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선 대위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jpg

황창선 대위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34분. 북한의 천인공노할 포격 도발이 시작됐다. 부대 핵심 전력인 포7중대 K9 자주포 진지에는 적 포탄 수십여 발이 집중적으로 꽂혀 아비규환이 됐다. 우리 포7중대는 빗발치는 적 포격에도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담대하게 준비했다. 그리고 불과 13분 만에 대응 사격을 했다. 그러나 고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이 포연탄우(砲烟彈雨) 속을 달리다 장렬히 산화했다. 두 명의 해병 전사는 누구보다 용감하고 충성스러운 해병으로 우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7중대 상황실 초입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 반드시 승리하리라.’ 이는 내가 중대장으로서 포7중대를 지휘하며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는 정신이기도 하다. 이러한 투철한 정신이 종합돼 연평도 포격전 승리의 영광을 쟁취할 수 있었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부장이었던 존 A. 맥도널드 소장은 어느 기자와의 인터뷰 중 이렇게 말했다. “한국 군인이 약하다고? 갑자기 포탄이 날아와 옆 동료가 죽었는데, 13분 후 다시 현장에 나가 대응 사격을 했다. 쉬울 것 같은가? 바깥에선 몰라도 그 용기를 우리는 안다.”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영예로운 전투역사는 당시 포7중대장이었던 김정수 대위(현재 중령·진)를 필두로 중대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밤낮없이 실시한 불시 전투배치훈련과 실전적인 교육훈련의 결과물이다.

 

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포7중대장 임무를 수행하면서 연평도 포격전 승리의 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선배 해병들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정신과 이겨놓고 싸우는 선승구전(先勝求戰)의 자세를 통해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지금이라도 당장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다.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상시 화력대비태세를 완비하기 위해 우리 포7중대는 반복적인 교육훈련만이 승리를 담보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오늘도 중대 전 장병이 일치단결해 구슬땀을 흘리며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끝으로 북한의 동·서해 미사일 도발과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으로 9·19 군사합의 위반 등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도 최전방 접적 부대원으로서 항재전장(恒在戰場)·침과대적(枕戈待敵)의 자세로 ‘서북도서 절대사수’ ‘완전작전 임무완수’라는 일념 아래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중대원들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2010년 11월 23일. 그날의 아픔과 영광을 잊지 않고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는 국가대표 연평부대 포7중대 장병들은 내 옆의 전우를, 우리의 가족을, 그리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12년 전 오늘의 영광을 기억하며 오늘도 포상으로 돌진하고 있다.<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11.23>



  1. 신뢰와 믿음의 해병대 - 이재원 대위 해병대1사단 킹콩여단

    이재원 대위 해병대1사단 킹콩여단 해병대사령관배 전투사격 경연대회 우승은 우리 중대에는 큰 영광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사격과 전투는 물론 부대 단결이라는 평범하지만 어려운 목표까지 달성했다. 준비 과정...
    Date2024.07.05 Views181045
    Read More
  2. 나의 해병대 이야기 - 김별 소령 해병대2사단 중앙청대대

    김별 소령 해병대2사단 중앙청대대 군 간부라면 누구나 군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필자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해군사관학교(해사) 생도들이 모교 홍보 때 선보였던 마도로스의 당당한 모습을 보...
    Date2024.06.23 Views177932
    Read More
  3. 해병대 정신의 뿌리 ‘해병대 전우애'

    준장 김헌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우리는 비록 50여 년의 세월 차이가 있지만, 해병대 이름 아래 선배와 후배가 되어 시간을 뛰어 넘는 우정을 나눌 수 있습니다. 후배 여러분! 해병대 이름의 소중함을 가슴에 품고 해...
    Date2024.06.13 Views185589
    Read More
  4. 해병대의 초심, 우리의 미래 - 김준현 상사 해병대2사단 선봉여단

    김준현 상사 해병대2사단 선봉여단 신병들의 안정적인 부대 적응을 돕고자 매달 전입 온 신병들에게 동화교육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신병을 마주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늘 여러 감정이 드리워져 있다. 아마도...
    Date2024.06.11 Views174945
    Read More
  5. 국방혁신 4.0 구현 위한 해병대 전투실험 시작 - 국방일보 국방광장

