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30 12:50
白鷺(백로) - 李亮淵(이양연)
조회 수 3378
白鷺(백로) 李亮淵(이양연)
蓑衣混草色(사의혼초색)
白鷺下溪止(백로하계지)
或恐驚飛去(혹공경비거)
欲起還不起(욕기환불기)
풀잎 색깔 섞인 도롱이
백로가 냇가에 내려 앉네
혹여 놀라 날아갈까 두려워
일어나고 싶지만 주저앉았네
비오는 날, 풀잎 엮어 만든 새 도롱이를 쓰고서 냇가에 나가 물꼬를 잡고 있자니 백로 한 마리가 날아와 옆에 내려 앉는다. 사람이 아니고 그저 풀 한 포기로 생각했나 보다. 사람과 풀이 하나가 되었다. 일하다 말고 백로를 쳐다본다. 몸을 움직이면 백로가 놀랄까 걱정되어, 일어나고 싶어도 꼼짝 못하고 가만이 앉아 있다. 백로를 배려하는 이 농부의 마음씨라면 이웃에게는 어떨지 말 안 해도 뻔하겠다. 한갓 미물일지라도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 자연과 인간의 합일, 조용히 미소 짓게 하는 포근한 시다.
蓑衣(사의) ; 도롱이. 풀잎이나 짚으로 엮어 비를 가리는 옷.
還(환) ; 돌아오다. 도로 가다. 여기서는 다시, 도리어의 뜻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52788 |
72 | 李倉曹宅夜飮(이창조댁야음) 술 마시며 - 왕창령 | 운영자 | 2013.01.03 | 43532 |
71 | 李倉曹宅夜飮(이창조댁야음) 술 마시며 - 왕창령 | 운영자 | 2013.02.07 | 44714 |
70 | 不亦快哉行(불역쾌재행) - 다산 정약용 | 운영자 | 2011.06.30 | 3465 |
69 | 樂道吟(낙도음)도 닦는 즐거움 - 이자현 | 배나온슈퍼맨 | 2012.11.12 | 7281 |
68 | 칠석 - 김정희 | 배나온슈퍼맨 | 2012.11.12 | 6785 |
67 | 지월 - 소요당 태능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2418 |
66 | 종족(대나무를 심었더니) - 박지화 | 배나온슈퍼맨 | 2012.11.12 | 43141 |
65 | 산사야음 - 송강 정철 | 운영자 | 2011.04.07 | 4409 |
64 | 배소만처상 - 김정희 | 운영자 | 2011.04.07 | 4235 |
63 | 곡강 2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3892 |
62 | 곡강 1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5070 |
61 | 고열 - 백거이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2471 |
60 | 강설 (江雪) | 운영자 | 2011.02.21 | 2918 |
59 | 간화(꽃을 보며) - 이색 | 배나온슈퍼맨 | 2012.11.12 | 43571 |
58 | 간음야점 (艱飮野店) | 운영자 | 2011.02.21 | 2989 |
57 | 騎牛暮至(기우모지) - 석북 신광수 | 운영자 | 2011.05.13 | 2396 |
56 |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달밤에 매화를 읊다 = 이황 | 운영자 | 2013.03.17 | 47164 |
55 | 除夜有懷(제야유회) 제야의 회포 | 운영자 | 2013.01.03 | 43478 |
54 | 閑山島(한산도) - 이순신 | 배나온슈퍼맨 | 2011.10.12 | 3269 |
53 | 銷夏詩 (소하시) - 원매 | 운영자 | 2011.03.16 | 25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