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유일한 대응포격 수단이었던 K-9 자주포(사진). 대당 가격이 40억원에 이르지만 적잖은 K-9 자주포에서 엔진의 힘을 바퀴에 전달하는 커플링(couplingㆍ축이음새) 불량으로 방향전환이 제대로 안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파주시 국도변에서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가던 장갑차 모양의 K-9 자주포가 우회전하려다 무한궤도 차체가 왼쪽으로 기우는 바람에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위사업청이 원인을 조사한 결과, 사고 자주포의 원형 커플링 경도(硬度ㆍ단단한 정도)가 23~30.5로 국방규격(32~38)에 한참 미달한데다 부위마다 경도가 달라 커플링과 동력축이 빠지면서 무한궤도 차체가 한쪽으로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K-9 자주포 1대에는 엔진 동력을 좌우 바퀴에 전달하는 2개의 커플링이 있다.
방사청은 이에 따라 작년 2분기와 3분기에 생산돼 전력화됐거나 전력화를 앞둔 K-9 자주포 88대(전국에 배치된 K-9 자주포의 약 20%)분 커플링 부품 176개를 지난달 경도 34~38의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한편 전국 26개 부대에 배치된 K-9 자주포 부품의 결함 여부를 점검 중이다. 또 임시방편으로 커플링의 이탈을 막아주는 밀림방지용 블록이 일정 수준 이상 마모되면 이를 알려주는 센서를 부착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송영선 의원은 "전투시 신속 정확하게 움직여야 할 자주포가 부품 결함 때문에 반대로 움직인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국방기술품질원에서 S사에 위임해 진행하는 커플링에 대한 품질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일인 만큼, 군수물자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9 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삼성테크윈이 독자 개발한 ‘국산 명품 무기 1호’로 터키에도 수출하고 있다. 무한궤도 차체에 52구경장(약 8m)의 155㎜ 포신을 얹어 최고시속 67㎞로 달릴 수 있다. 사정거리는 45㎞며 초기 3분간 분당 최대 6발을 사격할 수 있다. 사격통제용 컴퓨터에 표적위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포구를 목표 방향으로 지향시키고 탄약을 자동으로 이송ㆍ장전,. 정지 상태에서 30초 안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다.
<인터넷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