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軍 만반의 대응 태세…포격 훈련에 美軍 참여도 한몫
北 '모의 방사포' 전진배치
추가도발 가능성은 여전…애기봉·휴전선 부근 노릴수도
입력: 2010-12-20 17:17 / 수정: 2010-12-20 17:47
북한은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일단 침묵했다. "포사격을 감행해 금지선을 넘어서는 경우 참화는 피할 수 없 다. 우리 군대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지난 18일 북한 외무성 담화문)"고 협박했던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은 것이다. "2차,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의적 타격을 가하겠다" "핵참화가 덮칠 것이다" 등의 온갖 위협을 가했던 북한이 꼬리를 내린 것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물론 시차를 두고 추가 도발할 가능성은 여전이 남아 있어 우리 군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북,왜 침묵
김진무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도 전면적인 충돌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연평도 포격 도발로 상당한 효과를 거둔 만큼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도발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즉 후계자 김정은이 연평도 도발을 직접 지휘해 그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한반도의 정세불안을 야기시켜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존재를 충분히 알렸다는 것이다.
북한의 과거 도발 사례로 미뤄볼 때 도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2002년 서해교전과 올해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은 모두 우리 군의 허점을 노린 기습도발의 성격이 강했다"며 "우리 군이 북한의 대응타격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훈련에 주한미군 20여명과 유엔사대표 등이 참여한 것도 북한 군의 도발을 막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도발이 자칫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북한이 우리의 훈련을 비난하고 위협한 것은 실제로 타격하겠다는 것보다 우리 훈련을 맹비난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더욱 받아내겠다는 전술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도발 가능성은 여전
북한이 도발은 하지 않았지만 NLL 인근을 비롯해 제2,제3지역에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측도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우리의 사격훈련 근거지인 NLL 인근 해역을 목표로 사격훈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사격훈련 때는 서해 NLL 남쪽해역으로 수십 발의 포탄을 쐈다. 종교 단체가 최근 성탄절 트리를 설치한 애기봉,휴전선 부근,대북 심리전 확성기가 설치된 지역 등을 공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 군 포병부대는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때와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군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이날 "북한 군이 지난 18일부터 해안포 포문을 열고 방사포 일부를 전진 배치하는 등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때와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차 포격 도발 때와 다른 점은 북한 군이 방사포와 유사한 '모의 방사포'를 일부 지역에 전진 배치한 점이다. 북한 군이 모의포를 서해안 지역에 전진 배치한 것은 실제 포사격 도발시 우리 군의 타격 목표를 교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 군이 이번에 240㎜ 방사포나 170㎜ 자주포를 동원해 인천 앞바다까지 포사격 도발을 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240㎜ 방사포는 60㎞까지 멀리 날아가는 포탄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어 우리 군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겨냥한 핵심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경제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