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수도기계화사단 정찰대원이 기동로를 한눈에 관측할 수 있는 야산에 비트를 구축한 뒤 망원경으로 정찰활동을 하고
있다.

육군수도기계화사단은 우리 군의 대표 기계화부대 중 하나로 K-55·K-9 자주포와 K1A1 전차 등 최강의 지상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보여준 용맹성은 적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전력과 명성도 타격 목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적지종심작전 지역에서 적의 규모와 활동, 기상·지형에 관한 현장 위주의 첩보를 수집·보고하고 화력유도 임무를 수행하는 기계화부대의 눈과 귀 ‘정찰대’를 소개한다.

 ▶육상·공중침투로 목표물 첩보수집

 ‘2010 호국훈련’을 일주일 앞둔 지난 15일. 강원 홍천군 지역에 전개한 수기사 정찰대원들의 숙영지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전기환(소령·학사21기) 정찰대장이 장병들의 몸 상태와 장비점검을 마치자 일사불란한 동작으로 차량에 탑승, 작전지역 정찰을 위해 출동했다.

 2소대 4반 대원들은 경기 여주군 인근에 하차했다. 권오영(하사) 반장과 대원들은 400~600고지의 야산을 두루 살피며 ‘안식처’를 물색했다. 그때 권 반장의 눈에 한 곳이 포착됐다. 경사가 만만치 않았지만 수림(樹林)이 우거져 적의 지상·공중 관측으로부터 위치 노출 위험이 적고 시야는 완벽히 확보된, 그야말로 ‘안성맞춤’ 지점이었다. 반원들은 야전삽을 꺼내 땅을 파 전호식 비트를 구축하고 나뭇가지와 낙엽 등 자연재료를 이용해 위장까지 끝마쳤다. 장병들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렀지만 첩보수집에 용이한 지점을 찾은 것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정찰대는 적지종심 지역에 육상 또는 공중침투해 부여된 정찰 목표의 첩보수집과 획득 표적에 대한 화력을 유도하고 적의 전투피해를 보고한다. 보병사단의 적지종심부대인 수색대대와 비슷한 임무를 수행하지만 규모와 구성에서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정찰대는 대본부와 3개 소대로 편성되며, 소대는 다시 소대본부와 3개 정찰반으로 나뉜다. 총 인원은 수색대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며, 지휘관부터 병사까지 모두 정보주특기를 보유하고 있다. 수색대대에는 각 중대마다 60㎜ 박격포반이 편성돼 있지만 정찰대는 전원이 K1A 기관단총을 지급받는다.

 수색대대가 주파수 변조 방식의 FM 통신수단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정찰대는 진폭변조 방식의 AM 장비를 사용한다. 기동력을 바탕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기계화사단은 작전지역이 광범위하다. 따라서 정찰대가 음질이 깨끗한 FM 무전기 대신 주파수 대역이 낮아 멀리까지 전파되고 극한 온도(고온·저온)와 습한 지역, 산악지형에서도 운용이 가능한 AM 무전기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휘관부터 이병까지 ‘전투프로’

 현대전은 일정한 전선을 형성해 공격·방어작전을 벌이던 과거와 달리 특정한 전장지역도 없고 전 작전지역을 점령하지도 않는다. 전략적·작전적 중심을 식별해 적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비선형전’으로 변화된 것이다.

 최근의 전쟁 사례에서도 첨단화된 정밀유도무기의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적의 중심표적을 식별하고 화력을 유도하는 등 ‘인간정보자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를 수집·보고하는 정찰대의 역할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정찰대원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나 아무나 될 수는 없다. 험난한 산악지대를 누빌 수 있는 강한 체력과 적 조우시 신속히 제압할 수 있는 전투기술을 완벽히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각 기계화사단은 신병교육대 수료 전 우수 인원을 차출하기 위해 무술·특급체력 등 기본 자력을 갖춘 인원을 대상으로 면접·면담을 실시한다. 이때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신병을 선발한다.

 수기사 정찰대는 전입 신병을 제외한 전 장병이 특급체력과 사격·주특기·대적관에서 1급 이상의 수준을 획득해 ‘전투프로’를 달성했으며, 60% 이상이 ‘특급전사’에 등극했다.

