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잠수함들은 물속에 있지 않으면 적의 공격에 취약한 데다가 느리고 무기를 발사하기 힘든 약점이 있다. 따라서 잠수함들은 적의 눈을 피하도록 작전 중에는 항상 잠수상태를 유지한다. 원자력 잠수함의 경우에는 수중에서 3개월 이상 잠항할 수 있지만, 디젤 잠수함의 경우 스노클을 물 밖으로 내놓으면서 움직이거나 AIP(공기불요장치)라고 불리는 보조동력으로 움직여야만 한다.

佛 국방성 새 디자인 내놔

　최근 프랑스 국방성(DCN)은 이러한 잠수함의 제한점을 역발상해 수상 항해할 때에는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고, 잠수도 가능한 ‘SMX-25’라는 새로운 개념의 신형 잠수함의 디자인을 내놓았다. 이 신형 잠수함은 제1차 세계대전 초기 잠항능력을 이용해 연합군의 상선ㆍ군함 등을 무참하게 격침시켰던 독일의 수상함 형태의 잠수함 유보트(U-boat)를 연상시킨다. SMX-25 잠수함은 수상함과 잠수함의 장점을 가진 새로운 개념의 수상함 같은 잠수함으로 90년대의 만화영화 ‘나니아’에 등장하는 노틸러스호와 비슷한 우주선 형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SMX-25 잠수함은 수상 배수량 2850톤, 잠수 배수량은 4850톤의 중형 디젤 잠수함으로 전장은 109m이다. SMX-25의 일반적인 성능은 그 모습만큼이나 특이하다. 배수량 2850톤에 최대잠항심도는 100m 정도로 제한되고, 잠항속력은 10노트지만 부상해서 작전 수행 시 38노트의 속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잠수함의 잠항심도가 600m 이상인 데 비해 많이 낮고, 속력 또한 수중항해 시 10노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SMX-25의 독특한 디자인은 수상항해 시 3개의 가스터빈 및 워터제트 엔진을 사용해 무려 38노트(시속 70km)의 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배수량이 160톤인 고속정의 최대속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SMX-25는 이러한 수상함의 장점과 잠수함의 장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 함정이나 항공기를 찾을 때는 부상해서 수상항해를 하면서 무인기(UAV)를 이륙시키거나 레이더를 활용해 표적을 획득하고, 수상항해의 빠른 속력으로 작전해역으로 이동한 다음 잠수해 은밀하게 적(Target) 근처에 접근해 탑재한 4기의 어뢰발사관과 16셀의 미사일 수직발사관(VLS)을 이용해 공격하고, 공격 후에는 수상으로 부상해 고속정과 같은 매우 빠른 속도로 도망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SMX-25는 선체가 스텔스 디자인으로 수중 음파탐지기(소나)나 레이더에 쉽게 탐지되지 않도록 설계돼 생존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작전일수 최대 30일 가능

　수상항해 시에는 세일(함교 마스트)로 보이는 부분만 수상에 노출되고 잠망경ㆍ항해레이더ㆍ연돌은 인입식으로 만들어져 있어 잠항 시에는 잠망경을 올릴 수 있고, 수상항해 시에는 항해 레이더 및 연돌을 올릴 수 있다. 임무에 따라 최신 고속정처럼 자체적으로 표적을 획득해 수직발사관(VLS)을 이용해 대함미사일의 발사가 가능하고, 방공망이 촘촘한 지역에서는 잠항상태에서 어뢰를 사용해 수상함을 공격할 수 있다.

　또한 전술에 따라서 잠수함들이 공동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 후방에 대기한 SMX-25가 부상해 무인기(UAV)를 이용해 표적을 획득하면, 잠수상태의 SMX-25는 은밀하게 어뢰로 공격하고, 잠수상태의 SMX-25를 적 대잠초계기가 잡으러 오면 후방에서 부상한 SMX-25가 함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으로 공동 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SMX-25의 승조원은 27명이며, 수십 명의 특공대원을 탑승시킬 수 있고, 작전일수는 최대 30일 정도다. 현재 SMX-25는 설계 디자인 상태이지만 즉각 실제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프랑스 국방부(DCN)는 대략 10년 내에 SMX-25와 같은 잠수함을 실제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수중의 많은 장애물(그물 등)과 낮은 수심ㆍ조류 등으로 잠수함의 운용이 제한적인 우리 해역에서도 프랑스의 SMX-25는 임무수행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국방일보 2011.6.21 김경용 국방기술품질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