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 상담관 해병원사 임종수

by 운영자 posted May 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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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하루에도 수십 번은 마주하는 바탕화면,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든 반드시 마주쳐야하는 것이 바로 바탕화면이다. 그렇다면 해병은?

 

모병관이자 상담관으로 해병의 인터페이스(혹은, 바탕화면)임을 자부하는 임종수 원사를 만났다.

 

Take.1 23년차 해병, 학교에 가다!!

 

산전수전 공중전 까지 다 겪은 현역 해병이 00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것도 무려 ‘사회복지학과’

그렇다. 시민을 보호하고 사회를 유지존속 시키는 입장에서 해병과 사회복지는 일정부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이 없어보인다. 다만 그 방법에 있어 사회복지는 관찰과 관심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반해 해병은 강력한 화력과 불굴의 의지로 눈앞의 장애물을 파쇄한다는 것이 다를 뿐,

사실 임종수 원사는 천상 해병이다.

원칙을 지키고 정도를 걷는 해병으로 많은 표창과 격려를 받았다. 하지만 앞에서 격하게 이끄는 지휘관을 따라가기에 힘든 탓이었을까. 정작 휘하의 병력들은 끊임없이 자잘한 사고를 양산해내는 사고뭉치들이었다고 한다.

이에 늘 고민하던 임종수 원사는 효과적인 병력관리에 청운의 뜻을 품고 방년 xx세의 나이에 아들뻘되는 아이들과 함께 새내기가 된 것이다.

 

Take.2 우리 원사님이 달라졌어요!!

 

100년쯤 전, 물건너 영국에 살던 베이컨이라는 양반이 그랬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학교에서 푸른 꿈을 싣어 야전으로 돌아온 그는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시어머니 마냥 ‘이거해라, 저거해라, 이거 했냐, 저거 했냐, 왜 이리 굼떠!, 일처리가 왜 이 모양이야!!’ 버럭버럭- 거리며 다그치던 그가 달라졌다.

깊어진 지식만큼이나 유연해진 사고와 열린 마음으로 채근하는 대신 다독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그래. 니들이 수고가 많다. 뭐 해줄꺼 없냐? 잘했다. 잘했다.’

돌아온 그는 재촉하는 리더가 아니라 지켜보는 리더로서 권한을 위임하고 부대원들의 불편을 살피고 그들이 편안히 임무를 완수하여 스스로 보람을 찾을 수 있게하는 리더쉽의 소유자로 거듭났다. 그의 부대는 당연히, 최우수 부대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Take.3 해병이 되고 싶으면, 연락해~!!

 

해병에 지원해서 교육훈련단에 입소했다고 모두 해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임원사로부터 군번과 주특기를 부여 받아야 진짜 해병이 되는 것이다.

거나하게 군입대 축하주를 마시고 입대하는 해병 지원자들 중 일부는 가입교주 동안 신체검사에 탈락해서 귀가 되는 경우도 왕왕있다고 하니 적당한 시점에서 거둘 줄 아는 중용의 덕을 쌓지 않으면 역시 넘볼 수 업는 곳이 또 해병이다.

하지만, 죽어도 해병이 되고 말겠다고 바짓가랑이를 잡고 들어누워버리는 지원자는 귀가시키지 않았다니 미처 중용의 덕을 쌓지 못하고 입소하여 귀가가 염려되는 지원자는 한번쯤 시도해 볼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잊으면 안될 쌍팔년 부터 2009년에 이르기까지 뭇 예비역들의 생생한 증언은, “군대에서 눈에 띄어 좋을 것 없다.”이다.

 

Take.4 병과 선택, 차~암 쉽죠이잉-

 

간단하게 해병 신병이 겪는 교육과정에 대해 알아보자면,

지원→합격→가입교(귀가자 선별)→군번부여→병과면담→병과확정→ 야~ 해병이다.

예전엔 일일이 다 칠판에 썼다. 하지만 IT강국 대한민국 아닌가, 요즘엔 당연히 PPT로 소개하고 대원 스스로 병과를 선택하게 한다. 모두 자신이 가장 희망하는 병과를 부여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요에 따라 일부는 차선으로 선택한 병과를 부여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간혹 일부 대원의 부모님이 본인의 아들의 벼와를 정정할 수 없냐고 문의를 하시기도 한다는다는데, 해병대는 기본적으로 대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다. 또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마인드로 임하기 때문에 변경은 불가하단다.

배치부대 역시, 대원들 스스로 선출한 대표들이 추첨을 통해 공정하게 배정되기 때문에 항간에 소문으로 떠도는 이야기들은 낭설일 뿐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Take.5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주말이나 야간에도 상담관실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반쯤 내린 블라인드 만큼이나 낮춘 상담관실의 문턱은 더 많은 대원들이 부담 없이 상담관실을 찾을 수 있게한 임원사의 배려이다.

상담관실을 찾아온 어린 해병과 그 앞에 임원사, 두 사람은 식어가는 찻잔을 앞에두고 한참동안 말이 없다. 힘겹게 떨어진 입술사이로 흘러나오는 말들을 잠자코 들어주는 그는, 원사와 대원이라기보다 아버지와 아들같이 한걸음먼저 걸어간 인생의 선배로서의 관심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 이 시련을 극복하고 나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을거다.”라는 희망을 주며 말이다.

 

4년간의 상담관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원은 편찮으신 할머니와 일용직 근로자셨던 아머지, 여동생이 함께 살던 가정에서 입대한 대원이라고 한다. 그 대원은 입대 직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입대일이 다가오자 어쩔 수 없이 입대는 했지만 편찮으신 할머니와 동생이 걱정되어 불안해하는 대원을 위해, 그 대원이 살던 지역의 시청에 직접 생계곤란대상자로 지정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그 대원은 부사관으로 신분을 이동하는 것이 어떨지 고려중이라고 한다.

 

일이 아니라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군대.

작지만 강한군대, 강하지만 부드러운 군대 해병대에 모든 대원이 행복해지는 그 날까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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