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2 18:26
종족(대나무를 심었더니) - 박지화
조회 수 43409
種竹(종죽), 대나무를 심었더니
朴枝華(박지화, 1513~1592)
斗屋寬閑日嘯歌(두옥관한일소가)
작은 오두막이 낙낙해 날마다 휘파람인데
連旬溽雨斷經過(연순욕우단경과)
장맛비 열흘에 나그네 발길 끊겼네
自從種得階前竹(자종종득계전죽)
댓돌 앞에 대나무 둘러 심은 뒤로는
午枕寒聲一倍多(오침한성일배다)
낮잠 든 베개 맡에 찬바람 소리 배로 늘었네
비 오는 날 빈대떡을 부쳐 먹으며 쉬는 집은 잘사는 축이다. 임진왜란 직전 조선 백성들의 상황은 하루 한 끼도 감지덕지일 정도였다. 여름 장맛비에 방바닥이건 이부자리건 눅진눅진한데 아무리 고명한 선비라지만 그 누가 찾아올 것인가. 배고픔을 잊으려면 그저 낮잠만 한 게 없다. 재물과 권력에 욕심이 없으니 배고파도 항상 즐겁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비록 단칸 오두막이지만 선비가 사는 집임을 나타내기 위해 대나무를 둘러 심었다. 대나무 잎들이 서로 스치는 소리가 시원하다. 대나무 잎은 실제로 탁월한 해열재로 쓰인다. 박지화는 동의보감을 쓴 허준의 스승의 스승이다. 유불선(儒佛仙)을 아울렀던 분이다. *斗屋(두옥) ; 아주 작인 집 또는 방 (=斗室) *嘯(소) ; 휘파람불다, 읊조리다 *溽(욕) ; 무덥다, 젖다, 습하다 *自(자) ; ~에서부터, <한시연구가 이은영>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53073 |
52 | 憫農 (민농) | 이은영 | 2011.02.20 | 4071 |
51 | 擣衣詞(도의사), 다듬이질 - 김삼의당 | 운영자 | 2012.11.11 | 6693 |
50 | 新沙(신사) - 陸龜夢(육구몽) | 운영자 | 2011.06.30 | 2529 |
49 | 新雪(신설), 새해 첫눈 | 운영자 | 2013.02.07 | 45100 |
48 | 望月(망월 - 송익필 | 이은영 | 2011.03.26 | 4193 |
47 | 杯山(배산) 술잔 같은 산 - 전겸익 | 운영자 | 2012.11.11 | 6632 |
46 | 東臺(동대) - 석북 신광수 | 운영자 | 2011.05.13 | 2774 |
45 | 松都(송도) - 황진이 | 운영자 | 2013.01.31 | 44901 |
44 | 正旦(정단) 설날 - 진각국사 | 운영자 | 2013.01.31 | 44707 |
43 | 無語別(무어별) - 임제 | 배나온슈퍼맨 | 2011.08.01 | 4175 |
42 | 甘露寺(감로사) - 김부식 | 운영자 | 2012.11.11 | 6865 |
41 | 田家詞(전가사) - 강위 | 배나온슈퍼맨 | 2011.10.12 | 1446 |
40 | 畵鶴(화학) 그림속의 학 - 이달 | 운영자 | 2012.11.11 | 1530 |
39 | 畵鶴(화학) 그림속의 학 -이달 | 운영자 | 2013.02.07 | 45284 |
38 | 白鷺(백로) - 李亮淵(이양연) | 운영자 | 2011.06.30 | 3378 |
37 | 相思夢(상사몽) - 黃眞伊(황진이) | 운영자 | 2011.04.19 | 4372 |
36 | 示子芳(시자방) - 임억령 | 배나온슈퍼맨 | 2012.08.25 | 2874 |
35 | 秋夜雨中(추야우중) - 고운 최치원 | 운영자 | 2011.04.19 | 3716 |
34 | 秋思(추사) 가을날 님 그리워 - 매창 | 운영자 | 2012.11.11 | 6966 |
33 | 笑又笑(소우소)웃고 또 웃고 - 유의손 | 배나온슈퍼맨 | 2012.11.13 | 438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