과 같이 스노클을 할 수 있는 잠수함이 이런 임무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런 잠수함을 이용하면 소련 연안에서 들키지 않고 소련의 핵미사일 시험을 은밀하게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필요 시 잠망경, 통신 안테나, 그리고 스노클 마스트 등만 수면상에 노출시키면 되기 때문에 항공기에 발각되지 않고 과감한 첩보수집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으로 떠올랐다.

 ▶첩보수집 잠수함은 일단 출항하면 육지와는 통신단절 후 작전

 코치노함에 파견된 오스틴은 그가 가져왔던 블랙박스에 동축케이블 커넥터를 연결해 통신 감청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그 블랙박스는 검은색이 아니라 해군의 전통적이고 대표적인 회색이었다.

 모든 것은 8월 중순에 완료됐으며 터스크함과 함께 포츠머스 조선소를 출항했다. 다른 잠수함 편대인 토로(Toro,SS-422)함과 코르세이어(Corsair, SS-435)함 또한 동일한 시기에 같은 임무에 투입됐다. 해군에서는 이를 ‘가상 통신 경비훈련’이라고 칭했다. 잠수함은 일단 출항하면 육상본부와 어떠한 교신도 할 수 없도록 지시받았다. 이들 잠수함은 포츠머스 조선소를 벗어나자마자 잠항해 육상에 있는 어느 누구도 이 4척의 잠수함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코치노함은 잠항 몇 시간 후 압력선체를 관통해 설치한 케이블 수밀부분이 높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바람에 오스틴은 뜻밖의 해수목욕을 해야만 했다. 그는 즉시 그 틈새를 막고 장비 작동이 가능하게 손을 봤다.

 코치노함 승조원 중 삼분의 일은 실전 경험이 있었다. 그들은 역전의 용사답게 많은 무용담을 가지고 있었다. 좁은 함내 어디에서든 그들이 이야기꽃을 피울 땐 다른 승조원들은 자기 일인 양 귀를 기울였다. 오스틴 역시 지난날 순양함에서 체험한 실전 상황을 이야기하곤 하며 승조원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는 출동 중에 주로 즐기는 주사위 놀이를 하며 다른 승조원들과 어울렸다.

 ▶침대 부족해 승조원들은 침대를 교대로 사용해야

 잠수함에 설치된 침대 수는 승조원 수보다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침대에서 자던 승조원이 당직임무 교대차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다 재빨리 그 자리에 들어가야 했다. 이것을 잠수함에서는 핫 벙커(Hot Bunker)라 부른다. 함장, 부장, 라이트 소령, 오스틴과 그의 보좌요원 총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조원 모두는 3직제 당직임무가 부여됐다. 오스틴은 자기가 3직제 당직임무에 투입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그는 원하는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음식을 서로 먹겠다고 동료와 다투지 않아도 되었으며, 스팸을 포함한 모든 음식을 포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즐거움도 얼마 가지 못했다. 베니테즈 함장은 오스틴을 함교 탑으로 불러 당직근무에 임하도록 지시했다.

 그것은 오스틴이 무엇엔가 몰두하고 바쁘게 일함으로써 무료함과 나태해지는 걸 막고 그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기 위해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치노함과 터스크함은 각각의 임무구역인 그린란드 북방 북극의 빙하 속으로 항해를 했으며 소련 연방 해역 가까이로 침로를 수정해 항해를 계속했다. 그들은 북극권에 있는 노르웨이 해역을 지날 때까지 속력을 낮추지 않았다.

 ▶바렌츠 해에 진입해 전파 감청 시작

 1949년 8월 20일 토요일 두 잠수함은 바렌츠 해에 진입했다. 코치노함은 오스틴의 첩보수집 임무를 위해 노르웨이 끝자락으로부터 12마일 떨어져 있는 해역으로 항해를 계속했다. 여기서부터 베니테즈 함장은 첩보 수집을 위해 오스틴의 요구대로 침로를 잡아주기로 했다. 안테나를 수면상으로 높이 올리기 위해 함교 탑을 반쯤 부상시키자 함이 노출될 위험이 매우 높았다. 야간임에도 대낮같이 밝은 백야였기 때문에 수상함이나 트롤어선 등 물 위에 떠 있는 어떤 함정으로부터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만 했다. 특히 주간에는 햇빛에 함교 탑이 반사돼 원거리에서 발각될 위험성이 많았다.

 오스틴은 코치노함이 노르웨이 북동해역을 통과할 때부터 소련의 전자파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코치노함은 무르만스크에서 약 150마일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소련의 미사일시험 신호를 탐지하기에는 좋은 위치였다. 베니테즈 함장이 최적의 위치라고 판단한 곳이었다.

 오스틴의 블랙박스는 발사단계에 있는 고주파수대를 탐지하게끔 고안돼 있었는데 이 스파이 임무는 다른 도박과는 상이한 추측게임과도 같았다. 소련의 미사일 시험발사계획을 알 길이 없었기 때문에 오스틴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의 블랙박스가 있는 조그마한 공간에서 탐지장비의 다이얼을 돌리면서 신호를 잡는 것뿐이었다.

 임무구역에 도착한 지 3일이 지났다. 오스틴은 아직도 소련의 음성통신 몇 가지만 탐지했을 뿐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베니테즈 함장은 오스틴에게 하루만 더 기회를 주고자 했으나, 오스틴은 몇 주 더 있기를 건의했다. 오스틴은 소련 시험미사일 신호를 탐지함으로써 공적을 한 건 올리려는 야심을 갖고 있었다. 그날 저녁 무엇인가 탐지되기 시작했으나 미사일 발사신호는 아니었다. 함장은 오스틴에게 시험 장비를 주의 깊게 살피라고 지시했으며, 오스틴은 함장에게 보다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는 위치로 접근하자고 권고했다.

 사실, 그 주변 어디에서도 미사일 시험 징후를 알 수 있는 흔적을 잡을 수는 없었다. 코치노함은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갔다. 원기 왕성한 육식동물이 사냥술을 익히는 것과 같이 코치노함과 터스크함은 상호탐색과 회피전술을 익히고자 했으나 통신 감청소득이 없자 더 이상의 임무수행은 불가능했고 임무구역을 이탈해야 했다.

 베니테즈 함장은 처음부터 이번 임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해 왔지만 그래도 아무런 성과 없이 임무구역에서 이탈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었다. 비록 오스틴 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함장은 임무수행 결과보고서에 ‘그래도 이 정도 탐지했다는 것은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기록하며 돌아가게 된 것을 내심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잠수함 퀴즈

미·소 냉전 시 소련 연방 고위급 인사들의 특급 비밀을 감청하거나 도청하는 일을 주로 하는 미국 스파이의 익명은 무엇인가?
지난 주 정답 : 1954년

문근식 
(주)솔트웍스 부사장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문근식 (주)솔트웍스 부사장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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