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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2010년 8월25일자 김병륜 기자   lyuen@dema.mil.kr >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에는 버스보다 더 길어 보이는 길이 10m 이상의 두루마리 문서가 하나 보관돼 있다. 문서를 보면 조선시대 경상우병영 소속 군관들의 이름이 적혀 있고, 그 아래에는 상ㆍ중ㆍ하 같은 등급 표시가 돼 있다. 이 문서의 정체는 다름 아닌 조선시대 군인들의 근무평정 결과를 기록한 포폄단자다.

 현대와 마찬가지로 조선시대에도 관료들의 근무평정 기준이 마련돼 있었다. 우선 출퇴근 시간, 근무일수 등 고과의 기준이 되는 근무현황 자료를 엄격하게 관리했다. 군인을 포함한 조선시대 관료들은 오전 5~7시 사이에 출근했으며, 퇴근은 오후 5~7시 사이였다. 겨울에는 오전 7~9시 사이에 출근해 오후 3~5시에 퇴근했다.

 이 같은 각종 고과 자료를 토대로 일 년에 두 차례 상ㆍ중ㆍ하 평정이 이뤄졌는데 이것이 포폄이다. 조선시대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인 전반기의 포폄은 6월 15일, 하반기의 포폄은 12월 15일 그 결과를 국왕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폄을 위한 평가 절차는 매년 5월과 11월에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지방관이나 주요 지휘관처럼 근무에 따른 결과가 여러 가지 수치로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우는 그에 따라 평가했다. 그 외 중ㆍ하급 지휘관이나 선전관ㆍ군관 등 업무 결과로 평가하기 쉽지 않은 군인들은 업무 지식에 대한 평가인 ‘강(講)’을 통해 상ㆍ중ㆍ하 등급을 부여했다.

 포폄 결과는 바로 인사에 반영했다. 10번 평정해 10번 모두 상(上) 등급을 받으면 품계를 높여 주었다. 반대로 중(中) 등급을 두 번만 받아도, 봉급을 받지 못하는 무록관에 임명하는 처벌을 받았다. 중 등급을 세 번 받으면 파직이었다. 하(下) 등급을 받으면 바로 파직이 될 뿐만 아니라 2년 동안 관직에 나갈 수 없도록 엄격하게 규정돼 있다.

 문ㆍ무관 출신이 모두 임명될 수 있는 일반적인 지방관 겸 지방군 지휘관에 대한 포폄 권한은 각 도의 관찰사에 있었다. 첨사ㆍ만호 등 무관 출신들만 임명되는 지방군 지휘관에 대한 포폄 권한은 도 단위 지방군 지휘관인 병사나 수사가 행사했다.

 무관들에 대한 근무평정은 기본적으로 절대평가였지만, 하(下) 등급이 하나도 없을 경우에는 조사를 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조선 후기의 법전인 속대전은 만약 변장을 포폄할 때 하 등급이 없을 때는 국왕 비서실인 승정원에서 직접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적당히 좋은 점수를 주지 못하도록 제한해 포폄을 엄격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규정인 셈이다.

 1800년대 무렵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상우병영 포폄단자(사진)에는 상주ㆍ함창ㆍ진주ㆍ김해 등 경상우도 지역에 근무하는 중대장급 지휘관인 초관들의 포폄이 주로 수록돼 있다. 여기에 대대장급인 파총, 연대장급인 천총도 일부 수록돼 있다.

 평정을 얼마나 엄격히 실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문서에 등장하는 수백 명에 달하는 초관들 대부분은 상 등급을 받았고, 중 등급은 10여 명 미만, 하 등급을 받은 사람은 고성 좌초관 김봉석 등 5명 정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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