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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2010.12.19 19:47

中·러, 연평도 사격훈련에 유례없이 강경 반응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대해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초강경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의 긴급회의까지 소집 요청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장관)은 18일(현지시간) 원자바오 총리를 수행해 파키스탄을 방문중인 가운데서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회담을 갖고 "한반도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각국이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러시아도한반도 사태 전개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며 "각 측에 최대한 냉정과 자제를 요구한다"고 답했다. 중.러 외교수장이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계획을 계기로 다시 '냉정과 자제'쪽으로 손을 잡은 모양새다. 중.러가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놓고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던 것과 달리사격훈련에 대해선 공조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은 연평도 사태를 외면한채 '자제와 대화'만을 강조했지만, 러시아는 '민간인의 희생을 가져온 연평도 포격이 규탄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연일 '북한 때리기'에 나서왔다.

그렇다면 중.러가 유독 사격훈련에 대해 한목소리로 초강경 대응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교가에선 서해훈련이 한반도에서 남북간 군사 충돌까지 부추길 수 있다는 중.러의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중.러가 직접적으로 안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중.러가 함께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압박'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상적인 훈련에 대해 중.러가이례적으로 강경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사격훈련에 따른 북한의 추가 도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반도에 유사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북한과 영토를 접하고 있는 중.러 입장에선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자국 이익을 위해 사격훈련 취소를 주장하면서 국제무대인 안보리에서 긴급 회의를 갖자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과 다양한 비공개 외교채널을 가동하고 있는 중.러가 북측으로부터 사격훈련에 따른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한 언지를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전문가는 "러시아는 연평도 사태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내오면서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면서 "이는 한국과 북한이 모두 군사적 충돌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고, 특히 북측으로부터 사격훈련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격훈련에 대한 중.러 대응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중국은 18일에만 두차례나 외교부 성명을 내 반대의사를 천명하는 이례적 태도를 보였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장위 대변인과 장즈쥔 상무부부장(차관) 명의로 두차례에 걸쳐 성명서를 내고 한국군이 추진하는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장 부부장은 성명을 통해 "중국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지역 평화·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어떤 행위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장위 대변인도 18일 새벽 외교부 인터넷 사이트에 기자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한반도에 유혈충돌이 다시 터지면 그 재앙이 가장 먼저 남북한 국민에게미치고 역내 평화.안정을 깨뜨려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한반도에 위기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

중국에 앞서 러시아는 직접적으로 훈련계획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도 17일 중국보다 하루 앞서 성명을 내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훈련계획 취소를 촉구했다. 러시아측은 이날 자국 주재 이윤호 한국대사와 존 베일리 미국 대사를 불러 연평도 훈련계획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러시아가 이처럼 다른 나라 군사훈련 계획을 공개적으로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서울 = 홍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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