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91.jpg

무선송전기술의 개념도. 이 기술은 올해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선정한 10대 미래유망기술에
포함됐다.

얼마 전 아이와 광화문에 위치한 녹색성장체험관에 들른 적이 있다. 힘차게 펌프를 움직이면 오선지 상의 바람개비들이 춤을 추고,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에너지가 발생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추진되는 녹색기술은 국방에서도 그 관심과 이슈가 매우 큰 사항이다.

 배낭을 메고 걷기만 해도 전기가 발생될 수 있다면 얼마나 놀라운 일일까? 더군다나 전투원들이 유사시 전기공급을 받기 어려울 때, 또한 충전을 받을 수 있는 전기선들이 없을 때, 배낭의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기술과 무선송전기술은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진은 걸을 때 몸이 위아래로 움직여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휴대폰, GPS 장비, 각종 디바이스들과 같은 이동형 장비에 배터리를 별도로 휴대할 필요 없이 야외에서 사용할 정도의 에너지인 7.4W의 전력을 생산하는 배낭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전에 신발에 장착된 장비는 비록 신발이 지면에 세차게 힘을 주지만 단거리이기 때문에 운동에너지의 양이 매우 작아 단지 20mW의 매우 적은 전력만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처음으로 사람의 이동으로 상당한 양의 전기를 생산하는 배낭을 개발한 연구진은 걷는 동안에 발생하는 5~7㎝에 달하는 둔부의 위아래 움직임을 이용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가방에 짐을 싣고 움직이면 둔부가 움직인 수직거리만큼 가방도 역시 움직이는 것을 밝혔으며, 37㎏의 가방을 5㎝ 높이는 데는 한 걸음당 18J의 기계적 일이 소요된다고 계산했으며, 이 기계적인 일이 전기로 변환되는 것이다.

 배낭은 등산객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단단한 프레임으로 만들어졌지만, 짐을 나르는 칸막이는 수직 스프링에 의해 프레임에 매달려 있다. 둔부의 움직임에 따라 가방 프레임이 위로 움직이게 되면 관성에 의해 가방과 짐의 움직임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운동에너지는 톱니 모양의 선반을 짐 받침대에 부착시켜 톱니 기어가 프레임에 맞물리게 함으로써 얻어졌다.

 이 기어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에 부착되고, 전기는 사용되거나 가벼운 재충전 배터리에 저장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더 빨리 걷거나 무거운 짐을 이용함으로써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발생한 전기에너지를 선 없이 전기가 필요한 군 장비에 전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이 바로 ‘무선송전기술’이다. 무선송전이란 선이 없이 전기를 보내는 기술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상과 음악 등의 데이터를 무선으로 주고받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기도 전선 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 만약 이 기술이 완성된다면 실내에서 가전제품의 코드 꽂을 곳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어지겠으며 무거운 배터리도 휴대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러한 전자제품과 충전기를 전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충전이 되는 원리에는 ‘공명’의 원리가 이용된다. 다른 양의 물이 들어 있는 유리잔을 두드리면 서로 소리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각 유리잔의 ‘주파수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때 악기로 특정 유리잔과 같은 주파수의 소리를 내주면, 그 유리잔만 흔들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공명현상’이다.

 전기도 마찬가지로 전자기파(전자파)가 발생하는데, 이 전자파도 같은 주파수끼리는 공명하게 된다. 그래서 코일을 이용해 전기를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주파수를 같게 한 후, 보내는 쪽에 전력을 공급하면 받는 쪽 코일로 전자파가 이동해 충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거리가 조금만 멀어져도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은 거의 붙어 있어야 하는 방식만 쓰고 있지만 이미 4~5m 거리에서 80~90% 효율의 무선송전 실험이 성공하는 등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머지않아 전선이 사라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얼마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기반시설이 파괴됐을 때 군의 원활한 작전을 위해서는 전기공급이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다. 이럴 때 전투원이 메고 있는 배낭을 통해 전기를 충전하고 무선송전기술을 통해 필요한 장비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면, 우리 군은 유사시 어떤 환경에서도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구비할 수 있을 것이다.
<서민우 국방기술품질원 선임연구원 / 국방일보 2011.5.31>






  1. 한국 하늘 책임질 `방공유도무기 결정체' 천궁

    천궁은 어떤 무기체계인가 / 국방일보 신인호기자 2011.12.16 박종헌(왼쪽) 공군참모총장과 백홍열 국방과학연구소장이 ‘천궁’ 유도탄이 장입된 발사관 등 천궁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발사대에서 수직으로 사출된 ...
    Date2011.12.15 By배나온슈퍼맨 Views5470
    Read More
  2. No Image

    군사기밀 보호법 시행령 개정예고

    국방부, 유출 방지·누설자 처벌 강화 / 2011.08.22 국방부는 지난 19일 ‘군사기밀보호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령안은 예비역 등이 업무상 알게 된 군사기밀의 보호 근거를 마련하고 제3자...
    Date2011.08.22 By배나온슈퍼맨 Views5460
    Read More
  3. 잠수함 200톤 이하는 ‘정’ 300톤 넘으면 ‘함’

