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8 17:54
冬夜(동야) - 黃景仁(황경인)
조회 수 3456
冬夜(동야) / 黃景仁(황경인 淸 시인 1749~1783)
空堂夜深冷(공당야심냉)
밤 깊어 들어오니 빈집이 썰렁해서
欲掃庭中霜(욕소정중상)
마당의 서리라도 쓸어 볼까 하노라니
掃霜難掃月(소상난소월)
서리는 쓸어 내도 달빛은 어쩔 수 없어
留取伴明光(유취반명광)
서리 위에 밝은 달빛 그냥 얹어 두노라
과부는 은이 서말, 홀아비는 이가 서말이란 속담이 있다. 홀아비 사는 집에 군불인들 제대로 넣었겠나. 썰렁한 방에서 잠은 안 오고, 그냥 누워 있자니 처량하기 이를 데가 없다. 마당에 내려 앉은 서리라도 쓸면 추위도 덜하고 잡념도 달아나겠지 하고 나와 보니, 달빛이 너무 아름답고 밝다. 하얀 서리가 달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인다. 추위도 잊고 우두커니 이 月明霜光을 바라보다가, 이처럼 소박하고 담백한 시 한 수가 나왔다. 이 시를 지은 黃景仁은 중국 청나라 시절의 가난한 시인으로, 객지를 떠돌다 35세에 요절했다.
*空堂(공당):사람이 없이 텅 빈 집. 혼자 사는 집에 밤늦게 들어왔음을 표현한다. *留取(유취):머무를 留, 취할 取. (伴明光을) 잡아 둔다는 뜻. *伴明光(반명광):달빛(月)은 밝고(明) 서리(霜)는 빛나는데(光), 이 둘이 같이 있다(伴). 月明霜光.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52827 |
72 | 憫農 (민농) | 이은영 | 2011.02.20 | 4071 |
71 | 夏日山中 (하일산중) | 이은영 | 2011.02.20 | 3085 |
70 | 강설 (江雪) | 운영자 | 2011.02.21 | 2918 |
69 | 간음야점 (艱飮野店) | 운영자 | 2011.02.21 | 2989 |
68 | 銷夏詩 (소하시) - 원매 | 운영자 | 2011.03.16 | 2580 |
67 | 絶命詩 (절명시) - 매천 황현 | 운영자 | 2011.03.16 | 3399 |
66 | 友人會宿(우인회숙) - 이백 | 이은영 | 2011.03.26 | 4994 |
65 | 對酒(대주) - 백거이 | 이은영 | 2011.03.26 | 5827 |
64 | 送僧之楓岳(송승지풍악) - 풍악에 가는 스님을 보내며 - 성석린 | 이은영 | 2011.03.26 | 4059 |
63 | 望月(망월 - 송익필 | 이은영 | 2011.03.26 | 4193 |
62 | 山行(산행) - 두목 | 이은영 | 2011.03.26 | 6267 |
61 | 友人會宿(우인회숙) - 이백 | 운영자 | 2011.04.06 | 2998 |
60 | 對酒(대주)- 백거이 | 운영자 | 2011.04.06 | 4370 |
59 | 배소만처상 - 김정희 | 운영자 | 2011.04.07 | 4235 |
58 | 산사야음 - 송강 정철 | 운영자 | 2011.04.07 | 4409 |
57 | 秋夜雨中(추야우중) - 고운 최치원 | 운영자 | 2011.04.19 | 3716 |
56 | 相思夢(상사몽) - 黃眞伊(황진이) | 운영자 | 2011.04.19 | 4372 |
55 | 悟道頌(오도송) - 만해 한용운 | 운영자 | 2011.04.28 | 4474 |
» | 冬夜(동야) - 黃景仁(황경인) | 운영자 | 2011.04.28 | 3456 |
53 | 山中雪夜(산중설야) - 李齊賢(이제현) | 운영자 | 2011.04.28 | 31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