詠梅(영매) 매화를 읊다
鄭道傳(정도전, 1342~1398)
夜靜雪初霽(야정설초제)
고요한 밤에 눈은 막 개었고
淡月橫半天(담월횡반천)
맑은 달이 하늘 반 쯤 기울었다
腸斷江南客(장단강남객)
애간장 끊어진 남녘 나그네
哦詩獨不眠(아시독불면)
시를 읊조리며 홀로 잠 못 이룬다
제목이 매화노래인 이 시에는 매화가 없다. 정도전은 자신을 매화라 생각했나보다. 매화를 남녘나그네로 표현한 은유가 절묘하다. 정도전은 실제로 매화 같은 삶을 산 풍운아였다. 그는 고려말 유학을 바탕으로 한 신진세력의 일원으로 이성계와 손잡고 조선을 건국한 후 나라의 기틀을 잡았다. 그러나 그는 절대왕정이 아닌 유학자를 중심으로 한 귀족정치를 꿈꾸었다가 건국의 동지인 태종 이방원에게 참수 당했다. 정도전은 그의 나이 34세와 50세 때 두 번에 걸쳐 전남 나주로 귀양을 갔다. 개성과 한양에서 주로 살았던 그가 남녘나그네가 된 것은 귀양 갔을 때였으니 이 시는 그 시절 지었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霽(제) ; 비나 눈이 그치다, 개다, 기분이 풀리다 *哦(아) ; 읊조리다. <한시연구가>
2013.03.17 01:28
詠梅(영매) 매화를 읊다 - 정도전
조회 수 50677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57304 |
32 | 田家詞(전가사) - 강위 | 배나온슈퍼맨 | 2011.10.12 | 1447 |
31 | 甘露寺(감로사) - 김부식 | 운영자 | 2012.11.11 | 6867 |
30 | 無語別(무어별) - 임제 | 배나온슈퍼맨 | 2011.08.01 | 4176 |
29 | 正旦(정단) 설날 - 진각국사 | 운영자 | 2013.01.31 | 48762 |
28 | 松都(송도) - 황진이 | 운영자 | 2013.01.31 | 48943 |
27 | 東臺(동대) - 석북 신광수 | 운영자 | 2011.05.13 | 2774 |
26 | 杯山(배산) 술잔 같은 산 - 전겸익 | 운영자 | 2012.11.11 | 6634 |
25 | 望月(망월 - 송익필 | 이은영 | 2011.03.26 | 4195 |
24 | 新雪(신설), 새해 첫눈 | 운영자 | 2013.02.07 | 49192 |
23 | 新沙(신사) - 陸龜夢(육구몽) | 운영자 | 2011.06.30 | 2529 |
22 | 擣衣詞(도의사), 다듬이질 - 김삼의당 | 운영자 | 2012.11.11 | 6694 |
21 | 憫農 (민농) | 이은영 | 2011.02.20 | 4073 |
20 | 憤怨(분원)분하고 원통하니 - 거인 | 운영자 | 2012.11.11 | 6591 |
19 | 悟道頌(오도송) - 만해 한용운 | 운영자 | 2011.04.28 | 4476 |
18 | 從軍行(종군행) 종군의 노래 - 왕창령 | 운영자 | 2013.01.03 | 49728 |
17 | 從軍行(종군행) 종군의 노래 | 배나온슈퍼맨 | 2013.02.14 | 49478 |
16 | 山響齋(산향재) - 강세황 | 배나온슈퍼맨 | 2012.11.13 | 47553 |
15 | 山行(산행) - 두목 | 이은영 | 2011.03.26 | 6269 |
14 | 山晝(산주) 산 속의 한낮 - 한용운 | 운영자 | 2013.02.07 | 48883 |
13 | 山中雪夜(산중설야) - 李齊賢(이제현) | 운영자 | 2011.04.28 | 31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