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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에서 참혹한 전투… 서정적으로 담아 / 국방일보 2012.07.31

 

실제 과달카날 전투에 참전한 작가 제임스 존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내레이션과 함께 상반되는 화면 오버랩 전쟁과 평화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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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고지를 향해 진격하는 병사의 모습. 필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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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씬 레드 라인’ 포스터.

 

 1942년 7월 2일 미드웨이 해전 승리 이후, 미군은 뉴기니아와 솔로몬 제도에서 공세로 전환했다. 일본군이 솔로몬 제도 남쪽 과달카날 섬에 가설 중인 활주로를 미 제1해병사단으로 하여금 탈환토록 했다. 8월 7일 미 해병대가 과달카날 섬에 상륙하자 일본군은 라바울 기지의 항공기 그리고 1000여 명의 지상병력을 상륙시켜 섬을 재탈환하고자 했다. 과달카날에 미 해병대가 나타나자, 일본군은 과달카날에서 외곽방어선의 틈 때문에 전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핸더슨 비행장은 미 해병대의 강력한 방어선으로 사수할 수 있었다. 비록 일본군의 핸더슨 비행장 공세는 실패했지만, 주변의 산과 밀림지대 계곡을 이용해 미군에게 강력하게 저항했다.

당시 과달카날 지역의 지상 전투는 우거진 열대 밀림 지역에서 벌어진 정글전 양상의 소모전이었다. 해병대에 이어 상륙한 육군 부대의 처절한 정글전을 다룬 영화가 바로 테렌스 맬릭 감독의 ‘씬 레드 라인(1998)’이다.

 이 영화의 배경인 과달카날 전투는 엘 알라메인, 스탈린그라드, 그리고 미드웨이 해전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환점이 되는 주요 전투다. 이 과달카날 전투를 통해 일본군과 미군 각각 2만4000여 명과 1600여 명의 병력이 손실됐다. 미 해병대원은 이 전투를 한 편의 서사시적인 싸움으로 기억했다. 그리고 이 전투를 통해 미군은 군인으로서 일본군에 대한 인종적 증오심을 배우게 된다. 또한 미국의 첫 번째 상륙작전이며 공격작전이었던 이 전투는 과달카날 전투 직후인 1943년 대국민 사기 진작을 위해 ‘과달카날 다이어리’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영웅적 시각으로 그려진 ‘과달카날 다이어리’와 달리 이 영화는 태평양 전쟁에 참전한 병사들과 간부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일상과 참혹성을 담아내고 있다.

 영화는 태평양 전쟁에서 나타난 주요한 특징인 가혹한 정글전의 모습을 독특한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실제로 일본군과 연합군은 과달카날의 원시림 속에서 무더위와 말라리아, 그리고 수많은 가혹한 자연 조건과 맞서 싸워야 했다. 감독은 실제 과달카날 전투에 참전했던 작가 제임스 존스의 동명 소설(1962년)을 원작으로 해 영화 중간에 삽입하는 내레이션과 함께 상반되는 두 화면의 자연스러운 겹침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삶과 죽음, 전쟁과 평화, 사랑과 증오, 정상과 비정상 등의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면 공격을 주장하는 대대장과 인명 손실을 피하고자 이를 반대하는 중대장의 갈등, 일본군 기관총 세례에 대한 앙갚음으로 벌어진 일본군 주둔지에서의 학살,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전투 등의 대비를 통해 감독은 영화 제목처럼 전쟁과 평화, 그리고 삶과 죽음이 동전의 앞·뒤이며, 동시에 단지 백지장 하나 차이임을 표현하고 있다.

 비록 이 영화에서 부각되진 않았지만, 상륙작전은 태평양 전쟁 양상의 또 다른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미군은 광활한 태평양 전역에서 일본의 외곽방어선을 장악하고 일본 본토로 공격하기 위해 지상공격 항공기와 해군 함포사격의 압도적인 화력 지원을 동원해 정예 상륙부대를 투입했다. 솔로몬 제도에 있는 과달카날은 삼 면이 비좁은 해협으로 둘러싸여 있었기에 이 좁은 해역을 통해 재보급하기가 쉽지 않았다. 솔로몬 해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하게 되자, 과달카날의 일본 수비대는 증원군과 보급을 받지 못해 허약해지기 시작했다. 미 해군은 증원군을 나르는 일본군 구축함을 ‘도쿄 특급열차’라고 명명했으며, 연합군에 의해 일본의 증원군과 보급이 차단됨에 따라 일본군은 거머리, 열대 말벌 그리고 모기로 인한 질병에 시달려야 했다. 반면 연합군은 핸더슨 비행장을 통한 보급으로 충전이 가능했다. 영화에서처럼 물질적인 보급만으로 그들의 정신적 피폐함을 충전할 수는 없었다. 이 밖에도 핸더슨 비행장을 사수하기 위한 솔로몬 해역에서의 해전과 비행장 건설을 통한 공군의 지원 등 육·해·공군 합동성의 중요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액션 장면은 없다. 하지만, 1942년 참혹한 정글전과 고지전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참혹성과 함께 전쟁과 평화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각자 다른 목적으로 전쟁에 뛰어들고, 그 전쟁의 참화가 단순한 승리의 열매로 보상할 수도 없다. 전쟁을 예방하고 억제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성진 소령·육군사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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