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해병대6여단 흑룡종합훈련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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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6여단 포병대대 대원들이 전장리더십훈련장에서 해병대 전투사와 연계된 ‘교통호를 이용한 부상자 후송’ 훈련 코스를 극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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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6여단 포병대대 한 대원이 전장리더십훈련장에서 해병대 전투사와 연계된 ‘적 매복 및 부비트랩 회피’ 훈련 코스를 극복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 자리한 해병대6여단 전투기술훈련장은 대원들의 훈련 열기로 가득했다. 대원들은 각종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적진을 파고들었다. 초겨울 칼바람이 매서웠지만 대항군에 맞선 이들의 열정을 식히지는 못했다. 대원들의 이마엔 굵은 땀방울이 맺혔고, 흙범벅이 된 전투복은 땀으로 젖어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항군의 저항은 거세졌고 대원들의 숨소리는 격해졌지만, 승리를 향한 이들의 열망은 더욱 강해지는 듯했다.


장애물·지형지물…도심 전장 그대로

이곳에선 여단 최강대대의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전투기술훈련 시범식 교육이 한창이었다. 폐차량, 지뢰지대 등 각종 장애물과 지형지물이 설치된 훈련장은 도심지역 전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했다.

“분대장조 약진 앞으로!” 위장막으로 덮인 장애물 뒤에 몸을 숨긴 채 가늠자 사이로 전방을 주시하던 분대장 염선모 하사가 공격 명령을 내렸다. 분대원들은 큰소리로 “약진 앞으로”를 따라 외치며 일사불란하게 적진을 향해 돌진했고, 부분대장조는 엄호사격했다.

폭발음과 총성으로 가득한 훈련장은 실제 전장을 방불케 했다.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이던 대원들은 마일즈 장비에서 피해 판정을 알리는 진동이 울리자 일제히 멈춰 섰다. 공격을 중단한 이들은 대항군 저격수의 총탄에 맞은 동료를 구출해 응급처치했다.

바뀐 상황에 따라 다시 작전 계획을 세운 염 하사는 분대원을 이끌고 장애물을 향해 질주한 뒤 신속한 포복으로 적진을 파고들었다. 화학탄이 떨어지고 지뢰 지대에 봉착하는 등 대항군이 강하게 저항했지만 염 하사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전투지휘로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치밀한 작전으로 상대방을 교란한 대원들은 마지막 훈련과제인 근접전투에서 동료들과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대항군을 소탕하고 최종 목표를 확보했다.

대원들은 목표 지점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퍼포먼스로 승리를 만끽했다. 6·25전쟁 당시 ‘9·28 서울 수복 작전’에서 가장 먼저 서울 중앙청에 태극기를 올렸던 해병대 전사(戰史)를 모티브로 한 이 세리머니를 통해 대원들은 임무완수의 감격을 한껏 누렸다.

시범식 교육을 준비한 양근형 대위는 “대원들은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감을 느끼며 훈련에 몰입하고 있다”며 “반복되는 훈련에서 수차례 전사(戰死)하다 보면 전투기술을 바르게 익히고 숙달하는 것이 전장에서 생존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3개 구간 훈련장, 구간별 훈련과제 지정

여단은 대원들의 소부대 전투 기술을 향상하기 위해 전투기술훈련장을 만들었다. 마일즈 장비를 도입, 대원들이 공방전을 펼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3개 구간으로 구분된 훈련장엔 구간별 훈련과제가 지정됐다. ‘기동사격’ 구간에서는 사격자세별 사격술, 탄창 교환, 엄호사격 요령을 활용해야 한다. ‘전장 상황별 전투지휘’ 구간에서는 교전 중 사상자 발생, 화학탄 낙하, 지뢰 지대 봉착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근접전투(CQB) 숙달’ 구간에서는 격실 소탕과 장애물을 활용한 도시지역 전투 능력을 응용해야 한다.

교탄은 개인 휴대량에 따라 공포탄 140여 발, 연습용 수류탄 2발이 주어진다. 통제관 4명이 대원들을 따라다니며 훈련 과제를 부여하고 상황조치 능력을 평가한다. 훈련 시간은 진지구축과 작전구상, 사후강평까지 총 3시간이 소요된다. 여단은 임무완수 시간과 훈련과제 숙달 정도를 점수화해 대원들의 경쟁심과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한성수(중령) 최강대대장은 “이 전투기술훈련장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훈련은 실제 전투상황을 가정해 진행된다”며 “대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승리하기 위해 포복하고 기동 사격하며 전투 감각을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전장리더십훈련…분대원 소통 활성화

실내에 마련된 전장리더십훈련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해병대 전투사와 연계된 훈련 코스를 힘겹게 극복하는 대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왼쪽으로! 조금만 더 왼쪽으로!” 두 눈을 가린 김주왕 이병에게 업힌 강성진 일병이 소리쳤다. 이들은 끈끈한 전우애를 바탕으로 각종 장애물을 조심스럽게 넘으며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고 있었다. 잠시 방심한 사이 김 이병이 발을 헛디뎌 장애물에 설치된 방울을 건드렸다. 훈련 통제관은 불합격 판정을 했고, 이들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 뒤 서로 역할을 바꿔 처음부터 다시 도전했다.

