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동성애자의 군 복무를 공인하는 정책 도입을 앞두고 장병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가운데 해병대원들은 절대다수가 공개된 동성애자와는 영내 숙소를 같이 쓰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제임스 콘웨이 해병대사령관이 24일(현지시각) 밝혔다.
동성애자임을 드러내고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의 도입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콘웨이 사령관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동성애자임이 공개되면 군 복무를 하지 못하는 하는 기존 정책이 유지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때 만들어진 기존 정책은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의 성적 취향을밝히지 않는 선에서 군 복무를 허용한 것으로,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 규정으로 불리는데, 의회는 이 규정을 철폐함으로써 공공연한 동성애자의 군 복무도 허용하는 쪽으로 입법을 검토 중이다.
콘웨이 사령관은 자신과 해병대는 이 규정의 철폐에 반대하지만 일단 동성애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입법이 이뤄지고 나면 법집행에 “우리는 (해병대로서) 앞장설 것”이라며 “질질 끌면서 법 이행을 늦춘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가을 퇴역하는 그는 숙소 배정 때 동성애자와 같은 방을 쓰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 소수를 대상으로 우선 자원자를 받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DADT 규정의 철폐에 반대하지만 미군 내에선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을 비롯해 찬성론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