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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군산ㆍ진남포 폭격하면서 상륙지점 속여 / 국방일보 201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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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ㆍ25전쟁 당시 구경 406㎜ 주포로 지상에 맹렬한 사격을 가하고 있는 미 해군 전함 미주리함의 모습. 1950년 9월 13일
상륙 이틀 전 미주리함은 상륙 장소를 속이기 위해 서해의 인천이 아닌 동해의 삼척 앞바다에 머무르고 있었다. 미 해군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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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부터 요코하마, 고베, 사세보, 부산에서 차례로 출항한 유엔군 함정들은 포인트 캘리포니아에서 최종 합류, 9월 13
일 인천으로 향하는 바닷길인 비어수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림 군사편찬연구소 작성.

 

 

인천상륙작전 반대론자들은 8월 23일 도쿄회의 당시 맥아더 장군의 명연설에 감동했으나 그 논리까지 승복한 것은 아니었다. 8월 24일 미 해군 참모총장 포레스트 셔먼 제독은 태평양사령관 아서 래드포드 대장, 극동해군사령관 터너 조이 중장, 1상륙전단장 제임스 도일 소장, 1해병사단장 올리버 스미스 소장과 만나 대응책을 논의했다.

 미 해군의 대표적인 상륙전 전문가였던 도일 제독은 경기도 평택 포승면 일대를 새로운 상륙 후보지로 선택했다. 포승면 일대는 육군이 선호했던 군산보다는 수도권에 더 가까웠지만 인천처럼 위험한 장소는 아니었다. 이 제안에 해군과 해병대도 일제히 지지했다.

 하지만 맥아더 장군의 반응은 차가왔다. 맥아더 장군은 8월 26일 인천상륙작전 상륙군부대의 주축이 될 미 육군 10군단을 창설하는 등 상륙작전 준비를 계획대로 진행했다. 워싱턴으로 복귀한 콜린스 육참총장과 셔먼 해참총장은 존슨 국방장관에게 도쿄 방문결과를 보고했다.

존슨 국방장관은 맥아더 장군의 계획을 지지했다. 이 같은 사태 진전에 따라 미 합참은 8월 29일 인천상륙작전 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상륙계획은 승인하지만, 다른 후보지도 계속 검토하라”는 취지의 모호한 결정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20일

 이런 논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상륙작전 준비라는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상륙작전의 주인공이 될 미 해병1사단이 완전 편성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해병대 병력이 급격하게 축소되어 완전한 병력을 갖춘 사단은 단 하나도 없었다.

 캘리포니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병1사단은 8월까지도 부대 편성이 지지부진했다. 미 해병2사단으로부터 7000명, 신병 800명, 기타 세계 각지의 해병대로부터 3630명을 차출하고서도 해병1사단의 병력은 여전히 모자라 이미 전역한 예비역 1만 명까지 소집해야 했다. 심지어 8월 21일 7해병연대 1대대장으로 임명받은 레이 데이비스 중령은 불과 수 명의 기간병을 갖고 일주일 만에 현역 대대를 창설해야 했다.

 미 해군 7함대사령관 아서 스트러블 중장은 8월 26일 맥아더 장군으로부터 상륙작전 계획을 구체화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상륙작전 결행 시점은 9월 15일로부터 불과 20일 전이었다. 스트러블 제독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스무 차례가 넘는 상륙전 경험을 가진 역전의 노장이었지만 너무도 짧은 준비시간에 경악했다.

 요컨대 인천상륙작전은 “사실상 종이 위에 서류로 존재하는 부대를 예비군까지 긁어모아 불과 한두 달 만에 정원을 채운 다음,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낙동강 방어선에서 격전을 치르면서 불과 20일 만에 상륙전 준비를 완료하고, 조수간만의 차까지 엄청나 상륙 시간까지 제한되는 인천 항구의 수직 안벽으로 사다리를 타고 기어 올라가, 공격자에게 불리하다는 시가전에 돌입하는 작전”이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확률은 5000분의 1’이라는 이야기는 그냥 나온 이야기가 아니었다.

▶▶주저하는 미 합참

 맥아더 장군은 평범한 지휘관이라면 결코 감수할 수 없는 도박 같은 모험을 즐기고 있었다. 8월 31일 북한군의 9월 공세가 시작되자 미 합참은 초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전선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렸고, 급기야 4일과 5일에는 낙동강 방어선 포기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로 전황이 악화됐다. 합참이 보기에 이런 상황이라면 맥아더 장군이 먼저 상륙작전계획 변경 방안을 보고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기다리다 못한 미 합참은 9월 5일 맥아더에게 전문을 보냈다. “전황에 따라 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며 맥아더 장군의 의견을 묻는 취지의 전문이었다. 하지만 맥아더 장군은 “상륙작전은 예정대로 감행한다”고 답변했다.

