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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한 해리어 전투기.


수직 이·착륙기의 개발 역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각종 기상천외한 항공기 개념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데, 수직 이·착륙기 또한 여러 가지 방식을 고안한 바 있다.

 전쟁이 끝나자 독일은 실제 비행이 가능한 수직 이·착륙기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영국도 경쟁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영국의 최초 수직 이·착륙 실험기는 53년에 만들어졌지만 겨우 수직 이·착륙만 가능한 수준이었다. 이후 58년에 수직 이·착륙과 수평비행이 가능한 실험기 개발에 성공했지만 무장탑재 여력이 없고, 구조가 복잡해 실용적이지 못했다.

 수직 이·착륙 전용의 리프트엔진을 탑재하지 않고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아이디어는 60년에 탄생한 P.1127로 구체화됐다. P.1127의 성능은 상당히 실용적인 것이어서 영국은 양산을 결정하고 이름을 해리어로 명명했다.

 해리어의 첫 양산형인 GR Mk.1은 67년에 탄생했다. 이후 엔진 추력을 증가시킨 해리어 GR Mk.3가 등장했다. 이 해리어를 미 해병대가 상륙 지원용기로 채택한 것이 AV-8A다.

 해리어 GR Mk.3, AV-8A의 성능은 수직 이·착륙기를 필요로 하는 영국 공군과 미 해병대의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수직 이·착륙 성능을 제외하면 전투기로서의 탑재량과 항속 성능은 부족한 면이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은 대폭적인 성능개량 계획을 구상했지만 결국 예산문제로 취소되고, 주익 교체와 복합재 사용량을 늘린 AV-8B 해리어II를 개발했다.

 한편 좁은 경항공모함 갑판에서도 자유롭게 이·착륙이 가능한 해리어의 장점은 영국 해군에게도 인정받아 항모탑재형 FRS Mk.1 시해리어(Sea Harrier)가 개발됐고, 영국 해군의 인빈시블급 항공모함에서 운용됐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해병대의 상륙지원용이나 경항공모함의 함재기로 유용했던 해리어는 일선 전투기와 비교했을 때 큰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해리어에는 ‘레이더’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영국은 블루빅슨 레이더를 해리어에 탑재한 FA Mk.2 시해리어를 영국 해군에 배치시키기도 했다. 미국도 레이더를 탑재한 AV-8B 해리어II 플러스를 운용했다. 이들 ‘레이더 해리어’ 시리즈는 AIM-120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운용이 가능해 해리어의 부족한 공중전 성능을 일거에 향상시킬 수 있었다.

 해리어의 성능은 82년에 발생한 포클랜드 전쟁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최대속도 마하 0.9의 해리어가 마하 2급의 미라지 III 등 아르헨티나 전투기를 22대 격추하고도 해리어는 1대도 손실되지 않는 놀라운 전과를 거둔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비록 해리어 전투기의 우수성만으로 빚어낸 결과는 아니지만 해리어의 유용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해리어는 걸프전에도 참전해 미 해병대의 상륙작전 지원기로 맹활약한 바 있다.
<국방이로 조용민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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