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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60 구조 헬기가 만뢰산 정상에 도착하자 특수구조사들이 부상당한 조종사를 헬기에 탑승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전날부터 내리던 봄비가 잦아들던 지난달 27일 오전 8시 충북 진천군 백곡저수지 인근 만뢰산 어귀. 디지털 무니 군복을 입은 군인 10여 명이 조심스러우면서도 신속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밤새 내린 비 때문에 바닥은 미끄러웠지만 등에는 40㎏짜리 군장을 메고도 순식간에 길도 없는 숲속으로 사라졌다. 이들은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 특수구조사들이었다.

 두 시간여를 이동해 이들이 도착한 곳은 만뢰산 정상 부근. 추락한 전투기에서 탈출한 조종사가 8m 높이의 나무에 걸려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한 구조사가 밧줄을 이용해 나무 꼭대기에 올라 조종사의 상태를 살폈고 혹시나 모를 척추 손상을 막기 위해 목에 고정대를 받치고 서서히 끌어내렸다. 나무에서 내려온 조종사는 팔과 다리에 골절을 입는 등 외상이 심각했다. 상황은 위급했지만 모두 응급구조사 자격을 가진 이들이었기에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구급장비함(Medic kit)을 열어 응급처리를 함과 동시에 찢어진 팔과 다리의 피부를 봉합하는 즉석 수술까지 이뤄졌다. 물론 수술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주변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수술을 마친 이들은 간이이동대를 이용해 조종사를 정상 부근으로 이동시키면서 무전으로 구조헬기를 요청했다. 이들을 데려갈 HH-60 헬기가 인근에 나타나자 연막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렸고 헬기는 인근 공터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구조된 조종사와 함께 이들이 떠나면서 임무수행 중인 공군 전투기가 적의 지대공미사일에 맞아 추락한 상황을 가정한 조종사 구조훈련은 마무리됐다.

▶유일한 탐색구조 전문부대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는 한반도 전역의 탐색구조임무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특수부대다. 1958년 8월 1일에 조종사 7명과 H-19 헬기 2대로 오산기지에서 33비행대대로 창설, 최신 기종 헬기로 전력을 보강하면서 군산ㆍ김포ㆍ서울ㆍ수원기지를 거쳐 95년부터 청주기지에 새 둥지를 틀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2개의 비행대대와 정비대대, 항공구조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대의 특성상 일반 병사의 인원수보다 간부의 수가 더 많게 구성돼 있다.
생명을 구하는 고귀한 임무를 부여받아 ‘언제 어디든 우리는 간다’라는 구호 아래 시간·장소를 불문하고 긴급 상황 시 전천후 구조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전문화된 훈련체계를 소화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월등한 임무수행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9월 30일 주한미군의 10대 임무 전환의 마지막으로 주야간 탐색구조 임무를 미군으로부터 이양받아 한반도 내에서 발생한 미군 조종사의 구조도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하고 효율적인 탐색구조임무를 위해 필요하면 한미 공군 전투기 등의 지원을 받아 유기적인 탐색구조를 하게 된다. 부대는 이를 위해 수시로 미 공군과 연합탐색구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육ㆍ해군을 포함한 3군의 합동탐색구조전술 교육과정을 개설, 합동탐색구조 훈련을 시행하는 등 3군의 합동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완벽한 임무 수행

 부대의 주임무는 전ㆍ평시 탐색구조. 임무수행 중 조난당한 전투조종사나 주요요인을 안전하게 구조해내는 것이다. 회전익 항공기를 이용한 전투 조종사 구출 임무 이외에도 육ㆍ해상 구조구난 임무, 전술공수, VIP공수, 화물공수, 격오지 및 서북도서 긴급환자 공수, 수해구조, 산불진화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대는 창설 이래 50여 년간 목포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의 재난과 태풍 셀마 등과 같은 재해에서 무려 5000여 명에 달하는 귀중한 인명을 구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도 출격해 그 임무를 다했다.

 임무 특성상 탐색구조임무는 악기상이나 현장의 다양한 여건과도 싸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나가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거센 바람과도 싸워야 하며 칠흑같이 어두운 밤중이라도 달려 나가야 하는 것이 대원들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부대는 6만 시간 무사고 비행을 달성했다. 이는 8년 9개월에 걸친 대기록으로 부대의 임무 특성상 악기상이나 야간에도 비상출동이 많은 상황에서 달성한 결과라 그 의의가 더욱 크다.

▶항공구조사 어떻게 길러지나?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진 공군부사관 중에서 선발된 이들이 항공구조사의 자격을 부여받기까지는 꼬박 1년이 걸린다. 육지ㆍ바다ㆍ공중 어디서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공강하, 잠수(SCUBA), 해상구조, 산악구조, 빙벽구조 등의 훈련은 물론 조난자의 부상에 대비해 응급구조사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한다. 이 모든 교육과 훈련을 통과해야만 항공구조사의 상징인 붉은 베레모를 쓸 수 있다.

 이 과정 동안 절반 이상이 탈락할 정도다. 이뿐만 아니라 훈련과정을 마친 후에도 숙달된 항공구조사가 돼 실전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부대 특성상 부대장을 제외한 전원이 부사관으로 이뤄진 이들은 이런 과정을 통과하는 동안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아는 사이가 된다. ‘내 곧 가리라 / 어둠과 절망 속에 있는 / 그들을 위해 / 이곳에 모인 모든 이의 뜻과 힘을 모아 /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리니….’ 항공구조대 연병장 앞 비석에 새겨져 있는 문구에는 ‘내 목숨은 버려도 조종사는 구한다’는 그들의 신념을 대변해 주고 있다.

전대장 유방우 대령-“실전같은 훈련 통해 완벽한 임무 수행능력 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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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대는 인명을 구조하는 부대입니다. ‘언제 어디든 우리는 간다’라는 신념 아래 누군가가 정말 필요로 할 때 그곳에 있는 것이 우리 부대의 임무이자 자랑입니다. 조종사ㆍ구조사ㆍ정비사 모두 자신의 역할을 다해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일선에서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방우(대령·사진)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장은 부대 임무를 소개하며 ‘인명구조’에 힘을 줬다.

 유 전대장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강한 전사’가 아니겠느냐”며 “실전적 훈련을 통해 ‘인명구조’라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훈련 외에도 연합작전 능력 신장을 위해 한미연합탐색구조 훈련, 육ㆍ해군과의 합동작전 능력 신장을 위해 합동탐색구조 훈련 등 탐색구조의 완벽한 수행을 위해 끊임없이 실전적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게 유 전대장의 설명.

 또 유 전대장은 “조종ㆍ정비ㆍ구조 분야 등 모든 요소가 100% 팀워크를 발휘하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전대장은 “필구인명(必救人命)의 임무완수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뤄내는 것”이라며 “조종사ㆍ정비사ㆍ구조사가 혼연일체가 되는 팀워크 정신을 기를 수 있는 실전적 훈련과 부대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일보 이석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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