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5 14:26

요강파티 - 공정식

조회 수 545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6-3.jpg정식 인사발령도 없이 부임했던 김포 제1여단장 시절 잊을 수 없는 일은, 북한에 우리의 위력을 과시한 염하 상륙작전이었다.
5·16 두 달 뒤인 1961년 7월 최고회의에서 대규모 상륙작전을 실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당시 한강 하구 루트로 무장 게릴라를 다수 침투시키던 북한에 경고성 시위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훈련 장소는 북한 개풍군과 연백군 일대에서 잘 관측되는 염하로 정했다. 강화도에서 한강 하구를 건너가 김포반도 문수산 기슭에 숨은 적을 섬멸하는 훈련이었다. 아직 강화도 연육교가 없던 시절이다.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을 비롯한 최고위원단, 라이언 미 육군1군단장, 김성은 해병대사령관 등이 임석했다. 미 1군단 헬기와 미 공군 근접항공지원 전투기들이 하늘을 날고, 바다와 뭍에서 해병용사들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연대급 상륙작전으로 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 준 것은 아직도 통쾌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여단장 생활 1년여 만인 62년 7월 31일 나는 해병1사단장으로 승진했다. 정든 김포를 떠나 포항으로 부임하기 전날 송별파티에서의 과음으로 나는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여단장 취임 때도 식을 갖지 못했으니 내 운명에 그렇게 적혀 있었나보다.

송별파티서 과음, 이취임식 불참

당시 김포여단에는 떠나는 사람에게 ‘요강파티’를 열어 주는 전통이 있었다. 요강파티란 문자 그대로 요강에 온갖 술을 쏟아 부어 만든 ‘핵 폭탄주’다. 그걸 다 마셔야 하는 것이다.미군 고문관들과 여단 참모, 예하 부대 지휘관 등 주석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위스키·포도주·맥주·소주 등등 각자 취향대로 마시던 술을 꽃 요강에 가득 쏟아 부었다.

그걸 다 마시지 못하면 새로운 임지로 떠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신 사기요강에 이임자의 이름을 써 넣어 여단장실에 진열해 놓는 것이 전통이었다. 전통의 유래는 어느 미군 수석고문관이 취해서 잠을 자다가 일어나, 타는 목을 축이려고 방안에 있던 요강을 마신 일이라던가.

그 시절 나는 술깨나 마신다는 말을 듣고 살았다. 술로는 지고 싶지 않은 치기가 작동한 데다 요강파티라는 말이 재미있어 그걸 받아 단숨에 다 마셨다. 기억이 분명치 않으나 그것이 몇 순배 돌았다고 한다.

미8군사령관 지시로 '요강파티' 없어져

아무리 술깨나 한다고 해도 그걸 당해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령을 부리지 못한 미욱함이 일을 내고 말았다. 대취해서 잠든 나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다. 여단 비행장에는 내가 포항으로 타고 내려갈 경비행기 L-20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나는 한낮이 돼서야 잠에서 깨어났다.포항에서는 난리가 났다.

고길훈 사단장 이임과 신임 공정식 사단장 취임을 겸한 행사여서 매그루더 후임 멜로이 주한 유엔군사령관 겸 미8군사령관, 김성은 해병대사령관, 이성호 해군참모총장 등이 열석한 가운데 취임식 없는 이임식으로 행사가 끝난 것이다.지금 돌이켜 보아도 큰 사건이었다. 내가 인사권자라도 과음으로 취임식에 나오지 못한 사람을 그 자리에 앉혀 둘 수 있을까.

이 사고는 군 정보계통을 통해 박정희 의장에게 즉각 보고됐다. 그러나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니 엉거주춤하게 사단장 임무를 수행할 수밖에. 이 사고를 계기로 멜로이 미8군사령관은 수석고문관에게 특별지령을 내렸다. 앞으로는 어떤 경우도 요강파티를 금한다는 엄명이었다. 그렇게 해서 한미 해병대 요강파티 전통이 사라졌다.

얼마 안 돼 국방부장관이 된 김성은 사령관에게서 들은 바로는, 그 일에 대해 박의장은 그리 신경쓰지 않았다고 한다. 전대미문의 사고를 낸 1사단장 거취를 묻자, 박의장은 가볍게 “장관이 알아서 하시지요” 했다는 것이다. 그 일은 훗날 내가 박대통령 술벗으로 발탁된 계기이기도 했다. <공정식 前해병대사령관 정리=문창재언론인>



  1. No Image

    해병대에 오면 좋아지는 것들!

