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 인프라의 보안 수준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4월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까지 이동통신 3사 모두가 장기간 외부 해커의 침투를 허용한 사실이 정부 조사로 확인되면서다. 통신은 단순한 민간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통신망 침투 사태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정부 민관합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KT는 수십 대의 서버가 여러 종류의 악성코드에 감염된 상태로 수년간 운영돼 왔다. 일부 악성코드는 시스템 내부에 은밀히 숨어 외부 명령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이는 즉각적인 파괴보다 장기적인 정보 접근을 노린 공격 방식으로 판단된다. LG유플러스 역시 내부 서버 접근 구조와 계정 관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전체 시스템 지도가 외부에 노출됐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사고 이후의 대응이다. 일부 통신사는 침해 흔적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운영체제를 변경하는 등 명확한 해명을 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실제로 조사 방해 정황이 확인되면서 사법기관 수사로까지 이어졌다.보안 사고 자체도 문제지만 이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는 국민 신뢰를 더욱 훼손한다.
KT의 불법 초소형 기지국 관리 부실로 실제 이용자 금전 피해가 발생한 사실도 확인됐다. 원치 않는 소액결제로 피해를 입은 가입자가 수백 명에 이르렀다. 정부는 계약 해지를 원하는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 면제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통신 보안이 곧 소비자 권익과 직결된 문제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보안 전문가들은 통신망 해킹 사태를 단순한 사이버 범죄로 보지 않는다. 공격에 사용된 악성코드는 장기간 잠복과 반복적인 정찰을 전제로 설계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금전 탈취를 목적으로 한 일반 해킹과는 성격이 다르다. 국가 차원의 사이버 작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이유다. 실제로 통신망은 평시에는 민간 서비스지만 유사시에는 정보 수집과 통제의 핵심 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다.
공격 주체를 특정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정 국가에서 개발된 도구라 하더라도 오픈소스로 확산된 이후에는 다양한 세력이 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통신사들의 보안 관리체계와 사고 대응 수준이 이러한 위협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핵심 서버 로그를 수개월만 보관하는 관행으로는 침투 시점과 정보 유출 여부를 규명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해커들의 통신망 침투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중대한 보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정보보호 인증을 즉시 취소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