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보기 검색열기

동아일보 [오늘과 내일/방형남]연평도 해병이 대선후보들에게 “NLL은…”

 

연평도에는 벌써 칼바람이 불고 있었다. 14일 오전 군 헬기 편으로 찾은 연평도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사흘째 여객선 운항이 빙형남.jpg 끊긴 ‘외로운 섬’이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의 무자비한 포격으로 생긴 상처는 아물었을까. 2년은 긴 세월이 아니었다. 섬 곳곳에 아직도 피격의 흔적이 생생했다.

곳곳에 남아 있는 北 포격 흔적

해병부대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붉은 깃발이 보였다. 그날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포탄이 떨어진 곳에 꽂아둔 것이다. 해병부대가 사용하는 한 건물의 옥상 귀퉁이는 포탄에 찢겨 너덜너덜한 상태로 매달려 있었다. 부대 주변 야산은 포격 당시 화재로 나무들이 모두 타버려 벌거숭이로 손님들을 맞았다. 해병들은 ‘잊지 말자 연평 포격전, 응징하자 적 도발’이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걸어 놓고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북한의 방사포가 어떻게 산 뒤에 바짝 붙어 있는 군부대 건물에까지 날아들었을까. 관측초소(OP)에 올라 북한 쪽을 보고 나서야 의문이 풀렸다. 바로 눈앞이 북한 땅이다. 북한군의 포탄이 날아온 무도가 11km 전방에 있다.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인다.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방사포를 160여 발이나 쏘아댔으니 아무리 해병대가 은폐 엄폐를 해도 피해를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연평도 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점점이 보이는 북한 섬 가운데 장재도가 유독 눈에 띈다. 바로 옆 석도는 나무가 무성해 초록색이지만 장재도는 누런 바위섬이다. 8월 17일 김정은이 방문한 뒤 각종 군사시설 공사를 하느라 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려 해골섬이 됐다. 해병부대 지휘관은 “최고 지도자의 격려를 받은 북한 병사들은 명령이 떨어지면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라며 김정은의 무도 장재도 방문으로 군사적 위협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북한 어선의 잦은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침범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 어선은 올 들어 9차례나 NLL을 침범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도 심각하다. 요즘 NLL 북쪽 해상에서 꽃게를 잡는 중국 어선은 200척 수준으로 북한 어선 수와 비슷하다. 북한 인공기를 달고 다니는 중국 어선도 있다. 어선으로 위장한 북한군의 도발도 경계해야 한다.

NLL은 연평도에서 1.5km 떨어져 있다. 그곳을 놓고 대선후보들의 주장이 엇갈린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온 NLL에 대한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NLL을 수호하겠다”면서도 공동어로수역과 서해평화협력지대 방안을 거론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비를 걸었다. 현직 대통령의 안보 행보를 비난하더니 뒤늦게 NLL 사수를 주장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

NLL 절대사수 의지 충만한 장병들

북한에 연평도를 비롯한 서북 5개 도서는 ‘옆구리를 겨누는 비수’와 같다. 현장에서 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해병 지휘관은 “안보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했다. 연평도야말로 대선후보들이 챙겨야 할 안보 현장이다. 북한이 도발 야욕을 접지 않았는데도 우리 스스로 군사적 가치를 포기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NLL 지위 변경 거론은 북한과의 기 싸움에서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작은 쪽배를 타고 무도와 장재도를 찾았던 김정은이 남한 대선후보들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외칠 것 같다.

