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지난달 9일 현대오일뱅크는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정책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정부 및 정유업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현대오일뱅크에 세간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생산수급과 기존 고객과의 신뢰를 고려해 불참하기로 했다”는 것이 당시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이었다(현대오일뱅크는 한 달여 지난 12월 19일 다시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권오갑(60)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정부 발표 후 실무진과 만나 협의 끝에 우리의 기름 저장능력이 충분치 않고 무리해서 기존 공급가격보다 더 싼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는 것은 2500개에 달하는 기존 주유소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해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메리엇호텔에서 열린 ‘2011 한국자원경제학회 학술상’ 시상식에 앞서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시상식에서 에너지산업 발전부문 대상을 받았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에 총대를 메고 반대 입장을 내기는 어려웠을 터. 하지만 권 사장은 “내 삶의 가치는 올바른 것을 추구하는 거다. 항거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대화하고 싶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정부 측 인사를 만나 실무진과 협의한 내용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권 사장은 “정부 측 사람이 한 시간 반 동안 내 말만 듣고 아무 말도 못한 채 그냥 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알뜰주유소 입찰에 다시 참여키로 한 데 대해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부가 중부·영남·호남 3개 권역으로 나눠 공급사를 선정하겠다고 해 저장능력 부족에 따른 수급문제가 해결됐다. 기존 주유소 및 대리점과의 신뢰를 지키고, 시장 거래질서를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htm_2011122022102950105011.gif


 지난해 8월 취임한 권 사장은 올해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다. ‘기름값 공방’ 탓이다. 권 사장은 “국가 기간산업이나 마찬가지인 정유업은 항상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할 말은 했다. “기름값을 모두 내려 비싼 승용차 타는 사람에게 100원 할인을 해주는 것보다 정말 형편 어려운 이를 위해 기름 바우처를 만들어 주는 게 낫다”는 주장을 했다. 전국의 주유소(1만3000여 개)가 이미 포화상태라 3000개의 주유소가 없어져야 하는 마당에 정부가 주유소를 또 만든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그는 올해 업계 최초로 가짜 석유 신고 포상금제도를 도입했다. 포상금으로 500만원을 걸었다. 연평도 포격사건 사망자 유족들에게는 개인 돈 1000만원을 전달했다. 권 사장은 해병대 장교 출신으로 연평도에서 1년간 근무한 적이 있다. 한국외국어대 출신인 그는 “내가 권위적이지 않고 서울대를 나오지 않아 직원들과 더 소통할 수 있다”며 웃었다.

 최근 경제위기로 매출의 반 이상을 수출에서 얻고 있는 정유업계도 내년도 경영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권 사장은 “이번 달부터 모든 조직을 영업체제로 바꿨다. 임원들도 현장을 뛰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경영기획본부 쪽 임원을 수출본부로 보내는 등 재무·총무와 같은 지원 부서를 줄이고, 대부분의 인원을 국내·해외 영업 파트에 붙였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한은화 기자>

 

◆알뜰주유소=석유공사·농협중앙회가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대량으로 공동구매해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농협주유소, 자가폴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주유소다. 시중 주유소보다 L당 60~100원 싸게 팔 예정으로 정부는 2015년까지 전국 1300곳에 알뜰주유소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TAG •

  1. 평생 해병대에 사랑 베푼 대청도 '해병 할머니' 세상 뜨다

    평생 해병대에 사랑 베푼 대청도 '해병 할머니' 세상 뜨다 / 뉴시스 2012-11-27 10:21:47 이선비 할머니 최근 작고…장병들 직접 상여 매고 마지막길 배웅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한 평생 해병대에 사랑을 베풀며 '해병 할머니'라는 별명까지 얻은 한 할머니가 최근 세상을 떠나 해병대 장병들에게 큰 슬픔을 안겼다. ...
    Date2012.12.02 By배나온슈퍼맨 Views3825
    Read More
  2. No Image

    대청도 해병 할머니와 해병들의 사랑 이야기

    - 평생을 해병대 장병들의 어미니와 할머니로 살아온 이선비 할머니 - 해병대가 대청도에 위치하기 시작한 1951년부터 지금까지 60여 년 동안 대청도 해병들과 끊임없이 사랑을 주고받으며 ‘해병 할머니’라는 별명과 함께 한 평생을 보낸 이가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선비(향년 87세, ’12. 11. 22.(목) 별세) 할머니로, ...
    Date2012.11.30 By배나온슈퍼맨 Views2923
    Read More
  3. 故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2년간 '아들을 위한 일기'

    故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2년간 '아들을 위한 일기' [연평도 포격 2년] "사람들이 잊어도, 정치인들이 뭐라해도 포화 속 뛰어든 내 아들이 자랑스럽다" / 조선일보 2012.11.19 [1] 마르지 않는 눈물 故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2년간 '아들을 위한 일기' 설움과 눈물로 쓴 200쪽 김정일 조문 주장한 黨에 분해서 전화… "연평도...
    Date2012.11.21 By운영자 Views6042
    Read More
  4. 청룡부대 해병대전우들, 베트남 다시 찾다