    양건홍 해병대사령부 전투모의분석센터 분석평가처장.대령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과학기술의 고도화는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
    Date2024.06.11 Views139556
    Read More
  6. 해병대 군법무관이 1000피트 상공서 느낀 감정 - 김철환 대위(진) 해병대1사단 법무실

    ▲김철환 대위(진) 해병대1사단 법무실 최근 해병대 군법무관으로서는 최초로 260차 공수기본교육에 입교했다. 누군가가 시켜서 한 입교는 아니었다. 대원들이 하는 훈련을 같이 받아 보면 법무실장으로서의 업무에도 ...
    Date2024.05.22 Views132482
    Read More
  7. 나의 행동이 해병대를 빛낼 수 있다면 - 장한별 상사 해병대1사단 불사조여단

    ▲장한별 상사 해병대1사단 불사조여단 과거 우리 부대는 병영도서관 활성화 우수부대로 선정될 만큼 부대 내 독서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다. 그러나 점차 책에는 먼지가 쌓이고, 부대원들은 독서보다 스마트폰 사용에 ...
    Date2024.05.22 Views117790
    Read More
  8. 해병대에서 배운 용기 - 김광륜 이병 해병대교육훈련단

    김광륜 이병 해병대교육훈련단 지난 10월, 집을 떠나 몇 시간을 달려 오다보니 낯선 바다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포항이었다. 그리고 이곳 포항에는 소수정예가 되기 위해 해병대를 선택한 나를 비롯한 많은 젊은이들...
    Date2023.12.16 Views240475
    Read More
  9. This is Marine Corps! - 윤성탁 대위 국방일보 병영의창 기고

    윤성탁 대위 해병대6여단 본부대 최근 진행된 ‘해병대다운 리더십 회복과 정체성 함양’ 강연에서 해병대의 정체성과 본질, 응집력을 이해하면서 우리 군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게 됐다. 해병대 마크엔...
    Date2023.11.23 Views239456
    Read More
  10. 해병대에서 만난 세 번째 부모님 - 류희수 이병 해병대 교육훈련단

    류희수 이병 해병대 교육훈련단 올해 스물한살인 나는 사회에서 막내인 경우가 다수였지만, 해병대 입대 후에는 아니었다. 이곳 교육훈련단에서는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더 많았다. 나를 비롯한 동기들은 아직 어리고...
    Date2023.09.23 Views253424
    Read More
  11. 무적의 방패 ‘동료’ - 이민준 상병 해병대1사단 킹콩여단

    이민준 상병 해병대1사단 킹콩여단 해병대 입대 후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후회했다. 평생 운동을 해왔고, 힘들지 않을 거라 자부했던 내 생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하지만 전우들과 실무생활을 겪으며 조금씩 생각...
    Date2023.06.11 Views268846
    Read More
  12. 해병대전략연구소 RIMS 저널 31호 발간

    해병대전략연구소 RIMS 저널 제31호가 발간되었습니다. RIMS저널 제31호에는 RIMS시사논평, 국방혁신 4.0과 해병대 미래 비전, 고강도 한미 연합 연습 및 훈련 재개와 특별기고, 해병대DNA 발굴현장, 해병대 및 유관...
    Date2023.05.04 Views282999
    Read More
  13. 아버지와 나, 그리고 해병대 - 고영서 이병

    고영서 이병 해병대교육훈련단 나와 아버지는 친하지 않았다. 어색한 기류는 둘만 있을 때 더 진해졌다. 어느 날 아버지 옷에 해병대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아버지의 해병대 사랑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항...
    Date2023.04.18 Views274245
    Read More
  14. “촬영하겠습니다, 웃는 모습이 잘 어울리십니다” - 해병대6여단 이태빈 병장

    해병대6여단 공보정훈실 이태빈 병장 대한민국의 건실한 청년이라면 국방의 의무를 위해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전역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군 생활을 돌이켜보니, 그간의 경험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
    Date2023.03.29 Views279403
    Read More
  15. 서해수호를 위한 결전 준비 - 해병대 연평부대 조성택 소령

    해병대 연평부대 방공대 조성택 소령 오늘은 제8회 서해수호의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로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싸운 서해수호 55용사, ...
    Date2023.03.29 Views27903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7 Next
/ 3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