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철.jpg

문현철 초당대 군사학과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의 일원으로 며칠 전 헬기를 타고 연평도에 다녀왔다. 지난해에는 민방위정책자문위원으로 백령도에 다녀온 바 있다. 이번 연평도 방문을 통해 국가위기관리법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미래의 청년장교를 양성하는 군사학과 교수로서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

 연평도는 편서풍과 해무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연중 해무 없는 쾌청한 날이 며칠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필자 일행이 방문한 날은 매우 쾌청한 날씨를 선물 받았다. 연평부대에서 포격 당시의 상황과 세계 최강인 우리 해병대의 신속한 대응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관측소로 이동해 연평도 포격도발을 자행한 북한의 발사 추정지도 봤다. 맑은 날씨 덕분에 개머리를 비롯해 무도, 해주항 입구의 섬들이 한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NLL 북쪽에서 유유히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도 눈에 띄었다.

 이어서 포격사건 당시 실제 대응에 나섰던 해병대 포대를 방문했다. 포탄이 빗발치고 화염에 쌓인 긴박한 상황 속에서 K9 자주포와 함께 용감히 싸웠던 해병대 영웅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해병대의 대응작전은 가장 리얼한 군사학 종합 교과서이면서도 전 세계인을 감동케 한 드라마였다. 마지막으로 찾은 현대식 주민 대피소는 주민 안전에 대한 믿음을 줬다.  

 지난해 백령도에 이은 이번 연평도 방문을 통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첫째,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는 ‘세계평화의 교두보’이고 NLL은 ‘세계평화의 방어선’이라는 것이다. 백령도에서부터 연평도·강화도까지 이어지는 서해 5도와 NLL은 해주항과 개머리 등 북한 육·해·공군기지로부터 자행 될 수 있는 모험적 군사도발을 억제하고 타격하는 최전선이다. 그래서 한반도의 평화수호는 물론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평화의 보루다.

 둘째, 세계 최강 우리 장병들의 해전과 상륙전·포병전에서 군사작전학의 실전 교과서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연평도는 장병 군사교육과 국민 안보교육의 도량으로 잘 활용돼야 한다. 

 셋째, K9 자주포를 비롯한 우리 군의 첨단무기체계를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방비 상태에서 기습 포격을 받은 직후 13분 만에 대응 타격에 나서 성공리에 북한 포병을 무력화시킨 세계적 명품 국산 K9 자주포는 아무리 자랑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평도는 우리의 글로벌 방산업체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원동력이다. 

 넷째, 연평도는 주민보호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의 실전장이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국가위기관리 측면에서 분석하면 비상대비자원관리법상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이고, 통합방위법상 통합방위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아울러 민방위기본법상으로는 민방위사태가 발생한 것이며, 포탄에 의한 산불 재난상황도 발생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연평도 포격도발 2주년을 맞아 우리의 선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이 포격 당시에 정상적으로 작동됐는지 민·관·군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이 있으면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과중한 업무에 쫓기는 실무자보다 오히려 타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신선한 개선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국방부장관의 이야기가 귓가에 스친다.


  1. 기다리기만 하던 나를 뛰게 한 버킷리스트

    장 병 헌 병장 해병대2사단 짜빈동대대 어느덧 전역을 두 달 남짓 남겨둔 병장이 됐다. 그동안 나는 크고 거창한 것보다는 병영생활 중에 실천할 수 있고,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한 것들로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만들...
    Date2018.09.05 Views1119
    Read More
  2. '필승 DNA'에 '혁신' 이식 더 막강해진 '무적 해병'

    창설 69주년을 맞아 국가전략기동부대 대한민국 해병대가 달라지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해병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창설된 해병대는 6·25 전쟁 당시 수많은...
    Date2018.05.16 Views1172
    Read More
  3. 해병대의 초심찾기 ‘참해병 혁신운동’

    조순근 대령 해병대1사단 행정부사단장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금방 풀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결심했던 일이 결실을 보려면 지속해서 마음을 바로잡는 것...
    Date2018.03.22 Views1734
    Read More
  4. 백령도와 해병대가 성장시킨 나

