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기상! 현재 시간 04시. 적 포격 도발 상황 발생. 막사 내 전 공격대원들은 신속히 개인 군장을 결속해 집결하라!”
칠흑 같은 어둠으로 둘러싸인 지난 7일 새벽 4시. 스피커를 통해 비상이 발령됐다.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난 장병들은 이내 일사불란하게 군장결속을 마쳤다. 이어 개인 결의문을 작성한 후 출정식과 결의대회에 임하며 필승을 다짐했다.
육군26사단 공격대원 극기훈련에 참가한 신병교육대 훈련병들이 각개전투 훈련중 백병전을 펼치고 있다. 김태형 기자 |
육군26사단이 강한 전사 육성을 목표로 신병교육대 훈련병을 대상으로 한 무박 2일 무수면 40시간의 공격대원 극기훈련은 이렇게 시작됐다.
결의대회를 마친 장병들은 안면 위장을 하고 주둔지에서 도보로 승리교, 새낭골삼거리를 거쳐 가남리 사격장에 도착했다. 개인화기 사격훈련은 입사호 사격과 기계화부대의 특성을 고려해 장갑차에 탑승한 상황을 가정한 총안구 사격도 실시돼 훈련병들에게 실전감을 높였다.
각개전투 & 매복
연신 연막탄이 터지며 피아 구분이 어려운 가운데 목표물을 확보하는 각개전투훈련 역시 실전을 방불케 했다. 적 포탄이 빗발치듯 떨어지는 상황이 주어진 가운데 개인호에서 사주경계를 하며 이동하는 병사들의 행동은 날랜 표범 같았다. 외나무다리를 건널 때는 대항군의 공포탄 사격이 훈련병들을 괴롭혔고 이어 화생방 상황이 부여되자 방독면을 착용하고 신속히 이동 후 철조망을 통과해 목표물을 점령했다.
각개전투가 끝난 시각은 밤 10시. 잠시 쉴 틈도 없이 매복이 이어졌다. 진지를 구축하고 장애물을 설치한 훈련병들은 또다른 적인 졸음과 새벽 2시까지 싸워야 했다.
기상 후 이미 20시간이 지난 상황. 졸음을 이겨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여기에 한겨울 매서운 추위도 훈련병을 괴롭히는 복병이었다. 하지만 공격대원들은 이 모든 것을 끝끝내 이겨냈다.
40㎞ 행군과 공격대원 맹세식
밤 2시부터 13시간 동안 계속되는 40㎞ 장거리 행군은 이번 훈련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힘든 고비. 훈련병들은 각 코스별로 산악 급속행군을 통해 체력과 정신력을 담금질했다. 때론 힘들어 주저앉는 인원도 발생했지만 일으켜 주고 밀어주며 용기를 북돋웠다. 한 명의 낙오자 없이 행군은 끝났다.
모든 과정을 마친 훈련병들은 사단 사령부 앞 불무리 용사상 앞에서 ‘공격대원 맹세식’을 가졌다. 사단장은 직접 이들에게 부대마크와 군번줄을 걸어주며 새로운 공격대원의 탄생을 축하했다.
훈련에 참가한 선종민 이병은 “추위와 졸음을 전우들과 함께 이겨내고 맹세식을 하니 진정한 공격대원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앞으로 어떤 훈련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신병교육대장 김용 소령은 “힘든 극기훈련을 극복한 훈련병들이 자랑스럽다”며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만큼 적과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는 최정예 공격대원이 돼 줄 것”을 당부했다. <국방일보 이승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