여단은 지난 8월 도입한 ‘흑룡리더십훈련’을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전장리더십훈련장을 만들었다. 지난 3개월의 훈련 결과를 토대로 난이도와 코스 동선을 조정했다.


4개 코스, 전우와 끝까지 동행해야

1개 분대가 서로 다른 장애물이 설치된 4개의 코스를 최대한 빨리 완주해야 하는데, 부상한 전우와 끝까지 동행하는 게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훈련통제관은 대원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코스별 피드백을 제공한다. 훈련 중간중간 드러나는 개인의 성향이나 행동양식은 훈련 종료 후 전문 상담관에게 좋은 상담 자료로 활용된다.

여단은 해병대 정신 함양을 위해 해병대 전투사를 코스 곳곳에 녹여냈다. 첫 번째 ‘동굴 탐색 및 부상자 이송’ 코스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해풍작전’에서 고 이인호 소령이 수행했던 동굴 수색 임무에 착안해 구성됐다. 대원들은 들것을 이용해 부상자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서 이동해야 한다. 부상자 몸에 달린 방울이 5번 울릴 경우 1분의 시간이 페널티로 부과된다.

두 번째 ‘교통호를 이용한 부상자 후송’ 코스는 연평도 포격전 당시 전사한 고 문광욱 일병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훈련은 분대원 한 명은 두 눈이 안 보이고, 다른 한 명은 다리를 쓰지 못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다. 신체가 닿아 교통호에 달린 방울이 울릴 경우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세 번째 ‘교량잔해를 이용한 도하’ 코스는 6·25전쟁 당시 ‘영월·정선지구전투’에서 범람한 하천을 극복하고 작전지역으로 이동해 적과 교전하다 산화한 고 진두태 중위의 전사를 토대로 마련됐다.

대원들은 각목, 타이어 등을 이용해 가상의 강을 건너야 한다. 네 번째 ‘적 매복 및 부비트랩 회피’ 코스는 베트남 전쟁 당시 ‘강구작전’에서 전우를 구하고 장렬히 전사한 고 지덕칠 중사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촘촘하게 설치된 줄을 건드리지 않고 통과해야 한다.

노재복(중령) 포병대대장은 “전장리더십훈련 과제들은 어렵지만 분대원들이 힘과 지혜를 모으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됐다”며 “대원들은 이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병대 DNA를 함양하고 분대원과의 관계를 향상하면서 리더십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진혁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은 “훈련이 시행된 이후 분대원들의 소통이 활성화된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기존의 리더십교육 패러다임을 탈피한 전장리더십훈련은 병영생활 상담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전투체력·생존술훈련장에선 해병대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해병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더 쎈 해병 프로젝트’ 중 ‘전투체력’을 단련하고 ‘생존술’을 숙달할 수 있다. 대원들은 표준화된 교장에서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면서 실제 전투에 필요한 근력과 근지구력을 강화하고 있다.


● 인터뷰 - 한성수 해병대6여단 최강대대장

“전 부대원 흑룡종합훈련장서 전투전문가로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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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대 집중훈련에 최적화된 흑룡종합훈련장에서 전 부대원을 전투전문가로 육성하겠습니다.” 


이날 전투기술훈련 시범식 교육을 주관한 해병대6여단 한성수(중령·사진) 최강대대장은 “실제 전장 한가운데 떨어져도 몸이 먼저 반응할 수 있는 전투전문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대장은 “모든 훈련 여건을 갖춘 흑룡종합훈련장에선 1개 중대가 릴레이식 순환훈련을 할 수 있다”며 “이는 부대가 버리는 시간 없이 오직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원들은 시간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해병대 4대 핵심과제를 반복해서 숙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대장은 이번 시범식 교육에서 무엇보다 대원들이 훈련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장 소음을 키워 지휘자들이 수신호로 부대를 지휘하게 했고, 실제 폐차량을 은·엄폐물로 준비했다.

또 적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부상한 전우를 구하고 응급조치하는 과제를 부여해 대원들이 전장 환경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한 대대장은 “전투기술훈련에서 대원들은 잘못된 지시 하나에 부하들이 죽어나고, 지휘를 따르지 않아 임무에 실패하는 것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온몸으로 느낀다”며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휘체계가 갖춰지고 리더십과 폴로어십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국방일보 안승회 기자/사진=부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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