체력은 전 장병이 특급에 도달했지만 20발 중 18발 이상을 명중해야 하는 사격에서 탈락자가 나온 것. K1A 기관단총을 사용하는 데다 ‘돌격자세’로 사격을 해야 하므로 전원 등극이 쉽지 않다.

 정찰대원들은 광범위한 적지종심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훈련을 받는다. 25㎏이 넘는 특전군장을 둘러멘 채 연 1000㎞ 이상의 산악행군을 펼치며, 공중기습침투를 위해 헬기레펠 훈련을 수시로 진행한다. 또 대침투 훈련 시 기갑수색대대와 연계해 탐색격멸작전을 벌여 사단 차단선·봉쇄선을 중점으로 산악지형을 수색·정찰한다.

 도피·탈출 등 각종 전술훈련과 순환 주기에 따른 소대·반 야외기동 훈련으로 연 60일 이상은 ‘야외취침’을 한다. 생존기술의 하나인 독도법과 적전술 교육, 한 박자 빠른 첩보 수집·보고를 위한 주·야간 관측장비와 통신기기 사용능력 습득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자대 전입 15일 만에 호국훈련에 참가한 2소대 5반 박주성 이병은 “어차피 해야 하는 군생활 ‘빡세게’ 하고 싶어서 정찰대를 자원했다”며 “첫 훈련이라 부담감이 있지만 간부와 선임병들의 임무수행 모습을 잘 보고 배워 최정예 정찰대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 중점”-전기환 소령 수기사 정찰대장
“총구의 방향은 명확히 하고 내 부하와 부대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다.” 정찰대장 전기환(사진) 소령은 대적관 확립을 강조한 사단장의 지휘목표에 자신만의 색깔을 칠해 인명 무사고 11년이라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상하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보장, 서로를 이해하고 문제점을 함께 해결하는 활기찬 병영문화의 밑바탕이 됐다.

 전 소령은 소수 인원이 생활하는 만큼 가족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부대를 지휘한다. 그가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욕설 금지다. 군의 끈질긴 노력으로 구타는 척결됐지만 언어폭력은 잔존하는 게 사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에게 욕은 일상어가 된 지 오래다. 이는 신세대 장병들도 마찬가지다.

 전 소령은 “특별한 악의가 없다지만 만연한 욕설 문화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며 “장교·부사관 등 간부들부터 솔선수범해 청정병영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적 기법을 활용한 순환식 체력단련과 실전적 교육훈련을 반복 실시, 강한 전투력 유지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전 소령은 “부대원들은 정찰대원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힘든 교육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확고한 대적관과 탁월한 전술전기로 무장한 장병들을 양성해 정예화된 육군, 국가방위중심군 육군을 완성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방일보 글·사진=윤병노 기자   trylover@dema.mil.kr >




  1. 80년 견디는 탄약고 짓는다

    국방부, 육군3야전군·해군2함대에 시범 신축 정면과 위에서 바라본 자연친화적 탄약고 조감도. 탄약 수명을 늘리고 안전 수준 또한 크게 향상된 자연친화적인 첨단 탄약고가 신축된다. 국방부는 24일 “파형강판과 같...
    Date2011.11.24 Views125689
    Read More
  2. 한미 연합사는 정말로 위대한 팀이다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과 권오성부사령관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기지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열린 미 추수감사절 축 하행사에서 굳건히 손을 맞잡고 강력한 한미동맹을 과시하고 있다. 권오성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Date2011.11.23 Views4594
    Read More
  3. 예비군 내년부터 복무부대서 동원훈련

    국방부, 수도권ㆍ경기ㆍ강원 지역에 우선 적용 / 국방일보 2011.11.24 서울·인천 등 수도권과 경기ㆍ강원 지역 부대에서 현역 복무를 하고 지금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동원예비군들은 내년 1월부터 원 소속부대에서 ...
    Date2011.11.23 Views2460
    Read More
  4. 김관진 국방부장관 서신 8호 <전문>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1주년에 즈음하여

    2011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지난달 27일과 28일 육·해·공군 합동으로 전개된 서북도서 방어훈련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CH-47 헬기로 공중기동 후 작전지역으로 향해 나가고 있다. 이 훈련에서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즉...
    Date2011.11.17 Views3088
    Read More
  5. 국군동원사령부 2014년 창설