    바닷속엔 어떤 종류의 잠수함이 있나 ② / 국방일보 2012.10.22 1000톤 이상은 대양형·중잠수함 300~800톤급은 연안형 잠수함 잠수함 크기 비교 문근식 해군 대령 ▶원자력 잠수함은 ‘진짜 잠수함’이라 부른다. 연재 기...
    Date2012.10.21 By운영자 Views5442
    Read More
  4. 조선시대 군인들의 근무평정 결과 기록

    <국방일보 2010년 8월25일자 김병륜 기자 lyuen@dema.mil.kr >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에는 버스보다 더 길어 보이는 길이 10m 이상의 두루마리 문서가 하나 보관돼 있다. 문서를 보면 조선시대 경상우병영 소속 군...
    Date2010.08.25 By운영자 Views5442
    Read More
  5. 군 구조의 기본에 대한 이해<상>

    군 구조에 관한 논의에 있어서 아쉬운 것은 기본적인 개념, 용어에 대한 합의가 없이 구구한 논란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에 대한 공감대 없이 이루어지는 논의는 무의미하다. 이 글은 군 구조를 논의하는 데 있...
    Date2011.03.28 By운영자 Views5368
    Read More
  6. 2012년 국방예산 정부요구안 주요 내용

    당장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군대 육성에 중점 / 국방일보 2011.09.28 국방부는 전투형 군대 육성에 중점을 두고 33조1552억 원 규모의 내년 국방예산안을 편성했다. 육군15사단 장병들이 마일 즈 장비를 착용하고...
    Date2011.09.27 By운영자 Views5367
    Read More
  7. 초대 여군병과장 김현숙

    김현숙 초대 여군병과장 그는 누구인가? 일찍이 육상에 소질을 드러내다 한국여군의 탄생 주역인 초대 여군병과장 김현숙 님은 1915년 7월 4일 평양에서 출생하여 서문여고를 거쳐 1934년 일본 동경 체육전문학교를 ...
    Date2010.06.19 By운영자 Views5366
    Read More
  8. 황보현 영도부대 해상대 부대장 - 내가 겪은 6·25

    군번도 계급도 없었다. 그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마음뿐. 부대 위치는 부산 영도 태종대, 북한에는 19번이나 다녀왔다. 매순간이 사선(死線)의 연속. 아직도 그때 그 시절의 전투가 또렷이 떠오른다. 6ㆍ25전...
    Date2011.06.28 By운영자 Views5320
    Read More
  9. No Image

    육군 보병학교 동복 유격장

    학군 49기 신임 소위들의 생생한 유격훈련 현장을 국방부에서 지원하는 대학영상팀에서 취재하였습니다
    Date2011.08.01 By운영자 Views5294
    Read More
  10. 국방업무 성과와 과제(4)전투형 군대

    당장 싸워 이길 수 있는 군대 쾌속 질주 / 국방일보 2011.12.23 해병대1사단 장병들이 고무보트(IBS)를 타고 기습상륙훈련을 하고 있다. 올 한 해 전군은 전투형 군대 육성의 열기로 뜨거웠다. 국방 일보 DB 올 한 해...
    Date2011.12.22 By배나온슈퍼맨 Views5271
    Read More
  11. 국군방송 위문열차 공개방송 `출발'

    1961년 12월 17일 당시 최고의 여자 가수였던 박재란 씨가 KBS 홀에서 열린 국군방송 위문열차 공개방송에서 노래하고 있다. 그해 10월 첫 방송을 한 위문열차는 이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방송해 왔으며, 지난 9월 3...
    Date2010.12.19 By운영자 Views5258
    Read More
  12. 슬기로운 병 급여 이해 - 휴가 전역비

    슬기로운 병 급여 이해 - 휴가 전역비 국군재정관리단 카드뉴스
    Date2021.05.11 By관리자 Views5229
    Read More
  13. 무선송전기술 - 미리보는 미래무기

    무선송전기술의 개념도. 이 기술은 올해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선정한 10대 미래유망기술에 포함됐다. 얼마 전 아이와 광화문에 위치한 녹색성장체험관에 들른 적이 있다. 힘차게 펌프를 움직이면 오선지 상...
    Date2011.05.31 By운영자 Views5221
    Read More
  14. No Image

    해병대사령부 직제

    해병대사령부 직제 [시행 2006.12. 7] [대통령령 제19746호, 2006.12. 7, 전부개정] 국방부(기획조정관 조직관리담당관), 02-748-6560 제1조 (임무) 해병대사령부는 해병대의 정책·편성·교육훈련·인사·군수·작전 그 ...
    Date2010.09.06 By운영자 Views5221
    Read More
  15. No Image

    군인복제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군인복제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입니다. 입법예고 기간은 '11.1.24.~'11.2.13.이며, 주관부서는 국방부 병영정책과(02-748-5167)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붙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국방부 공고 제2011-21호 ...
    Date2011.01.24 By운영자 Views520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0 Next
/ 20
메뉴닫기

전체 게시판

닫기

마이페이지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