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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생각하면 친동생을 잃은 것처럼 울컥 감정이 북받쳐요. 회사가 어려우면 사장도 봉급을 반납하듯권오갑.jpg 국가가 어려우면 총 들고 나간다는 마음으로 임해야죠."

28일 오전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지금 막 남산 순환도로(6㎞)를 네 바퀴나 돌았기 때문. 해병대 출신 권 사장에게 이 정도는 약과다. 게다가 오늘은 뛰는 내내 연평도가 떠올라 힘든 줄도 모른다. 그는 1975~1977년 군복무 시절 연평도에서 1년1개월 동안 중위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권 사장은 "연평도에 들어가면 1년6개월 동안 휴가가 없지만 사명감을 갖고 복무했다"며 "아직도 왜 우리가 북한이 도발했을 때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했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권 사장의 회사 사무실은 군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는 자신이 취임한 지난 8월부터 향후 3년까지의 계획을 짜놓고 현대오일뱅크를 `폭풍(외부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사장으로 취임한 지 막 110일이 지났다"고 말하면서도 "지금은 무엇보다 국가에 대한 사명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철저한 국가관이 확립된 사람이 나중에 국가와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인재라 불린다"고 말했다.

그는 "해병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서해5도에 대한 무장도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지난 25일 임원 15명과 함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권 사장은 이날 조문록에 `해병장교 57기 권오갑`이라고 적을 만큼 남다른 해병대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비로 두 장병의 유가족에게 1000만원을 전달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회사 차원에서도 장병 유가족과 피해 주민들에게 3600만원을 별도로 전달했다. 이 돈은 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이 `주유소 현장 근무`를 실시해 공동으로 모은 것이다.

그는 "금액이 많은 건 아니지만 직접 수고하고 모은 돈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며 "다른 큰 기업들도 이런 때 힘을 모아주면 국민이 이를 헤아릴 것"이라고 전했다.

권 사장의 해병대 사랑은 그대로 현장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초에는 팀장급 이상 간부 80여 명과 함께 김포 해병2사단에 입소해 유격훈련을 받았다.

그는 "당신이 극동정유 출신인가 아니면 IPIC(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 출신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한 배를 탄 한 식구다. 그동안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내가 책임질테니 동지애를 갖고 해보자"고 말했다.
[mk뉴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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