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3 21:01
笑又笑(소우소)웃고 또 웃고 - 유의손
조회 수 43683
笑又笑(소우소)웃고 또 웃고
柳義孫(유의손, 1398~1450)
笑臥亭翁閒臥笑(소와정옹한와소)
소와정 늙은이가 한가로이 누워 웃네
仰天大笑復長笑(앙천대소부장소)
고개 들어 크게 웃고 또 다시 길게 웃네
傍人莫笑主人笑(방인막소주인소)
내가 웃는다고 사람들아 따라 웃지 말라
嚬有爲嚬笑有笑(빈유위빈소유소)
불쾌하면 찡그리고 우스우면 웃는단다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 웃으면 젊어지고 화내면 늙는다. 웃고 살라는 말이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는 속담도 있다. 대인관계에 해당하는 처세훈이다. 웃으면 엔돌핀이 나와 건강에도 좋단다. 그러나 모든 웃음이 긍정적이고 친화적이지만은 아닌 것 같다. ‘웃음에 가난은 없다’란 말도 있지만 가난이 웃음을 앗아가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그냥 웃으라고? 그런 웃음은 웃음의 본질인 공포요, 항복이다. 낙관이 아닌 비겁한 포기로서의 웃음은 현실도피다. 이 시의 웃음에는 허무(虛無)와 비판(批判)과 저항(抵抗)이 복잡하게 섞여있다. 세조의 왕위찬탈이 있은 후 유의손은 벼슬을 버리고 칩거하며 교육과 학문에만 전념했다. 웃고 또 웃으며…. *傍人(방인) ; 곁에 있는 사람 *嚬(빈) ; 찌푸리다, 찡그리다 (=). <한시연구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52845 |
32 | 田家詞(전가사) - 강위 | 배나온슈퍼맨 | 2011.10.12 | 1446 |
31 | 甘露寺(감로사) - 김부식 | 운영자 | 2012.11.11 | 6865 |
30 | 無語別(무어별) - 임제 | 배나온슈퍼맨 | 2011.08.01 | 4175 |
29 | 正旦(정단) 설날 - 진각국사 | 운영자 | 2013.01.31 | 44485 |
28 | 松都(송도) - 황진이 | 운영자 | 2013.01.31 | 44678 |
27 | 東臺(동대) - 석북 신광수 | 운영자 | 2011.05.13 | 2774 |
26 | 杯山(배산) 술잔 같은 산 - 전겸익 | 운영자 | 2012.11.11 | 6632 |
25 | 望月(망월 - 송익필 | 이은영 | 2011.03.26 | 4193 |
24 | 新雪(신설), 새해 첫눈 | 운영자 | 2013.02.07 | 44875 |
23 | 新沙(신사) - 陸龜夢(육구몽) | 운영자 | 2011.06.30 | 2529 |
22 | 擣衣詞(도의사), 다듬이질 - 김삼의당 | 운영자 | 2012.11.11 | 6693 |
21 | 憫農 (민농) | 이은영 | 2011.02.20 | 4071 |
20 | 憤怨(분원)분하고 원통하니 - 거인 | 운영자 | 2012.11.11 | 6591 |
19 | 悟道頌(오도송) - 만해 한용운 | 운영자 | 2011.04.28 | 4474 |
18 | 從軍行(종군행) 종군의 노래 - 왕창령 | 운영자 | 2013.01.03 | 45474 |
17 | 從軍行(종군행) 종군의 노래 | 배나온슈퍼맨 | 2013.02.14 | 45111 |
16 | 山響齋(산향재) - 강세황 | 배나온슈퍼맨 | 2012.11.13 | 43409 |
15 | 山行(산행) - 두목 | 이은영 | 2011.03.26 | 6267 |
14 | 山晝(산주) 산 속의 한낮 - 한용운 | 운영자 | 2013.02.07 | 44579 |
13 | 山中雪夜(산중설야) - 李齊賢(이제현) | 운영자 | 2011.04.28 | 31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