    해병대사령부 정훈공보실 ㅇ 또 이색적인 질문의 하나로 입대 전 여자친구가 있었던 64%의 장병들 가운데 53%가 입대 후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헤어진 시기를 분석해 본 결과 갓 입대한 훈련병이나 이병 때가 43%로 1위를 차지, 장병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시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병이 35%, 상병과 병...
    Date2010.05.17 By운영자 Views3461
    Read More
  2. 해병대출신 연예인 및 해병대출신 유명인사들

    현빈이 해병대를 입대한 후에 해병대출신의 연예인과 관련된 기사를 많이 접할수 있었다. 이미 해병닷컴을 통해 해병대출신의 연예인과 유명인사에 대한 글을 정리하고 시간이 날때마다 추가를 했지만 오래전의 게시물인 관계로 이번기회를 통해 다시하번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오래전 모프로그램에 탤랜트 김상중氏가 출연해...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102185
    Read More
  3. 사령부재창설을 맞이한 박구일중장

    각군 작전 책임 부서장이 총원 참석한 가운데 재 창설될 해병대 사령부 명칭을 정하기 위한 합참 전략 회의에 참석한 박구일 중장은 합참에서 마련한 1개 안(해군 상륙군 사령부)과. 해군본부에서 낸 1개 안(해군 해병사령부)및 해병참모부 에서 낸 1개 안(해군 해병 상륙군 사령부)등 3개의 안중 1개의 안을 선정하는 과정...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4250
    Read More
  4. 35기소위들의 김해공군기지 습격사건

    66년 8월 8일에 발생했던 이른바 해병학교 사관 35기 기초반 장교들의 김해 공군기지 습격사건의 진상을 공개한다. 사건의발단은 이러했다. 즉 주말인 8월 6일 부산에서 외박을 한 전도봉(全道奉) 소위를 비롯한 7명의 해병학교(35기) 기초반 소위들이 승차한 부산발 진해행 시외버스가 구포다리 건너 첫 번째 정류장에 정차...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6633
    Read More
  5. No Image

    해병제1공병중대의 현리 난동사건'65년 2월 5일

    사진은 월남 정글속에서 해병 공병중대원들 주월한국군사원조단으로 창설된 비둘기부대(건설공병단)는 각 부대에서 실시한 기본교육 외에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서 현지(월남)작전을 가상한 약 2주 간의 종합야외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그 야외훈련이종료된 날 부대본부에서는 부대장 조문환(曺文煥) 준장의 특별한 배려로 육...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7400
    Read More
  6. No Image

    강화도의 육군특무대 난입사건(54년 4월)

    중순경 어느날 전등사(傳燈事)에서 베풀어지고 있던 강화지구 육군특무대장(김 모소령)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해병 강화부대(2연대 산하 독립14중대)장 석태진(石泰鎭)대위는 HID와 켈로부대를 비롯한 상당수의 기관장들이 초청이 된 그 파티 석상에서 그의 비위를 거스리게 한 특무대장 김 소령과 약간의 말다툼을 벌였는...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8311
    Read More
  7. No Image

    1983년 광주 상무대에서 만났던 해병대소위들에게

    1983년 광주 상무대에서 만났던 해병대소위들에게 - 해병대CD中에서 어이 해병대 친구들! 나를 기억하겠나? 나는 18년 전인 1983년 당시 상무대 전투병과학교에서 자네들 ROTC출신 해병대 신임소위들을 위탁교육을 하던 육군교관 이준재다! 정말 반갑다! 정말 오랫만에 자네들에게 연락을 하게 되는구만. 자네들과 헤어진지 ...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5766
    Read More
  8. 해병대사령부 재창설비화

    해병대사령부 재창설(1987. 11. 1) 73년 10월 10일에 해체를 당했던 해병대 사령부가 6.29 민주화 선언이 있었던 그 해11월 1일 부로 재창설이 된 것은 5공화국 말기에 단행한 그 민주화선언이 가져다 준 우연의 선물은 결코 아니었다. 10.26사태로 무너진 유신독재정권을 거쳐 신군부의 집권의 긴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역...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5137
    Read More
  9. 1973년 국군의날 행사장에서의 불행한 사고

    73년 10월 1일 여의도에서 거행된 건군25주년 국군의 날 행사는 해병대 사령부의 해체를 목전에 두고 있던 해병대장병들에게 있어서는 착찹한 심정을 금치 못하게 한 행사였다. 그 때 이미 약 400명의 전역 희망장교 중 약 300명은 9월 10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전역을 하고 그 나머지는 9월 30일과 10월 10일(이병문 사...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7259
    Read More
  10. 해병대해체의 교훈

    1973년7월초 해병대 사령부에서 "지휘관 회의"가 있었다. 1973년도 전반기 부대업무 실적보고 회의이다. 이때 나는 해병 도서경비부대장으로서 이 "지휘관 회의"에 참석했다. 이 "지휘관 회의"는 이병문 사령관의 임기가 6월 말로 끝나게 돼 있었지만 알 수 없는 사유로 중임이 된 후의 첫 "지휘관 회의"이다. 부사령관의 언...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13155
    Read More
  11. 516과 해병대2여단 - 한강도하