    국방부는 예비군 동원업무를 총괄하는 국군동원사령부를 2014년 창설한다. 또 국방개혁에 따라 2014년 12월 해체될 예정이던 각군 작전사령부의 해체 시기를 당초보다 1년 늦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일정과 ...
    Date2011.11.11 Views2065
    Read More
  6. "군인이 충성해야 할 대상, 민족대신 국민" 군인복무규율 개정안 입법예고

    [ 뉴스1 제공](서울=뉴스1) 김정욱 기자 = 국방부는 군인복무규율 일부 개정안을 오는 15일자로 입법예고 한다. 이 개정안은 시대적 흐름에 맞도록 군인이 충성해야 할 대상을 &#039;민족&#039;에서 &#039;국민&#039;으로 바꿨다. 현행 휴...
    Date2011.11.11 Views2443
    Read More
  7. 군 장성 진급·보직 인사

    국방부는 10일 중장급 이하 장성 진급 및 보직 인사를 하고 합참차장에 원태호(해사 32기) 해군 중장을, 공군 참모차장에 이영만(공사 27기) 중장을, 해군 참모차장에 황기철(해사 32기) 중장을 임명했다. 또 육군 특...
    Date2011.11.11 Views4275
    Read More
  8. 국회 국방위 국방예산안 수정 의결

    국회 국방위원회는 9일 2012년 국방예산안을 심사해 차기전투기(F-X) 사업 등은 원안대로 의결했으나 제주해군기지 등 일부 사업 예산을 줄인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 국방위는 이날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노대래 ...
    Date2011.11.11 Views1993
    Read More
  9. F-5기 새 전투조종사 떴다

    이선호(준장·왼쪽) 공군16전투비행단장이 202전투비행대대 11-2차 작전가능훈련 과정을 수료한 전투조종사들에게 메달을 걸어 주고 있다. 부대제공 공군16전투비행단은 10일 202전투비행대대 11-2차 작전가능훈련(CRT...
    Date2011.11.11 Views3342
    Read More
  10. 육·해·공군 8명 중장 진급

    정부는 10일 육군소장 5명과 해군소장 2명, 공군소장 1명을 중장으로 진급시키고, 원태호(중장) 해군사관학교장을 합참차장에 임명하는 등 2011년 후반기 장관급(장성) 장교 진급ㆍ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
    Date2011.11.11 Views3914
    Read More
  11. 한미동맹 세계 어떤 나라보다 공고히 발전했다

    이명박 대통령, 한미연합사 창설 33주년 축하 전문… `확고한 연합방위&#039; 당부 / 2011.11.10 서먼 사령관 “세계 최강 팀워크로 성공한 모범 사례”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33주년을 맞아 지난 7일 제임스 서먼(왼쪽 사진 ...
    Date2011.11.09 Views3604
    Read More
  12. 포항항의 일출

    출처 : 해군플리커 / 이 사진은 2011년 6월 22일에 촬영되었습니다.
    Date2011.11.07 Views2022
    Read More
  13. 해군 심해잠수사의 모습

    출처 : 해군플리커 이 사진은 Nikon D3S을(를) 사용해 2010년 8월 20일에 촬영되었습니다.
    Date2011.11.07 Views4117
    Read More
  14. 폭발물처리 만능차 나가신다

    공군15혼비 `다목적 임무형 차량&#039; 새로 도입 EOD반 기지방호·대민지원 능력 향상 기대 / 2011.11.08 공군15혼성비행단이 최근 도입한 다목적 임무형 폭발물처리차량에서 무인로봇이 출동하고 있다. 부대는 지난 3일 ...
    Date2011.11.07 Views3025
    Read More
  15. 내년부터 수색·특공부대도 해병대처럼 지원병제로

    내년부터 육군의 수색·특공부대 병사들도 해병대처럼 지원병제로 선발한다. 군 관계자는 7일 “비무장지대(DMZ) 정찰을 맡는 수색부대와 전·후방을 담당하는 특공연대와 특공여단에 배속할 병사를 모집병제로 선발하기...
    Date2011.11.07 Views270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 203 Next
/ 20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