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89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연합뉴스기사 스크랩하였습니다.

 

이상 호소에도 '꾀병' 판단..'외진 생각마라' 욕설도
"애원하는 환자를 의사가 경비원 불러 쫓아낸 셈"

 

PYH2011022806630006300_P2.jpg PYH2011022806650006300_P2.jpg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난 2월 육군훈련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모(20) 훈련병은 중이염을 호소하며 외진을 요청했으나 진료소 밖으로 쫓겨나고 소대장으로부터 '귀 아픈 것으로 외진 갈 생각하지 마라'는 욕설을 들은뒤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에 따르면 2월18일 육군훈련소 30연대 4중대 2소대 소속 정모 훈련병은 훈련소 지구병원을 찾아 군의관에게 상급병원 진료를 요청했지만 군의관은 "현재 증상으로는 필요없다"며 거부했다.

이미 8차례 연대 의무대와 훈련소 지구병원에서 감기와 중이염 증상 등으로 처방을 받았으나 차도가 없었던 정 훈련병은 상급병원 진료를 다시 한번 애원했으나 군의관은 "그만 나가라"며 기간병을 불러 정 훈련병을 진료실 밖으로 쫓아냈다.

기간병에게 끌려나온 정 훈련병이 복도에서 우는 것을 본 지구병원 간호장교는 그에게 다가가 이유를 물었다.

정 훈련병이 "민간병원이나 다른 병원으로 보내달라, 소대장에게 전화를 해달라"라고 하자 간호장교는 군의관에게 상태를 물어봤다. 하지만 "상급병원으로 보내달라고 하지만 그럴 정도는 아니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정 훈련병은 이날 상황에 대해 쪽지에 "간호장교에게 울면서 살려달라고 했지만 묵살됐다"고 적었다. 이 쪽지는 정 훈련병이 목숨을 끊었을 때 입고 있던 옷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소대장 양모 중사는 '면담/관찰기록'란에 "논산병원(지구병원) 간호장교 통화결과 귀에 전혀 이상없다. 꾀병의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상없다고 군의관이 말을 해도 민간병원에서 진료받고 싶다. 더 큰 병원에 보내달라. 못 믿겠다며 항의하고 우는 등 소란을 피움"이라고 기록했다.

심지어 정 훈련병이 지구병원에서 진료받은 날은 2월18일이었음에도 소대장은 날짜를 2월16일로 적었다. 2월16일 정 훈련병이 치료를 받은 곳은 지구병원이 아닌 연대의무실이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환자가 아프다는데 원인을 모르겠으면 다른 병원에 가게 하거나 치료방법을 달리하는 게 상식이다. 애원하는 환자를 경비원을 불러 쫓아내는 것이 의사가 할 일인가. 민간병원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군병원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진다"고 비판했다.

2월18일 사건 이후 정 훈련병은 꾀병환자로 낙인찍혔다. 목숨을 끊기 하루 전인 2월26일에는 다른 훈련병 앞에서 소대장으로부터 욕설을 들었다.

정 훈련병은 26일 지구병원 외진 예약이 돼 있었으나 이날은 지구병원 이비인후과 휴진일이라 진료일이 28일로 변경됐다. 진료일이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지 못한 정 훈련병은 외진 대상자 명단에서 자신이 빠진 이유를 물었다.

그러나 소대장은 전후 사정을 파악하지 않고 "왜 자꾸 시키는 대로 안하고 떼를 쓰느냐. 똑바로 서! 야! 인마! 이 새끼야! 군의관이 문제없다고 하는데 왜 자꾸 가려고 해. 너 앞으로는 귀 아픈 것으로 외진 갈 생각하지마"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 일이 있고 하루 만에 정 훈련병은 생활관 2층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훈련병의 옷에서는 '엄마, 자랑스럽고 듬직한 아들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요. 2월4일부터 귀가 먹먹했는데 아직 안 나았어요. 진짜 불편해서 의무실과 병원 많이 갔는데 이젠 아예 꾀병이라고 합니다. 혹시나 식물인간이나 장애인 되면 안락사해주세요.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원래 없는 셈 해주세요. 정말 미안해 엄마. 사랑해'라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가족은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보는 시선과 앞으로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에 정 훈련병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며 분개했다.

정 훈련병의 어머니 강모씨는 "군의 조사 결과를 듣고 보름 정도 목이 메어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책임 회피성 발언만 적어놨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강씨는 "군대는 왜 아프다고 하는데 들어주지 않나요. 말 안 하면 알아주지 않고, 말하면 거짓말쟁이로 몰아 욕이나 하고. 자기들이 불러서 간 거잖아요. 애가 죄인인가요. 이렇게 해놓고 어떻게 우리 애보고 살라고 한 건가요"라며 오열했다.

kind3@yna.co.kr
(끝)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4 靑·외교부 , 해병대 독도배치 신중 1 file 배나온슈퍼맨 2011.08.29 7500
353 2011년09월19일(월)해병대병1150기입영,해병대오천전우회원과가족봉사활동등~ file 박충열 2011.10.06 7501
352 [안철수대선출마] 안철수, 대선 출마 공식선언..★들 반응은? file 박희철 2012.09.19 7516
351 삼천리, 해병2·육군28사단 위문금 전달 file 운영자 2013.01.31 7535
350 깨닫는 과정 ututut 2011.07.08 7537
349 노래에선 '울지 않는다'던 엄마… 실제론 연신 눈물을 훔쳤다 1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8.05 7538
348 군대 요리왕, 해병대냐 육군이냐 file 운영자 2012.12.17 7540
347 해병대지 42호 표지 file 운영자 2012.10.22 7540
346 “해병대 숙원 이뤘다” 국산 ‘수리온’ 개조, 상륙기동헬기 확보 file 티엔티해병 2013.04.19 7541
345 월간조선 5월회에 해병대 망치부대 기사실려 운영자 2010.05.16 7557
344 해병대 코믹 태권도 시범 (2003년 한미 연합훈련을 마치고) 운영자 2010.05.20 7562
343 고향길 떠나기 전, 타이어 점검하세요 1 슈퍼맨 2010.09.18 7578
342 김정일 사망, 군 복무중인 스타들은… 배나온슈퍼맨 2011.12.22 7579
341 여행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3 국화 2012.09.03 7584
340 현빈씨, 천안함사태 어떻게 생각하세요? 1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3.03 7612
339 [한겨레] 해병대 출신 한 예비역의 고백 4 file 티엔티해병 2011.07.12 7653
338 ㅋㅋㅋ file 운영자 2010.05.23 7660
337 2012년01월16일 흑룡의용사! 해병1.157기입대를 알립니다. file 박충열 2012.01.17 7661
336 백령도 발목지뢰폭발, 해병대 2명 부상 ‘진지보수 도중 날벼락’ 운영자 2012.11.01 7662
335 오바마 美 대통령 만사 제치고 네이비실 장병 유해 직접 맞아 file 운영자 2011.08.14 7675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6 Next
/ 26
메뉴닫기

전체 게시판

닫기

마이페이지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