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0 20:33
冬夜(동야 - 황경인
조회 수 1754
冬夜(동야)
黃景仁(황경인 淸 시인 1749~1783)
空堂夜深冷(공당야심냉)
밤 깊어 들어오니 빈집이 썰렁해서
欲掃庭中霜(욕소정중상)
마당의 서리라도 쓸어 볼까 하노라니
掃霜難掃月(소상난소월)
서리는 쓸어 내도 달빛은 어쩔 수 없어
留取伴明光(유취반명광)
서리 위에 밝은 달빛 그냥 얹어 두노라
과부는 은이 서말, 홀아비는 이가 서말이란 속담이 있다. 홀아비 사는 집에 군불인들 제대로 넣었겠나. 썰렁한 방에서 잠은 안 오고, 그냥 누워 있자니 처량하기 이를 데가 없다. 마당에 내려 앉은 서리라도 쓸면 추위도 덜하고 잡념도 달아나겠지 하고 나와 보니, 달빛이 너무 아름답고 밝다. 하얀 서리가 달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인다. 추위도 잊고 우두커니 이 月明霜光을 바라보다가, 이처럼 소박하고 담백한 시 한 수가 나왔다. 이 시를 지은 黃景仁은 중국 청나라 시절의 가난한 시인으로, 객지를 떠돌다 35세에 요절했다.
*空堂(공당):사람이 없이 텅 빈 집. 혼자 사는 집에 밤늦게 들어왔음을 표현한다. *留取(유취):머무를 留, 취할 取. (伴明光을) 잡아 둔다는 뜻. *伴明光(반명광):달빛(月)은 밝고(明) 서리(霜)는 빛나는데(光), 이 둘이 같이 있다(伴). 月明霜光.
- 이은영의 한시산책중에서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52845 |
52 | 配所輓妻裳(배소만처상) - 추사 김정희 | 운영자 | 2011.06.10 | 4542 |
51 | 過古戰場(과고전장) 옛 전장을 지나며 - 서산대사 | 운영자 | 2013.01.03 | 43530 |
50 | 途中避雨有感도중피우유감길 - 가다 비를 피하며 | 배나온슈퍼맨 | 2012.11.13 | 43852 |
49 | 送僧之楓岳(송승지풍악) - 풍악에 가는 스님을 보내며 - 성석린 | 이은영 | 2011.03.26 | 4059 |
48 | 農夫(농부) - 차좌일 | 운영자 | 2012.11.11 | 6564 |
47 | 辭人贈錦衾(사인증금금)비단옷을 사양하며 | 운영자 | 2013.03.17 | 45465 |
46 | 貧女吟(빈여음) - 난설헌 허초희 | 배나온슈퍼맨 | 2011.10.12 | 2788 |
45 | 詠梅(영매) 매화를 읊다 - 정도전 | 운영자 | 2013.03.17 | 46280 |
44 | 訪金居士野居(방김거사야거) - 정도전 | 운영자 | 2011.06.10 | 4116 |
43 | 絶命詩 (절명시) - 매천 황현 | 운영자 | 2011.03.16 | 3399 |
42 | 絶句2(절구2)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2.08.25 | 3435 |
41 | 答朱元晦(답주원회) - 호헌 | 배나온슈퍼맨 | 2011.08.01 | 2713 |
40 | 笑又笑(소우소)웃고 또 웃고 - 유의손 | 배나온슈퍼맨 | 2012.11.13 | 43683 |
39 | 秋思(추사) 가을날 님 그리워 - 매창 | 운영자 | 2012.11.11 | 6966 |
38 | 秋夜雨中(추야우중) - 고운 최치원 | 운영자 | 2011.04.19 | 3716 |
37 | 示子芳(시자방) - 임억령 | 배나온슈퍼맨 | 2012.08.25 | 2874 |
36 | 相思夢(상사몽) - 黃眞伊(황진이) | 운영자 | 2011.04.19 | 4372 |
35 | 白鷺(백로) - 李亮淵(이양연) | 운영자 | 2011.06.30 | 3378 |
34 | 畵鶴(화학) 그림속의 학 -이달 | 운영자 | 2013.02.07 | 45058 |
33 | 畵鶴(화학) 그림속의 학 - 이달 | 운영자 | 2012.11.11 | 1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