    - 한강도하 - (1) 혁명거사 목전에서 30사단의 배신, 그로 인한 혁명계획의 탄로, 혁명의 시간은 이미 접어들었건만 지금까지 출동한 혁명군은 어디에도 없다. 어쩐지 꼬여가는 듯한 상황에 박정희 소장의 가슴에는 불현듯 외로움과 착잡함이 한순간 밀물처럼 밀려왔다. 아, 그러나 한밤중의 김포가도, 저기 저곳에 수백개의...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8612
    Read More
  12. 516 혁명군 해병대, 516과 해병대

    516 혁명군 해병대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발간된 박학래 님의 5.16 비사, ‘신의와 배신’ 이란 책 속에서 오로지 백척간두에 선 조국을 건져내기 위하여 구국의 일념 하나로 주사위를 던진 우리 해병대가 직접 관계되는 줄거리만을 발췌하여 요약·정리한 내용입니다.> (1) 4.19의거, 학생의 흘린 피는 아무 보람...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16790
    Read More
  13. 김인식 前감독 - 나의 해병대

    투수 절정기때 해병대 입대 ㆍ 1947년 서울 출생 ㆍ 배문고 졸업 ㆍ 한일은행 투수, 배문고 ·상문고 · 동국대 감독, 쌍방울 레이더스 · OB 베어스 감독 역임 ㆍ 2001년 골드 스포츠 프로야구 대상 프로감독상 수상 1967년 해병대에 입대할 당시 나는 그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5020
    Read More
  14. 내인생의 스승 `해병대'

    내 인생에서 해병대, 축구, 불교를 빼놓는다면 그야말로 빈 껍데기만 남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해병대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정도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무명시절에도, 대한민국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 가수가 된 후에도 아무런 직함이나 보수 없이 해병대 홍보활동에 앞장서 왔으며 앞으로도 ...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4893
    Read More
  15. No Image

    다시 보고싶은 22대대장 박호철대대장님

    다시 보고싶은 22대대장 박호철 대대장님 - 해병대CD中에서 하교214기 이동원 긴 훈련소 생활 6개월을 마치고 실무부대에 처음 왔을때우리 부대는 난리가 났었다. 1992년 0월, 000지역으로 상륙기습훈련을 위해 해상이동을 하던 0중대가 소용돌이를 만나 보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소용돌이에 휩쓸린 해병대원 2명이 파도에 휩...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18219
    Read More
  16. No Image

    비행기에서 일어난 해병대이야기

    비행기에서 일어난 해병대이야기 (글 : 이민권 아시아나항공 객실장) 이글을 읽으면 휴가나오며 바지 구부려질까 걱정했던 그때 기억들이 생생할겁니다. 기사중에서 전재신병 교육을 마치고 첫 휴가를 나온 해병대 용사 3명이 보무도 당당하게 기내에 올라왔다. 이륙을 눈앞에 두고 객실 전체의 최종적인 안전 점검을 위해 ...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4818
    Read More
  17. 가수 최희준의 해병 연예대 시절이야기

    술판이 질펀해지면 한국의 보통 남자들이 흔히 내놓는 단골 안주가 있다. 군대 이야기다. "대한민국남아''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의무이니 그럴 만도 하다. 나라고 군대 이야기를 비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귀신 잡는 해병'' 출신이다. 1백21기. 1961년 9월에 입대해 64년 2월에 제대했다. 농담삼아 얘기하는, ...
    Date2010.05.16 By운영자 Views8348
    Read More
  18. 영화 대한민국 1% 美해병대 감사패 받았다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영화 ‘대한민국 1%’가 주한미군 해병대사령부의 감사패를 받았다. 13일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미군 해병대사령부는 ‘대한민국 1%’의 주연들인 손병호(48)와 이아이(26)를 용산 사령부로 초대해 건강하고 긍정적인 모습의 해병을 그려 해병대의 위상을 높인 것을 치하하며 패를 ...
    Date2010.05.15 By운영자 Views6415
    Read More
  19. No Image

    임채무 "해병대 군대 수다 많다? 김흥국 탓"

    임채무(228기)씨 뒤로 김흥국(401기)이 보인다. [YTN] 영화 '대한민국 1%' 제작발표회가 8일 오전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렸습니다. 실제 해병대 출신 임채무(사령관 역)는 이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해병대 병장 출신이라 하사관도 신 같이 바라봤는데, 배역이 사령관이라고 하길래 평생 달아보기 힘든...
    Date2010.05.12 By운영자 Views5096
    Read More
  20. 해병대 다룬 대한민국 1% 예매율 1위…아이언맨2 꺾어

    [매일경제] 천안함 효과일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세 속에 소리 없이 흥행 조짐을 보이는 아날로그 영화가 있다. 해병대 특수수색대를 소재로 한 영화 `대한민국 1%`다. 그 흔한 스타 배우가 출연한 영화도, 거대한 제작비를 쏟아 부은 전쟁 영화도 아니다. 해병대 군인들에 관한 소소한 일상과 전우애를 그렸을 뿐인데도...
    Date2010.05.12 By운영자 Views473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Next
/ 1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