NLL에 대한 논란으로 혼란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해병대 장교와 병사들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해병대는 NLL 절대 사수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대선후보들이 직접 들어야 할 답변이라는 생각을 하며 연평도를 떠났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21117/50909149/1






  1. 해병대, 연평도 대응작전은 군사교과서이자 감동 드라마

    국방일보 국방광장-해병대, 연평도 대응작전은 군사교과서이자 감동 드라마 포탄이 빗발치고 화염에 쌓인 긴박한 상황속에서 K9 자주포와 함께 용감히 싸웠던 해병대 영웅들 확인 / 국방일보 2012.11.19 국방부 정책...
    Date2012.11.19 Views3468
    Read More
  2. 대한민국은 그날의 포성소리를 기억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그날의 포성소리를 기억해야 한다 / 강자연 수원보훈지청 보훈과 실무관 11월에는 대학 수학능력시험도 있고, 빼빼로데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말 기억해야 하고 챙겨야 할 11월의 하루...
    Date2012.11.18 Views3404
    Read More
  3. 연평도 해병이 대선후보들에게 “NLL은…”

    동아일보 [오늘과 내일/방형남]연평도 해병이 대선후보들에게 “NLL은…” 연평도에는 벌써 칼바람이 불고 있었다. 14일 오전 군 헬기 편으로 찾은 연평도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사흘째 여객선 운항이 끊긴 ‘외로운 섬’...
    Date2012.11.18 Views3965
    Read More
  4. 시인은 대한민국해병대 부사관

    투병과 해병대 정신 / 인천뉴스 신중균 시인은 해병대 현역부사관 이다. 시의 사연은 구구절절하다. 막강한 힘을 자랑하여야 할 대한민국해병대 부사관 현순길시인의사연을 듣고 그의 작품 속으로 빠져본다. 누군가...
    Date2012.10.22 Views3314
    Read More
  5. 해병예찬(海兵禮讚) - 김유복

    ▲ 김유복 포항항도초등학교총동창회 명예회장 지난 17일 제16호 태풍 `산바`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우리지역을 휩쓸고 갔다. 초속 40m가 넘는 강풍과 600㎜이상의 물 폭탄을 하루 새 쏟아 부었다. 수확기를 맞은 농...
    Date2012.09.21 Views3273
    Read More
  6. 서방사, 연합작전 지휘 이상없다

    국방일보 기고 : 강천수 육군대령 서북도서방위사령부 화력처장 훈련을 계획할 때 모든 부대는 먼저 훈련목표와 최종상태를 설정한다. 또 종료 후에는 달성 여부를 평가한다. 성공적으로 훈련을 마쳤다면 부대와 개인...
    Date2012.09.13 Views4155
    Read More
  7. No Image

    독도 방어훈련에서 해병대 상륙작전 취소 유감

    [뉴스천지 국방칼럼] 독도 방어훈련에서 해병대 상륙작전 취소 유감 ▲ 장순휘 호국문화문학협회 사무총장 우리 군이 9월 7일부터 실시하는 ‘독도 방어훈련’ 중 해병대의 독도 상륙훈련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4일 군...
    Date2012.09.06 Views1873
    Read More
  8. 나는 명예로운 의장대원

    나홍윤 해병대 이병 계룡대근무지원단  훤칠한 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 날카롭고 매서운 눈빛, 4㎏의 총도 자유자재로 돌리는 힘. 대한민국 군을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이에 걸맞은 체력과 용모, 그리고 투...
    Date2012.09.04 Views3034
    Read More
  9. No Image

    제주 해군기지와 제주부대 창설하는 귀신잡는 해병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주 해군기지의 청사진이 밝혀졌다. 해군의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하고, 2015년 '제주방어사령부'를 해병대에 이관키로 했다. 해병대는 '제주방어사령부'를 '해병대 제주부대'로 개편하여 여...
    Date2012.09.01 Views2500
    Read More
  10. 백령도의 해병대 장병들

    [조선닷컴 태평로] 백령도의 해병대 장병들 / 이동한논설위원 얼마 전 백령도 해병대 부대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가 보고 싶었는데 마침 1박2일 안보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참여했다. 인천항...
    Date2012.08.28 Views2975
    Read More
  11. 북한 급변사태와 해병대대비태세

    김종영 해병대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해병대 예비역소장 해병대전략연구소(RIMS)
    Date2012.08.08 Views2401
    Read More
  12. 전작권 전환이후의 합동상륙작전 발전방향

    방종상 해병중령 /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박사과정 해병대전략연구소(RIMS)
    Date2012.08.08 Views197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44 Next
/ 44
CLOSE

SEARCH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