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골드훈련에서 얻은 친구

by 운영자 posted Feb 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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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청수.jpg
장청수 대위(진)
해병대1사단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불참하려 했던 코브라 골드 훈련을 다시 규모를 축소해 참가하게 됐으니 준비해라.”

 지난해 10월부터 코브라 골드 훈련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취소돼 실망이 컸었는데 훈련 개시 10여 일을 남기고 다시 참가를 명받고 막상 준비하려니 막막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미해병대 소대장인 카메오(Camejo) 소위와 준비사항에 대해 협조를 이미 끝내 놓은 상태였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 왔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비록 많은 제한사항이 있었지만 잘 해결하고 지난 2월 5일 포항 비행장에서 우리는 태국으로 출국했다. 태국의 겨울은 우리의 여름과 같아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하루가 지나자 모두 적응한 분위기였다.

 미측과 만나는 첫날 이미 미측 책임자인 카메오 소위와는 구면이라 어색해하지 않고 서로를 대할 수 있었고 애로사항이 있어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 빨리 업무를 추진할 수 있었다.

 더운 날씨로 모두가 짜증날 만도 했지만 한미 해병대 간에는 서로 격려하면서도 어려운 일을 서로 먼저 하려고 다툼 아닌 다툼을 했다.

 우리가 태국에 온 이유는 태국의 한 초등학교에 다목적 교실을 지어 줘 교실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비를 피해 뛰어놀기도 하고, 전교생이 조례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처음엔 말이 통하지 않아 통역이 없으면 서로 눈만 멀뚱 멀뚱 쳐다보기가 일쑤였지만 헤어질 때쯤 되니 눈빛만 봐도 무엇을 말하는지 알 정도가 됐다.

 이번 훈련은 학교만 짓는 것이 아니라 작게는 한미 해병대 간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허물고 마음속의 연결고리를 만들었고 크게는 61년 전 우방의 도움을 받았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주는 나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로 발전했다는 것을 실감한 훈련이었다. 카메오 소위와 만난 첫날 공사현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그가 나에게 한 말이 지금도 가슴에 메아리쳐 들려온다. “북한이 연평도에 도발을 한 것처럼 또다시 도발을 한다면 우리는 지체없이 너희를 지원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훈련에서 나는 친구를 한 사람 얻었다. 이번에는 같이 땀을 흘렸지만 서로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는 피를 나눠줄 수 있는 진정한 친구!

<국방일보 20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