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보기 검색열기

 

해병대1사단 임동희 병장.jpg

임동희 병장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국방일보 병여의창 2022.07.20]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정유재란 때인 노량해전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는 말은 적들의 사기를 높이지 않기 위함이었고, 6·25전쟁 도솔산전투에서 병력 차이로 전세가 밀리고 있음에도 전우들에게 “적군이 도망치고 있다”고 한 해병은 아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두 전투의 결과에서 말 한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큰 파급력을 지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말의 결 차이’와 생활반장 교육에서 ‘질문하고 말하기’ 방식을 배웠다. ‘말의 결’은 상대방에게 이야기할 때 “~해라” “~해” 식의 말투보다 “~하는 게 어때?” “~해 보는 게 어떨까?”라고 조언 형식의 질문으로 말하는 방법이다.

 

‘질문하고 말하기’는 잘못을 바로 꾸짖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먼저 묻는 것이다. 이 방식을 군 생활에 접목해 후임들을 대할 때 말의 결을 바꿔 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실천한 것은 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임에게 경례를 강조할 때였다. 후임에게 “경례 좀 잘하고 다녀라”라고만 얘기했던 나는 “경례는 군인의 인사라고 생각하면 돼. 사회에서 인사를 잘하면 예의 바르다고 칭찬받잖아? 여기서도 우렁찬 목소리로 경례하면 해병다운 인상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후 후임은 경례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잘했고, 나는 실무에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 중이었던 상대방 입장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두 번째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마스크 착용에 관한 것이었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는 마스크 착용이라는 불편함을 커지게 하고, 경각심은 줄어들게 했다. 그래서 마스크 착용이 바르지 않은 일부 후임에게 “불편하고 답답하지만 마스크 착용만으로도 자신에게, 또 상대에게 바이러스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줘. 조금만 참고 노력해 보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잘 착용하겠습니다”였고, 그 후로 중대원들이 전보다 훨씬 더 마스크를 잘 착용했다.

 

만약 당시에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언성을 높이며 이야기했더라면 되레 반감이 생겼을 수도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혀는 칼보다 날카롭다’는 말이 있다. 이는 말의 양면성이 사람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병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소통이 부드럽고 따뜻한 결이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나는 질문하고 말하기 방식을 전파하려 힘쓰고 있다. 좋은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꽃이 피기 마련이다. 말의 결을 조금만 달리해 우리 해병이 지나간 자리에도 웃음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1. 말의 결을 달리하자 - 해병대1사단 임동희 병장

    임동희 병장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국방일보 병여의창 2022.07.20]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정유재란 때인 노량해전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는...
    Date2022.07.24 Views28243
    Read More
  2. 소대 전술훈련을 마치고 - 해병대1사단 임혜련 중위

    임혜련 중위 해병대1사단 2여단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7.22] 우리 소대는 4박5일간 부대 인근 산악 및 야외훈련장에서 소대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소부대 전투기술 숙달을 위한 이번 훈련은 내가 소대장 직책을 ...
    Date2022.07.22 Views27244
    Read More
  3. 대한민국 해병대 정신을 세계에 알리다 - 해병대1사단 최한결 대위

    최한결 대위. 해병대1사단 사단본부 공보정훈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7.11] 해병대1사단은 지난달 6일부터 21일까지 몽골 합동훈련센터에서 진행된 2022년 칸 퀘스트 훈련에 참가했다. 칸 퀘스트 훈련은 유엔 평...
    Date2022.07.17 Views24596
    Read More
  4. 우리는 해병대의 자랑이다 - 해병대2사단 김준현 상사

    김준현 상사 해병대2사단 1여단 십수 년 전 입영통지서를 받고 교육훈련단을 들어설 때 그 긴장감과 떨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극기주를 이겨내고 ‘빨간명찰’을 가슴에 달았을 때의 뜨거움도 아직 잊지 못한다. 임...
    Date2022.06.28 Views33633
    Read More
  5. 내가 보낸 시간, 전우가 보낼 시간 - 엄희천 병장 해병대2사단 정보통신대대

    엄희천 병장 해병대2사단 정보통신대대 “누구나 해병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나 해병이 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해병대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
    Date2022.06.22 Views28160
    Read More
  6. 군 생활의 새로운 전환점 - 박승범 상사 해병대2사단

    박승범 상사 해병대2사단 포병여단 본부중대 중대 행정관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언제부터인가 대원들과 함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내가 3년째 활동하는 창업발명동...
    Date2022.06.14 Views29065
    Read More
  7. 해병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 오은석 병장 해병대2사단 상륙장갑차대대

    오은석 병장 해병대2사단 상륙장갑차대대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 나는 170㎝에 46㎏으로 매우 왜소한 체격이었다. 이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 이후 12년의 학창시절동안 ‘멸치’로 불렸다. 별명 때문에 위축된 나는 운동...
    Date2022.06.08 Views25569
    Read More
  8. 나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 박어진 소위 해병대 군수단 재정참모실

    박어진 소위 해병대 군수단 재정참모실 지난 3월 해병소위로 임관하면서 바로 실무에 투입됐다. 초급 군사반 교육 중인 동기들은 내게 실무는 어떤지 물어보곤 한다. 내가 후반기 교육에 앞서 졸업·임관과 동시에 실...
    Date2022.06.02 Views25608
    Read More
  9. 값진 땀방울의 맛 - 김형주 상병 해병대2사단 1포병대대 본부중대

    김형주 상병 해병대2사단 1포병대대 본부중대 나는 장병들에게 맛있고 영양가 높은 식사를 제공해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는 조리병이다. 지난 3월 급양관리담당 김권세 중사님으로부터 ‘전군 군 장병 조리기능 경진대...
    Date2022.06.02 Views25200
    Read More
  10. 미래를 향한 선택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 유승훈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유승훈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우리는 삶 속에서 미래 나의 목표를 위한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최고의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학과는 무엇으로 정할까?’ ‘어떠한 직업을 가질까?’ ‘자기계발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Date2022.05.16 Views25914
    Read More
  11. 해병대 정신 - 최시혁 대위

    최시혁 대위 해병대군수단 공보정훈실 “해병대 정신이란 한마디로 ‘헝그리 정신’이다.” 지난 2017년 소위로 임관한 후 환영회에서 공보정훈 병과장님이 해준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헝그리(Hungry)’는 승리를 향한 ...
    Date2022.05.16 Views23620
    Read More
  12. 해병대 창설 73주년을 기념하며

    정창윤 중령 해병대 연평부대 작전과장 대한민국 해병대는 어느 군대와도 비견할 수 없는 특유의 생명력을 가진 군대다. 과거 해병대가 생명의 위협에 직면한 전장에서 솟구치는 전투의지, 강인한 인내심, 불굴의 투...
    Date2022.04.17 Views2975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4 Next
/ 44
CLOSE

SEARCH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