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구하려 다시 뛰어든… '의인' 해병대 출신 선배의 죽음

 

다.양씨는 해병대로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뒤 미얀마어과 학회장을 맡을 정도로 학교생활에 적극적이었다. 후배들은 "이번 사고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선배는 평소 의협심이 강해 약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번은 길을 가다 폭행을 당하고 있던 사람을 보자 거침없이 다가가 도와준 적도 있다고 한다. 효심도 남달랐다고 한다. 제대한 뒤에는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드리겠다며 휴학하고 1년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어렵사리 모은 학비로 이번 학기에 복학했는데 이 같은 변을 당하고 말았다. 양씨는 1남1녀 중 큰아들로, 그의 어머니는 부산 남부소방서 여성의용소방대원으로 14년간 지역의 재난 현장을 지킨 공을 인정받아 지난 연말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

빈소에는 후배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양씨를 추모하는 조문 행렬이 밤늦도록 이어졌다. 친구나 선후배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빈소를 찾았다.

양씨는 지난 17일 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주변에 있던 신입생들에게 제일 먼저 "뛰어"라고 외쳐 위험을 알렸다. 후배들과 체육관을 빠져나온 그는 얼굴을 익혔던 후배들이 보이지 않자 무너진 체육관 안으로 주저 없이 다시 뛰어들어갔다. 하지만 추가로 지붕이 무너지는 바람에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고, 이튿날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 오후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 장례식장의 양씨 영정사진 앞에서 어머니 하계순(52)씨는 "네가 이렇게 가면 나는 어떻게 사노?"라고 오열하며 쓰러졌다.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할 때 후배들을 구하겠다며 다시 사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던 해병대 출신 부산외대 4학년 양성호(25·미얀마어과)씨는 끝내 숨진 채 돌아왔다.

  

 

기사출처 조선닷컴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19/201402190034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