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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김민재기자]30일 오후 1시께 연평도 주민들이 모여있는 인천시 신흥동 인스파월드 2층 찜질방.

'남자출입금지'라고 적혀있는 여성 전용방에서 30~40대 여성 20여명이 둘러앉아 군 관계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문 틈으로 지켜본 이들의 표정은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이들은 연평도에서 복무중인 해병대 직업군인들의 아내.

북의 포격 이후 아이들과 함께 맨몸으로 연평도를 빠져 나와 불편한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지만 언제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는 남편을 더 걱정했다.

이날 만난 군인 가족들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애써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말투에선 걱정이 묻어났다.

부사관의 아내 이모(40)씨는 "남편과 휴대전화으로 매일 통화하고 있어 별로 걱정은 없다"면서도 "지금은 하나님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남편의 안전을 기원했다.

연평도를 빠져 나온 이후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아 애태우고 있는 가족도 있었다.

전모(35)씨는 "포격날 밤 대피소에서 만나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 뒤 남편 휴대전화이 고장나 연락이 끊겼다"면서 "군에서 일반전화라도 사용하면 좋을텐데 어찌된 일인지 연락이 한 번도 안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텔레비전에서 별다른 사고 소식이 안들리니 남편도 별일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해병대 관계자는 "오늘 군인 가족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군 소식을 들려줬다"면서 "매일 이곳에 찾아오진 못해도 가족들이 불편한 점이 없나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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