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이용재, 승리 원동력은 '해병대 정신?'

by 배나온슈퍼맨 posted Sep 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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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ight | 고준일 기자  >지난 15일 열렸던 '로드FC 9-BEAT DOWN'이 열렸던 원주 치악체육관. 코너에서 경기 흐름을 정확하게 짚고 선수에게 최적의 지시를 내리기로 유명한 팀파시 이재선 감독이 갑자기 기술적인 지시를 멈추고 "해병대! 해병대 정신!"이라며 케이지에서 싸우던 소속팀 선수를 향해 목청을 높였다.


경기를 치르던 이는 라이트급 토너먼트 8강전에 나선 이용재(29, 영등포팀파시). 당시 이용재는 1라운드를 근소하게 앞서고 2라운드를 임하던 중 김원기의 펀치 연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린 상태였다. 이재선 감독은 위기탈출을 위한 최선책으로 순간적으로 이용재에게 "해병대 정신"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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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선 감독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용재는 해병대 출신 파이터다. 해병대 출신이 자부심이 남다르고 정신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그 상황에서 얼마만큼의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이용재는 몸이 정신을 지배할 정도로 지친 상태였고 충격 또한 크게 입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용재는 결과적으로 그 위기를 버텨내고 3라운드에 미들킥을 적중시키며 KO승을 거뒀다.


이용재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전역한지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해병대란 말만 들어도 심장이 두근거려요. 감독님께 그 말을 듣는 순간 해병대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버텨냈죠. 해병대 정신 덕분에 이겼다고 할 순 없지만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고 말했다.


국내에 해병대 전역자들이 무수히 많지만 이용재는 뼛속까지 해병대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애착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부친이 해병대 장교로 30년 이상을 근무했고, 자신이 자란 고향 역시 해병대를 상징하는 장소인 백령도라고.


어렸을 때부터 자부심으로 중무장한 전형적인 해병대상의 아버지를 보고 자란 이용재는 자연스럽게 해병의 위상과 자부심을 가슴에 새겼고, 해병대 입대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이어졌다. 해병의 꿈을 꾸던 그는 결국 2003년 7월 953기로 입대해 2년간의 군생활을 마쳤다. 업계 내에서 이용재는 자부심이 강하고 해병대 선후임 관계를 확실히 하는 파이터로 정평이 나있다.


재미있는 것은 파이터로 데뷔한 것도 해병대 선임의 활약이 계기가 됐다는 점. 이용재의 꿈이 됐던 선수는 다름 아닌 한국인 최초의 UFC 파이터 김동현으로, 김동현은 이용재가 머물던 소대에서 전역했다. 김동현이 전역한 직후 이용재가 자대배치를 받으며 내무실에서 함께 생활하진 않았지만 둘은 선후임관계나 다름없다.


이용재는 "제가 소대에 오기 얼마 전 김동현 선수는 전역했지만 매우 유명했어요. 일본에서의 활약상이 자자했죠. 쫄병으로 근무할 때 김동현 선수께서 면회를 왔던 기억도 납니다. 그때부터 저도 해병대를 알릴 수 있는 유명한 파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전역한 뒤에는 김동현 선수가 몸담았던 체육관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고요"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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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재선 감독이 이용재에게 "해병대 정신"을 외치는 것은 정신력을 자극하는 최후의 수단인 셈이다. 이용재에 따르면 이재선 감독은 지난해 LFC 경기 때도 이용재를 향해 "해병대 정신"을 외쳤다. 그 말을 들은 이용재는 너무 힘든 상황에서도 한 번 더 전진을 감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해병생활 덕에 정신력 하나는 강해졌다고 확신해요. 힘든 감량도 매번 군생활 생각을 하면서 버텨내죠. 제가 조금이나마 알려질 수 있었던 것도 해병대 정신으로 운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것의 이용재의 말.


토너먼트 8강전에서 이기긴 했으나 이용재는 만족할 수 없었다. 훈련량 부족과 컨디션 난조가 겹치면서 답답한 경기를 펼친 것이다. 경기가 판정으로 이어졌으면 패했을 수도 있었다.


이에 이용재는 "다음 경기는 정말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이에요. 제가 유명한 해병은 아니지만, 제 활동이 해병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활을 것 것입니다. 선임들의 응원에 책임도 많이 느끼고요. 정말 떳떳한 해병으로 남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각오를 무장했다.


이용재는 스스로 파이터 닉네임을 해병대로 불리길 원한다. 그것은 본인에게 있어 최고의 별명이다. 하지만 선배인 김동현이 최근 스턴건에서 해병대로 바꿔 사용하기가 곤란해졌다고. 그런 혼자만의 고충을 웃으며 털어놓고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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