 합참의장 오마 브래들리 대장은 고뇌했다. 낙동강 방어선은 금방이라도 붕괴할 것처럼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더 이상 상륙작전을 준비하는 것은 모험이었다. 브래들리 장군은 9월 7일 맥아더에게 “인천상륙작전을 백지화하는 것이 어떤가”라며 전문을 보냈다.

 하지만 맥아더 장군의 반응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맥아더 장군은 작전 계획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마침 미 해병1여단과 국군 2군단의 역습이 성공하면서 낙동강전선도 급한 고비는 넘겼다. 결국 합참도 9월 9일 인천상륙작전을 최종 승인할 수밖에 없었다.

▶▶적을 속여라

 상륙작전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기습이었다. 상륙함정에서 내려 파도를 헤치며 해안으로 돌격하는 작전은 태생적으로 위험했다. 적이 예상할 수 없는 지역에, 적의 저항이 가장 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에 상륙하는 것이 상륙전 성공의 관건이었다. 인천이라는 목표가 정해진 만큼 남은 변수는 북한이 상륙 장소를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극동군사령부는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기만작전을 시작했다. 9월 5일 낙동강 방어선이 붕괴 직전에 몰렸던 그 위기 상황에서 미 5공군 소속 전폭기들은 낙동강이 아닌 전북 군산 주변에 맹공격을 가했다. 마치 금방이라도 상륙할 것처럼 미 공군 전폭기들은 군산 주변 50㎞에 폭탄을 쏟아 부었다.

 미군 당국은 영산 돌출부에서 역습에 성공하고 9월 초 부산으로 복귀한 5해병연대 장병들에게는 군산 지형을 따서 만든 모형을 보여주면서 상륙전 교육을 실시했다. 상륙작전을 사흘 앞둔 9월 12일에는 영국 해병 특수부대가 군산 해변에 침투했다. 첩보부대가 군산 주변으로 침투해 야전삽 등 미군 장비를 유기한 후 빠져나가기도 했다.

 전함 미주리 함은 인천상륙작전을 이틀 앞둔 9월 13일 동해안 삼척 앞바다로 출동, 406㎜(16인치)에 달하는 대구경의 함포를 쏘아댔다. 같은 날 영국 항모와 순양함이 서해안 진남포 일대에 접근해 맹렬한 공격을 가했다.

 같은 날 미 8군사령관 워커 장군은 기자들과 만나 “10월에는 대대적인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고, 언론은 “유엔군 10월 중순에 반격할 듯”이라고 긴급 기사를 타전했다. 상륙작전 하루 전날인 9월 14일에는 국군 특공대가 포항 북쪽 25㎞ 지점에 상륙작전을 감행했다.

▶▶북한군의 긴급전문

 미군의 기만작전은 상륙작전 자체를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장소와 시간을 속이는 것이었다. 미군의 요란한 움직임 자체만으로 북한군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상륙작전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은 공산권 스파이들이 활동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였다. 미군이 상륙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의심할 나위가 없었다.

 하지만 북한군은 그 시점과 장소가 9월 15일 인천이라는 사실만큼은 확신하지 못했다. 1950년 8월 29일 북한의 김일성은 내무성(내무부)과 민족보위성(국방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비밀 연설에서 “미군의 상륙작전이 예상된다”고 명시했지만 예상 후보지로 서해안의 인천, 초도, 남포, 안주, 철산, 다사도와 동해안의 원산, 신흥, 신포를 열거했다. 다시 말해 북한은 여전히 인천이 미군의 상륙 목표라는 점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9월 초 북한은 18사단을 새롭게 창설했지만 예하부대를 서울ㆍ인천ㆍ수원에 분산 주둔시켰을 뿐 인천에 집중시키지는 않았다. 64해안보병연대가 인천을 지키고 있었지만 월미도와 인천항 부근에 제한적인 방어진지를 구축했을 뿐이었다. 이 밖에 98독립연대, 나남부대 등 신규 창설부대들은 여전히 인천이 아닌 낙동강으로 증원되고 있었다.

 9월 13일 마침내 미 해군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의 대함대가 인천항으로 향하는 바닷길인 비어수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 극동사령부의 통신감청부대는 이 무렵 인천에 주둔하는 북한 부대가 평양으로 보내는 긴급 전문을 감청했다.

 “적 함정들이 인천에 접근 중, 다수의 항공기가 월미도를 폭격 중, 유엔군 상륙기도가 극히 농후함. 휘하 전 부대에 전투준비를 명령하였음. 적이 상륙을 기도하면 저지ㆍ격멸할 것임.”

 평양의 북한군 수뇌부는 소스라치게 경악했지만 기동력이 부족한 북한군이 대응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다음날인 14일 북한은 미군의 인천상륙작전 기도 사실을 소련 측에도 정식으로 통보하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그 시점에는 소련이라 한들 묘책이 있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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