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3 21:01
笑又笑(소우소)웃고 또 웃고 - 유의손
조회 수 43720
笑又笑(소우소)웃고 또 웃고
柳義孫(유의손, 1398~1450)
笑臥亭翁閒臥笑(소와정옹한와소)
소와정 늙은이가 한가로이 누워 웃네
仰天大笑復長笑(앙천대소부장소)
고개 들어 크게 웃고 또 다시 길게 웃네
傍人莫笑主人笑(방인막소주인소)
내가 웃는다고 사람들아 따라 웃지 말라
嚬有爲嚬笑有笑(빈유위빈소유소)
불쾌하면 찡그리고 우스우면 웃는단다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 웃으면 젊어지고 화내면 늙는다. 웃고 살라는 말이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는 속담도 있다. 대인관계에 해당하는 처세훈이다. 웃으면 엔돌핀이 나와 건강에도 좋단다. 그러나 모든 웃음이 긍정적이고 친화적이지만은 아닌 것 같다. ‘웃음에 가난은 없다’란 말도 있지만 가난이 웃음을 앗아가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그냥 웃으라고? 그런 웃음은 웃음의 본질인 공포요, 항복이다. 낙관이 아닌 비겁한 포기로서의 웃음은 현실도피다. 이 시의 웃음에는 허무(虛無)와 비판(批判)과 저항(抵抗)이 복잡하게 섞여있다. 세조의 왕위찬탈이 있은 후 유의손은 벼슬을 버리고 칩거하며 교육과 학문에만 전념했다. 웃고 또 웃으며…. *傍人(방인) ; 곁에 있는 사람 *嚬(빈) ; 찌푸리다, 찡그리다 (=). <한시연구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52884 |
72 | 憫農 (민농) | 이은영 | 2011.02.20 | 4071 |
71 | 夏日山中 (하일산중) | 이은영 | 2011.02.20 | 3085 |
70 | 강설 (江雪) | 운영자 | 2011.02.21 | 2918 |
69 | 간음야점 (艱飮野店) | 운영자 | 2011.02.21 | 2989 |
68 | 銷夏詩 (소하시) - 원매 | 운영자 | 2011.03.16 | 2580 |
67 | 絶命詩 (절명시) - 매천 황현 | 운영자 | 2011.03.16 | 3399 |
66 | 友人會宿(우인회숙) - 이백 | 이은영 | 2011.03.26 | 4994 |
65 | 對酒(대주) - 백거이 | 이은영 | 2011.03.26 | 5827 |
64 | 送僧之楓岳(송승지풍악) - 풍악에 가는 스님을 보내며 - 성석린 | 이은영 | 2011.03.26 | 4059 |
63 | 望月(망월 - 송익필 | 이은영 | 2011.03.26 | 4193 |
62 | 山行(산행) - 두목 | 이은영 | 2011.03.26 | 6267 |
61 | 友人會宿(우인회숙) - 이백 | 운영자 | 2011.04.06 | 2998 |
60 | 對酒(대주)- 백거이 | 운영자 | 2011.04.06 | 4370 |
59 | 배소만처상 - 김정희 | 운영자 | 2011.04.07 | 4235 |
58 | 산사야음 - 송강 정철 | 운영자 | 2011.04.07 | 4409 |
57 | 秋夜雨中(추야우중) - 고운 최치원 | 운영자 | 2011.04.19 | 3716 |
56 | 相思夢(상사몽) - 黃眞伊(황진이) | 운영자 | 2011.04.19 | 4372 |
55 | 悟道頌(오도송) - 만해 한용운 | 운영자 | 2011.04.28 | 4474 |
54 | 冬夜(동야) - 黃景仁(황경인) | 운영자 | 2011.04.28 | 3456 |
53 | 山中雪夜(산중설야) - 李齊賢(이제현) | 운영자 | 2011.04.28 | 31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