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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晝(산주) 산 속의 한낮
韓龍雲(한용운, 1879~1944)

群峰蝟集到窓中(군봉위집도창중)
창 너머엔 뭇 봉우리 번잡하고


風雪凄然去歲同(풍설처연거세동)
눈보라 처량하기 지난 세월 같구나


人景寥寥晝氣冷(인경요요주기냉)
사람 자취 없어 한낮에도 썰렁한데


梅花落處三生空(매화낙처삼생공)
매화 지니 저승 이승 전생이 다 헛것

설악산 백담사는 겨울이면 인적이 끊겨 한낮에도 조용하기가 밤중과 다를 게 없다. 선방(禪房)의 봉창을 열고 산을 쳐다보니 군봉(群峰)이 창가로 모여드는 듯하다.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이 참으로 속절없다. 만해 한용운이 참선 도중 잠시 감회에 젖는다. 열여덟 나이에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처음으로 백담사에 들어왔을 때를 회상한다. ‘그때도 오늘처럼 처량하게 눈만 내렸었지’ 어언 10여 년이 지났고, 그동안 깨달음을 얻었고 스님이 됐다. 떨어진 매화꽃 같이 덧없는 인생이요, 쌓였다가 녹는 눈처럼 속절없는 세월이다. 과거, 현재, 미래란 무엇인가? 전생과 이승, 저승은 또한 무엇인가? 헛되고 헛되도다. 인생이여. *蝟集(위집) ; 고슴도치 털처럼 많이 모임, 번잡함 *凄然(처연) ; 쓸쓸하고 가여운 모양 =凄凄 *寥寥(요요) ; 쓸쓸하고 고요함, 공허함.
<한시연구가 이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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