    청룡부대 해병대전우들, 베트남 다시 찾다 / 월드코리안뉴스 www.worldkorean.net 양국 불행한 과거역사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장학재단 설립 해방이후 6.25를 겪었던 우리 현대사와도 너무나도 흡사하게도 프랑스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참혹한 전쟁을 겪어야만 했던 베트남. 그 전쟁의 비극을 온몸으로 체험한 주인공...
    Date2012.11.13 By김종영 Views4830
    Read More
  5. 11월 23일,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조국 수호를 위한 뜨거운 염원을 가슴에 품은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젊은 영웅들이여.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인하여 우리가 이곳에 편히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조국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니, 부디 저 하늘에서 평화의 수호신이 되어 우리를 굽어보며 편히 쉬소서.” - 연평도 평화공원 故서정우 하사, 故문광욱 일병 위령...
    Date2012.11.13 By운영자 Views3950
    Read More
  6. 어느 해병의 묘비에 붙여진 앵카

    지난 5월 25일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가 휴전 이후 62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와 신원이 확인된 10구에 대한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주관의 합동안장식이 있었습니다. 합동안장식 취재를 마치고 대전 국립현충원을 몇군데 촬영키위해 돌아보다가 어느 해병의 묘비를 보게 됐습니다. 묘비위에 고인의...
    Date2012.11.09 By운영자 Views5596
    Read More
  7. 해병대 신병 1165기에 친형제 두 쌍 문영빈·영덕, 최종윤·종근 내일 수료

    해병대 신병 1165기에 친형제 두 쌍 문영빈·영덕, 최종윤·종근 내일 수료 / 국방일보 2012.11.07 해병대 신병 1165기로 입대한 문영빈·영덕, 최종윤·종근 형제(왼쪽부터) 훈련병이 6일 위풍당당한 해병대원이 될 것을 다 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대제공 수료식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해병대 신병 11...
    Date2012.11.06 By운영자 Views7769
    Read More
  8. 해병대 항공단 재창설, 해병대 1호 조종사

    해병대 항공단 재창설, 해병대 1호 조종사 나는 대한민국 해병대 조종사다! 해병 대위 박순혁 가장 먼저, 가장 깊숙하게 날아 오르겠습니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나는 해병대 조종사입니다. 35년 만에 재탄생한 해병대 1호 조종사! 사람들은 저를 1호 조종사로 불러 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과거 해병대에...
    Date2012.11.03 By배나온슈퍼맨 Views4934
    Read More
  9. 결혼식날 대통령 축하 화환 받은 해병대2사단 이선정 대위

    결혼식날 대통령 축하 화환 받은 해병대2사단 이선정 대위 / 국방일보 2012.10.29 결혼식 날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화환을 받아 화제가 된 해병대2사단 이선정(왼쪽) 대위와 해병대1사단 신봉수 대위의 웨딩 촬영 모습.부대제공 모름지기 동서양을 막론하고 결혼식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아리따운 신부다. 그런데 ...
    Date2012.10.29 By운영자 Views7652
    Read More
  10. 해병대 중앙청소대를 아십니까

    김종화 중위(진) 해병대2사단 빗발치는 적의 총탄에도 불구하고 전우들의 허리띠를 밧줄 삼아 녹슨 사다리를 타고 올랐다. 그의 품에는 낡고 허름한 태극기가 있었다. 노심초사하며 엄호를 하던 해병대원들에게 사다리를 오르는 전우의 모습은 한없이 느리기만 했다. 마침내 태극기가 게양됐고, 여기저기서 환호가 들려왔다....
    Date2012.10.26 By운영자 Views3986
    Read More
  11. 그림으로 본 해병대 전투복 변천과정

    해병대지 42호에 실린 '군복 그것이 궁금하다'에 삽입된 해병대 전투복의 병쳔과정을 그린 그림
    Date2012.10.22 By운영자 Views362339
    Read More
  12. 로드FC 이용재, 승리 원동력은 '해병대 정신?'

    <mfight | 고준일 기자 >지난 15일 열렸던 '로드FC 9-BEAT DOWN'이 열렸던 원주 치악체육관. 코너에서 경기 흐름을 정확하게 짚고 선수에게 최적의 지시를 내리기로 유명한 팀파시 이재선 감독이 갑자기 기술적인 지시를 멈추고 "해병대! 해병대 정신!"이라며 케이지에서 싸우던 소속팀 선수를 향해 목청을 높였다. 경기를 ...
    Date2012.09.25 By배나온슈퍼맨 Views40146
    Read More
  13. 해병대 출신 미용사, 그의 변신이 주목받는 이유

    김광훈 에코바이크 사무국장 / 오마이뉴스 변방의 게릴라 ③ 기사출처 : 오마이뉴스 이주빈기자 http://www.ohmynews.com 지역이나 비주류 공간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켜 나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변방의 게릴라' 기획을 통해 이들의 활동과 꿈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께 소개하...
    Date2012.09.18 By운영자 Views8577
    Read More
  14.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

    [일요서울 인물 초대석]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 “육영수 여사, 월남출병 때 눈물배웅 잊을 수 없다” [일요서울 | 서원호 취재국장] “월남 전에 출정할 때 육영수 여사님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손을 흔들고 눈물을 훔치며 배 웅해 주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나는 그때 어머니가 전장터로 향하는 아들을 배웅...
    Date2012.09.06 By운영자 Views6697
    Read More
  15. 김기덕 “방위 판정 불량품 취급받는것 같아 해병대 지원”

    [뉴스엔 황유영 기자] 김기덕이 해병대 지원 이유를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최근 진행된 KBS 2TV '이야기쇼 두드림' 녹화에서 "처음에 방위 판정을 받았지만 스스로를 불량품으로 보는 것 같았다.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는걸 보여주고 싶어 해병대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당시 검사에서 ‘빗소리가 음악소...
    Date2012.09.01 By운영자 Views5025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2 Next
/ 2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