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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6.25전쟁 60주년사업단블로그 퍼싱의 군사이야기 중에서>

  지난 2009년 4월 18일, 포항의 해병 제1사단에서 거행된 해병대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해병 전우회 회원분들.

 

부지런히 행사를 취재하고 있던 제게 기념 촬영을 요청하는 통에 20년 이상 후배인 하사와 함께 찍어드렸습니다.
전쟁 직전에 창설되었지만 6·25 전쟁 기간 중 한국 해병대의 활약상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일단 상륙전 부대라는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인천상륙작전과 서울탈환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기는 했어도 지상전의 주력은 어디까지나 육군이다 보니 자연스레 육군의 활약상에 묻혀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6.25 전쟁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 해병대가 다양한 상륙작전과 지상작전을 수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한 지상작전 중에서 해병대의 위상을 드높인 전투가 있으니 바로 도솔산 전투입니다.
도솔산 전투는 UN군이 5월 말에 실시한 ‘파일드라이버’( Piledriver ) 작전의 일환으로 치러진 고지 쟁탈전이었습니다. 
도솔산 전투를 다루기에 앞서 언제나 전사 분석에 필수적인 당시 배경을 살펴보자면 우선 미 제1 군단과 9군단이 와이오밍( Wyoming )선으로 진출하는 동안 미 제10 군단과 한국군 제1 군단이 화천 저수지~펀치볼( 해안 분지 ) 남부~거진으로 연계되는 ‘신 캔사스( Kansas ) 선’을 설정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공격을 개시하고 있었습니다. 


  전선이 점차 오늘날의 휴전선 일대에 해당되는 고지군으로 압축되자 공산군과 UN군은 한 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총력전에 돌입했습니다.
  이러한 전황 하에 도솔산 전투에서 활약할 한국군 제1 해병연대는 당시 미 제10 군단 예하 제1 해병사단에 배속돼 예비 전력으로서 사단 후방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 제1 해병사단의 진격이 순조롭지 못하자 제1 해병사단장은 사단 중앙에 전개한 제5 해병연대 관할 지역에 한국군 제1 해병연대를 투입해 요충지인 대암산~도솔산 지역을 확보하기로 결정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고지는 의욕만을 앞세워 공략하기가 쉬운 곳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1904~05년에 걸쳐 전개된 뤼순 전투에서 일본 제3군은 203 고지를 포함한 주변 고지대 공략 과정에서 총 15,400명의 전사자라는 전무후무한 사상율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미 해병사단장의 명령을 받은  제1 해병연대장 김대식 대령은 6월 4일 오전 8시, 항공 및 포병 화력의 지원 아래 2개 대대 병력을 동원해 병진 공격을 감행합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제12 보병사단이 험준한 산악 지형을 절묘하게 활용해 바위와 통나무, 토사로 건설한 방어진지에 틀어박혀 결사적인 방어전을 수행하는 통에 제1 해병연대는 사상자만 속출한 상태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에 김대식 대령은 사방이 훤히 감제되는 주간 공격의 한계를 느끼고 6월 10일부터 야간 공격으로 전환하기로 결심합니다.   작전이 수정되자 6월 11일 02시를 기해 해병대원들은 조명과 화력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공격을 개시합니다. 
  설마 이런 시각에 공격을 감행하리라고 예상치 못한 적의 의표를 정확하게 찌른 해병대의 야간 공격은 대성공을 거두고 별다른 피해 없이 주 저항선을 장악한 후 전과 확대를 통해 대암산( 1,314m
)까지 점령하는 쾌거를 누렸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해병대의 저력을 확인한 미 제1 해병사단장은 6월 14일, 대암산 북서쪽에 위치한 도솔산(
1,148m
)을 점령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오늘날 세계 제1위의 전력을 자랑하는 미 해병대지만 당시 고지전은 그들로서도 수월한 전투가 아니었습니다.

  미 제1 해병사단장이 반드시 점령하라고 강조한 도솔산은 인접한 해안 분지를 감제할 수 있는 전략적 이점과 더불어 양구군에서 해안분지를 거쳐 노전평으로 연결되는 도로까지 통제할 수 있는 중요한 감제고지였습니다. 
  하지만 도솔산은 1,000m가 넘는 고지답게 산세가 대단히 험해 공격하기가 어려운 고지였습니다.
  더욱이 정찰 결과 도솔산으로 이어지는 접근로들은 하나같이 대규모 병력이나 장비가 일시적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운 협소한 폭을 자랑했고 이 곳에 병력과 장비가 몰릴 경우 고지에서 감제하는 북한군이 어떻게 나올지는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오늘날 DMZ 너머 북한측 고지를 바라보면 왜 그렇게 북한군과 중공군이 고지대를 장악하기 위해 발버둥을 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리함을 타개하기 위해 김대식 대령은 대대별로 단계별 작전을 실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선발대로 제2 대대가 6월 15일 공격을 개시해 도솔산 공격을 위한 교두보를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6월 17일에는 제3 대대가 본격적으로 도솔산을 공격했습니다.
  3대대는 공격 초기 협소한 진입로와 더불어 날씨까지 최악이라는 악재로 인해 포병대와 항공대의 화력 지원 효과가 별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교통호를 구축하면서 북한군 방어진지로 접근했습니다.
  이렇게 치열한 격전을 치러가면서 마침내 6월 18일, 중간 목표를 점령한 3대대는 당일 밤을 기해 야간공격을 계획하고 2개 중대를 투입합니다. 
도솔산에서 치열한 격전을 치른 해병대의 후예들.
오늘날 아시아에서 만만치 않은 수준의 상륙전 전력을 보유한 한국 해병대는 국토 방위와 유사시 반격전력의 핵심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6월 19일 00시, 마침내 3대대 11중대가 도솔산의 동쪽 사면을 따라 공격하고 03시 30분을 기해 10중대가 도솔산을 정면에서 공격했습니다. 
뤼순 전투 당시 요충지 203 고지를 점령하고 환호하는 일본 제3군 병사들. 고지 점령의 순간은 그 어떠한 희생과 절망이 따르더라도 잠시나마 승리의 감격만이 존재하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습니다.
치열한 격전 끝에 오전 05시 30분, 마침내 3대대 10중대와 11중대는 도솔산 정상을 점령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후속해 들어온 제1 대대가 도솔산 좌전방 능선을 점령하면서 16일 간에 걸쳐 일진일퇴의 공방을 되풀이한 도솔산 지구 전투는 한국 해병대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제1 해병연대는
미 해병대가 고전하던 작전 지역을 인수해 대단히 성공적인 작전을 실시하고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특히 작전 수행 도중 총 24개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단계별로 점령하면서 작전의 효율성을 높임은 물론 미군들이 꺼리던 야간작전도 과감히 실시하는 작전 능력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작전지역이 방어하던 북한군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해병대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도솔산 전투에서
 제1 해병연대는 전사 123명, 부상 582명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도솔산 전투 이후 한국 해병대는 2개 사단으로 확장돼 강력한 K-1 전차와 K-55 자주포 등의 기갑전력을 갖춰 더 이상 보병들의 일제 돌격과 같은 막대한 희생이 수반되는 작전에서도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해졌습니다.
고지 전투의 특성상 감수할 수밖에 없는 희생이지만 너무나도 안타까운 죽음이었던 셈이죠.
그러나 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UN군은 펀치볼을 감제하는 도솔산과 대암산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차후의 공격작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함은 물론 ‘신 캔사스 선’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동부전선의 산악지형 중에서도 유난히 험난한 도솔산 지구에서 한국 해병대가 투혼을 불사르며 보여준 군인 정신은 훗날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신화의 기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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