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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암함_백령도.jpg

글•사진 해병대사령부 소령 이철훈

결국 우리는 가장 우려했던 결론에 이르게 된 천안함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조성된 남북한 대결구도의 첨단에 서게 되었다. 전사한 46명 전우들을 생각하며 울분을 토로하고 비장한 각오를 새롭게 다짐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냉정한 시각과 체계적인 접근 방식으로 현 사태와 관련하여 우리의 약점을 식별하고 보완방안을 모색함으로써 국민과 군 통수권자의 지엄한 명령을 당장 실행해 옮기고자 할 때 망설임이 없는 부대의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해군·해병대 나아가 우리 군 전체가 현사태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적절한 대응태세를 정비하기 위해서 9·11테러 사태라는 초유의 테러공격을 당한 미군의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고자 하는 시도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제관계에서는 1990년 냉전의 종식을 기화로 대체적으로 냉전(The Cold War)과 탈냉전(Post-Cold War)이라는 구분선상에서 국제관계의 복잡다기한 양상을 설명하고 있는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된 9·11테러 사태는 즉각 전세계적으로 안보관련 어젠다(agenda)를 9·11테러와 Post-9·11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그만큼 9·11테러는 역사상 초유의 사태로서 전세계인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으며, 직접 피해 당사국인 미국은 국제관계상 피아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미군사력 운영 전반에 걸쳐 일대 전환을 가져오지 않을 수 없었다.
전세계 대테러전(Global War on Terror) 수행이라는 국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각군별 대비태세를 일제 점검하여 전열을 재정비하고 변화된 전장환경과 적에 적응하기 위한 분석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 해군과 해병대는 QDR(Quadrennial Defense Review)에서 군에 부여한 임무와 역할을 놓고 수행해야 할 과업이 무엇이고, 그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능력이 무엇인가를 기술해보는 원론적 작업에서부터 검토하게 되었다.
미 해군의 경우 대양과 연안에서 모두 균형된 임무수행능력 확보를 중시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GWOT에 대한 미 해군의 준비태세로서 6개 대테러전 관련 임무와 19개 과업 및 이를 지원가능한 107개 능력을 도출한 바 있다. 특히 연안작전과 특수작전 분야에 대해 강조하면서 Riverine Operations, 원정지원, 특수작전지원, 선박임검(VBSS) 분야 등에 대한 미흡한 대비태세를 지적하였다.
이런 검토과정을 통해 연안전투함(LCS)의 우선 획득과 같은 함정건조사업의 우선순위 조정을 비롯하여, 원정전투사령부(NECC)를 창설하면서 결국 베트남전 이후 해체된 Riverine Operations을 위한 주정단(Riverine Squadron)을 재창설하여 ‘Green-Water Navy’의 면모까지 완벽히 갖추게 되었다.
미 해병대의 경우는 검토/분석결과 이제껏 통합특수전사령부(USSOCOM)에 부대제공을 반대해 왔었던 전통을 깨면서 수색부대(Force Recon)를 중심으로 해병특수전사령부(MARSOC) 창설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또한 앵글리코(ANGLICO) 증강, 경장갑수색부대 증강과 심리전·민사작전·EOD·인간정보 분야 등의 주특기(MOS) 추가 분류와 함께 예비군부대 중 대테러대대, 정보지원대대, 경장갑수색중대 등의 신편을 추진하여 신속대응군으로서 국가가 요구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춤형 대응능력을 적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고하였다.
이러한 변화노력을 통해 GWOT 전역을 수행하며 투입된 전장에서 여전히 주도권을 잃지 않고 있는 미군의 변화노력을 우리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천안함 피격사태라는 초유의 안보상황에 처해 우리 군 역시 대비태세 전반에 대한 정확한 점검과 분석과정을 거쳐 미흡분야에 대한 보완방안을 시급히 마련하여 추후 예상되는 대결국면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병대 차원에서는 합동성을 바탕으로 공세적 방어개념과 적극적인 억지력을 동시에 구축하기 위한 해병대 운용개념 재정립 및 역할확대 모색이 필요한 때이다. 그리고 재정립된 해병대 역할과 운용개념에 부합된 부대구조 발전방안 및 전력구축 방안이 논리적으로 제시되어 현 안보상황 관련 각종 현안의제(agenda)에 부합되면서 정부의 군사대비태세 향상 주문에 공세적으로 부응하기 위한 노력이 긴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보다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9·11테러 사태 이후 미군의 지속적인 변화과 정을 통한 전장적응노력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고 본다. 이를 통해 한국군의 연안작전 및 적 비대칭전력에 대한 대비태세 향상 필요성이 부각되는 속에서 해병대의 역할확대 필요분야와 해병대가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구체화하고 억지력의 한 축으로서 완성도 높은 상륙작전능력을 조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병대지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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