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亦快哉行(불역쾌재행) - 다산 정약용
不亦快哉行(불역쾌재행) 茶山 丁若鏞(1762~1836)
疊石橫堤碧澗隈(첩석횡제벽간외)
盈盈滀水鬱盤廻(영영축수울반회)
長鑱起作囊沙決(장삽기작낭사결)
澎湃奔流勢若雷(팽배분류세약뢰)
푸른 시내 굽어진 곳, 돌 더미로 둑이 막혀
가득이 고인 물이 넘칠 듯 굽이 돈다
긴 삽 들고 일어나, 쌓인 모래 뚫어 주니
솟구쳐 터지는 물, 우레같은 기세로다
비가 많이 내렸다. 상류로부터 떠 내려온 돌과 모래흙이 시냇물 굽어진 곳에 쌓여 둑이 되었다. 막힌 물이 넘실대며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쳐다보자니 갑갑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삽을 들고 나가 물꼬를 터주니 우레같은 기세로 흘러 내려간다. 답답한 가슴이 확 트인다. 이 아니 통쾌한가? 다산 정약용 선생은 實學派(실학파)의 巨頭이자 大思想家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 華城(화성)을 축조할 때 擧重機(거중기)를 고안한 기술자이기도하다. 그의 수 많은 저서 중 하나인 牧民心書(목민심서)는 지금도 공직자들의 교훈서로 많이 읽히고 있다.
疊(첩) ; 거듭 첩(重), 쌓을 첩(積), 疊疊山中(첩첩산중) : 겹겹이 둘러 쌓인 깊은 산속.
隈(외) ; 물이 굽어 든 곳, 모퉁이.
鬱(울) ; 무성하다. 막히다. 답답하다. 여기서는 막히다의 뜻.
삽(삽) ; 가래 삽
囊沙決(낭사결) ; 모래주머니를 끊어 물길을 터놓다. 決 : 결단, 물길 트다, 끊다, 판단하다, 이별하다.
囊沙 ; 漢의 韓信이 모래주머니로 상류를 막았다 터뜨려 적을 수몰시킨 故事, 囊沙之計
澎湃(팽배) ; 물결이 서로 부딪쳐 솟구침. 彭湃로 쓰기도 함. 膨湃는 잘못 쓴 단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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