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국방광장] 해병대 정보병과 창설 2주년을 맞아

by 관리자 posted Feb 02,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이승민 해병대사령부 정보참모처 대령.jpg

이승민 해병대사령부 정보참모처 대령

 

 

나는 어린 시절 젓가락질이 손에 익을 때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젓가락질이 어렵다 보니 숟가락으로 반찬을 떠먹다가 어머니께 혼이 난 적도 있었다. 아마 많은 사람이 나처럼 어린 시절 젓가락질이 서툴렀던 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젓가락질이 서툰 어린아이들은 포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결국 나이가 들면서 젓가락질을 터득하고 사용하게 된다. 젓가락과 포크는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정교함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해병대가 정보병과를 신설하게 된 배경도 위와 같다. 해병대는 한때 보병, 포병, 기갑 등 전투병과 장교가 정보장교로 보직돼 임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포크를 젓가락으로 대신할 수 없는 미묘한 차이를 인식했기에 오랜 기간 정보병과를 신설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해병대는 지난 2009년 보병에서 정보특기가 분과된 것을 시작으로 2018년에 ‘정보병과 신설 전담조직(TF)’을 구성해 구조 및 편성, 장비, 교육훈련 분야들을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미래 전장환경에서 해병대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연구를 거듭해왔다. 정보자산을 어떻게 확보하고 운영할 것이며, 소수의 정원 내에서 전문위탁교육과 정원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해병대 정보병과의 청사진을 만들기 위해 지속 노력한 결과 마침내 2020년 2월 4일 부로 해병대 정보병과가 탄생했다.

이후 해병대 정보병과는 분야별 체계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실시간 전장 가시화를 구현할 수 있는 더욱 강화된 정보역량을 갖춰 오늘에 이르렀다.

나는 2년 전 해병대 정보병과 신설식에서 “오늘 이 순간이 해병대 역사 속에서 꼭 필요했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오는 2월 4일 병과 신설 2주년을 맞아 병과장으로서 병과 신설의 각오와 의미, 임무 수행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고자 한다. 우리 해병대가 어려운 정원 여건 속에서도, 정보병과를 신설하게 된 것은 그만큼 정보의 중요성과 필요성, 특히 젓가락과 포크의 차이처럼 대체할 수 없는 차이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보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전장환경에서 전우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핵심 분야임은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나를 비롯한 해병대 정보병과 구성원 모두는 ‘대체 불가’라는 자부심과 함께 부여된 임무와 역할의 막중함을 인식해, 독자적인 정보능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국방일보 국방광장 2022. 02. 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