    김 태 환 (예)해병중위 전 해병대6여단 정훈참모실 ‘나도 국민이 힘들어할 때 도와주고 부하들보다 궂은일에 앞장서는 멋진 해병대 장교가 될 거야.’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나는 어려서부터 해병대인을 꿈꿨다. 태풍 ...
    Date2018.03.08 Views1056
    Read More
  5. 신화를 남긴 해병대 전통을 계승하자

    김 재 현 중위(진) 해병대2사단 선봉연대 1967년 2월 15일 새벽, 짙은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리는 베트남의 쾅나이성 손틴군 짜빈동 인근의 야트막한 30m 고지. 청룡부대 11중대는 2개 연대 규모의 월맹 정규군과 3시간...
    Date2018.02.25 Views946
    Read More
  6. 국방개혁 완성을 위한 제언

    김 종 화 소령 해병대2사단 작전참모실 작전계획과 과거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고 해 인적자원을 전쟁의 결정적 승리요인으로 보...
    Date2017.12.18 Views1069
    Read More
  7. 꿈과 희망을 통한 전투력의 배가

    조순근 해병대령해병대사령부 항공단창설준비단장 병영 내 악성 사고는 ‘적’만큼이나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 부대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유·무형의 전투력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전우에 대한 ...
    Date2017.10.29 Views1170
    Read More
  8. 해병대 창끝부대 소대장의 다짐

    김상아 중위(진)가 중대전술훈련의 일환인 4박5일간의 130km 완전군장 행군에서 선두에 서서 소대원들을 이끌고 있다. <사진 부대 제공> 내 꿈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군인이었다. 그런 내가 해병대 ROTC 장교를 지원한...
    Date2017.10.29 Views13214
    Read More
  9. 나를 강하게 만든 혹서기 100㎞ 산악무장행군

    오주현 일병 해병대1사단 행군은 힘들다. 군대에서 행군은 더욱 힘들다. 산악행군은 더더욱 힘들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산악행군은 더더욱 힘들다. 그러나 우리는 7월의 한여름에 전우들과 함께 100㎞ 산...
    Date2017.08.06 Views1638
    Read More
  10. 달의 뒤편 이야기

    나 상 진 소위 해병대2사단 차갑고 어두운 밤, 한적한 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한 번쯤은 달빛이 어두컴컴한 길을 밝게 비춰주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한밤중에 빛을 내며 우리를 안전하게 인도하는 달빛...
    Date2017.07.18 Views1009
    Read More
  11. 내게 많은 것을 준 해병대

    이재민 일병 해병대 군수단 수송대대 “위잉~위잉~에옹에옹~.” 2017년 5월 16일 08시10분, 호송차 사이렌이 중대 장거리 수송훈련 시작을 알렸다. 평소 운전에 자신이 없던 나는 이번 중대 장거리 수송훈련의 주된 임...
    Date2017.06.25 Views990
    Read More
  12. 첫 대민지원

    류지민 상병 해병대 교육훈련단 우리 소대는 아침 과업정렬 시간에 놀라운 과업을 지시받았다. 오후에 대민지원을 나간다는 것이다. 개인 신변 정리시간에 뉴스나 국방일보를 보면 많은 부대가 대민지원을 나가 국민...
    Date2017.04.09 Views889
    Read More
  13. 故 장시영 회장님을 추모하며 - 정수현. 해병대전우회 제주도연합회 자문위원

    얼마 전 故 장시영 회장의 부고를 받고 인생무상을 느꼈다. 그분은 여러 분야에 헌신하셨지만 해병대에 대한 기여가 남달랐다. 장 회장은 제주도립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역임하다 부산에서 의원을 개업하는 중 6·25전...
    Date2017.03.11 Views1045
    Read More
  14. 군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유 동 선 상병 해병대사령부 근무지원단 나는 부대의 영내·외 화재에 대한 소방임무를 수행하는 소방반 대원이다. 부푼 기대와 각오로 해병대에 입대했지만, 전역 후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못해 최근까지 고민이 많았...
    Date2017.03.03 Views836
    Read More
  15.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재 민 일병 해병대군수단 소대 전술훈련 1주일 전. 나는 혹독했던 해병대 신병 훈련의 악몽을 다시 겪는다는 악몽에 시달렸다. 해병이 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신병 교육 7주.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극기주 기...
    Date2017.02.27 Views174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37 Next
/ 3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